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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권위 인권 상

- 소모뚜

올해 나와 우리단체가 인권위가 주최한 이주민 인권관련 순회 상담에 같이 결합해서 활동 한 것이 많았다.

여러 지역에 있는 이주노동자, 난민, 결혼이주여성 등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순화 상담을 해서 해결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는 이유로 인권위에서 내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나는 인권위와 함께 다양한 이주민들의 다양한 어려움들을 뉴스 취재도 하고 방송으로도 내보내고 다큐도 만들고 노래 공연까지 해줬다. 그 동안 인권위가 이주민 당사자와 함께 활동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한적 없는데 올해부터 인권위가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관심 있게 활동하겠다는 것에 나는 아주 기뻤고 힘도 났다.

인권위에 있는 분들과 함께 활동을 하면서 함께 식사도 하면서 우리는 많이 친해졌다.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노동자, 난민 등 여러 이주민들의 다양한 어려움들을 얘기 해주며 인권위를 통해서 그 어려움들이 해결 되 나갈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겨 개인 적으로 굉장히 좋았던 활동이었다.

인권위란 국민들이 자신들의 인권에 대해 호소와 보호를 인권위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희망찬 기관이라고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인권위에 대한 평가도 높았고 기대도 컸다.

인권이라는 단어자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인권탄압국가 버마에서 온 나에게는 인권위가 존재하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시청에 있는 인권위 건물 앞에서 지나갈 때마다 항상 여기 인권위가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부러워서 늘 바라보면서 지나갔다.

그래서 인권위직원들과 함께 활동들을 하게 되어 매우 기뻤고 여러 곳으로 인권 순회 상담을 함께 하면서 이주민들의 어려운 상황들을 얘기 해줄 때마다 관심 있게 들어줬던 인권위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나는 힘도 나고 우리들의 인권개선에 대한 기대도 많이 가지게 됐다.

그리고 인권위에서 주는 기금을 받고 올해 중순에 제5회 이주노동자영화제도 성공적으로 해 낼 수 있었고 출입국 단속반에 연행된 난민 신청자 버마행동회원의 석방을 위해도 인권위의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인권위에게 나는 깊은 감사의 마음과 애정도 갖고 있었다. 내가 믿을 수 있고 내가 기대할 수 있는 함께 할 동지가 생겼다고 느껴 참 좋았고 앞으로도 함께 할 활동들에 대해도 인권위 직원들과 열정적으로 논의 한 적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주노동자영화제를 주최 중.

인권위가 우리에게 준 영화제 기금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높은 분들이 우리단체와 영화제 활동에 대한 설명 들으러 사무실로 방문 오셨다. 우리 방송이 이주민들을 위해 활동하는 영상물을 보여주고 설명도 해주면서 영상에서 나온 미누형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게 됐다. 미누형이 이주자의 인권운동을 하면서 18년 동안 한국인들과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한국국민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진정한 친구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미디어와 노래로 함께 참여 했던 것이 외국인이 한국에 정치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 땅에서 하루아침 만에 쫓겨났다고 얘기해줬다.

그런데 그분들이 나에게 굳은 표정을 하면서 말하는 것에 나는 엄청 실망했다.

이주자의 인권운동 하는 것이 좋은 일이지만 한국 내 문제들에 대한 끼어들어 오지마라는 것 이였다. 인권에 대한 학자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닌 나도 미누형도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인권이란 국경이 없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는 북쪽에 있어도 남쪽에 있어도 다이아몬드”라는 말처럼 인권이라는 것도 한국인에게도 이주민에게도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인권을 지켜주고자 보호하고자 하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눈앞에서 힘들어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하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모두 인간이 가져야 할 인식과 행동이고 그게 바로 인권에 대한 넓은 시각이다. 그리고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인간다운 사람이며 사랑이기도 한다.

그분들이 사무실을 떠난 후 나는 한참 멍하고 있었다. 사실 내 성격상으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인권, 정치 관련 생각을 얘기해서 한판 붙을 수 있었는데 우리의 영화제를 기부하는 것이 있어서 억지로 성질을 죽기고 참았던 것이 참 힘들었다. 이럴 때 나는 단체의 대표역할이 싫다. 정의를 외면하고 자본의 얼굴을 보고 인내심을 억지로 가지고 사는 것이 내게는 참 힘든 일인 것 같아.

올해 10월 쯤.

나와 몇 달 동안 함께 순회 상담 활동을 했던 인권위 직원분이 나에게 우리단체가 인권위 인권 상 추천서를 써서 신청하라고 요청을 해서 바쁜데도 인권위가 주는 인권 상을 받고 싶어서 추천서를 밤새 섰고 보냈다.

경인 방송 라디오 녹음 끝내고 사무실에 들어왔던 날.

우리단체가 인권 상을 받게 됐다는 편지가 와 있는 것을 보게 되어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내게 희망을 주는 인권위에서 우리를 인권 상을 준다는 것이 정말 두말 할 필 없이 좋았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아는 분들에게 상 받았다는 소식을 알려드리면서 상을 받는 날을 기뻐하면서 기다려 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인가? 인권 상을 받아서 아는 분들의 해주는 축하 말을 다 받지도 못 하는데 인권위원장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안 해서 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이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는 행동이 생겼다. 인권위 건물 안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매일 보내 준 인권위 상황에 대한 메일들을 읽어 보면서 나는 마음이 참 아팠다. 그분들이 보내 준 내용들 속에 인권위가 잘 됐음 하는 진정한 애정과 사랑이 들어 있는 것이 보여서 마음이 더 아팠다.

한국 사회에 좋은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는 대부분의 단체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인권위원장의 입장, 내가 존경하는 인권위 대표들의 사표, 심지어 나와 함께 순회 활동을 했었던 나의 아픔의 소리를 따뜻하게 들어 주셨던 인권위직원들의 사표 등이 내가 기대했던 나와 이주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인권위가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되어 나는 인권위가 주는 내가 그토록 받고 싶었던 인권 상을 받을 때가 아님으로 상을 거부하기를 결정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인권위에 대해 많이 배우고 언젠가 민주화가 되는 버마로 들어갈 때 인권위 같은 기관부터 먼저 만들겠다는 나의 희망이 다시 살아 들어오는 그날에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인권위가 주는 그 인권 상을 뿌듯한 마음으로 받고 싶다.

소모뚜-대표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

[아래는 우리단체가 인권위 인권상을 거부한 성명서다.]

– 성 명 서 –

MWTV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상 수여를 거부한다

MWTV (이주노동자의 방송)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11월 본 단체에 수여한 ‘인권상’을 반납하며, 수상 거부의 이유를 밝히고, 현재 인권위가 직면한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은 확고한 입장을 밝힌다.

‘공권력에 의한 인권 침해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출범한 국가인권위원회 (이하 인권위)는, 출범 후 근 1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다소의 부침을 겪으면서도 명실상부한 독립 기관으로서 초기의 가치를 지켜내 왔다.

하지만 최근 현 인권위원장의 취임을 시작으로, 비민주적인 운영으로 말해지는 여러 행보로부터, 우리는 인권위가 본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인권위는 위원장의 독단적인 조직운영으로, 독립성마저 지켜지지 못한 채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내부 인사들의 연이은 사퇴는 최근 인권위가 그 사명과 근거 의식을 뒤로 한 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의 방증이다.

가장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인권위가, 정부의 하위 기관으로 전락해, 현재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것은 ‘국가인권기구’로서의 입지를 사실상 포기했음을 말한다. 기본적인 인권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를 어떻게 민주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인권에 반하도록 운영되는 기관이 어떻게 국가를 대표하는 인권 기구일 수 있는가.

본 단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투명한 선출 과정을 거친 구성원들이 이끄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요구한다. 또한 그 운영에 있어 정부의 테두리를 벗어나 공정하고 평등한 공적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와 연대 단체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본 단체의 수상 거부가, 현재의 인권위원회가 당면한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임과 동시에 불가침의 영역인 인권을 말하는 국가의 유일한 기구인 인권위에 보내는 애정 어린 권고임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2010. 12. 07
MWTV 이주노동자의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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