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진의 사진공감

비둘기센터 입학식

- 임종진

반띠에이 뿌리웁(비둘기 센터)에 신입생들이 입학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지뢰피해자들의 재활과 취업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모두 천 오백여명의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졸업을 했고 몸과 마음을 담아 과정을 마친 그들은 대부분 삶의 몫을 찾아 자신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기계수리, 전자수리, 미싱, 농업 전공의 1년, 조각 전공 2년의 교육과정 중 하나의 전공을 선택한 재학생들은 그 기간 동안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면서 꿈의 높이를 가늠하게 됩니다.

지난 1월 중순 어느 날.

어머니는 휠체어에 몸을 기댄 아들과 함께 센터를 찾아 왔습니다. 평생 몸을 가누지 못한 아들의 손을 잡아끌고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지독한 가난 탓에 치료도 공부도 제대로 시켜주지 못한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센터까지 바래다주는 일, 하나였습니다. 선생님의 센터에 대한 설명이 있는 동안 어머니는 가만히 아들의 휠체어 바퀴에 손을 얹었습니다.

이제 곧 어머니는 돌아가야 합니다.

슬며시 손을 내밀어 힘내라 용기 한번 얹어주고는, 이제 곧 돌아가야 합니다.

어머니의 손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은 짐짓 두 손만 모으고는 앞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괜찮습니다.

긴 이별이 아닌, 꿈을 찾아 잠시만 몸 둘 데를 이곳에 둘 뿐입니다.

2011. 1. 캄보디아.

응답 1개

  1. jung1129말하길

    사진을 자꾸 들여다보게 되네요. 엄마 손과 휠체어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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