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이 참 깊습니다.
며칠에 한번은 숨죽이며 온기를 내주던 때도 있었는데,
심술인지 아니면 호기인지 올 겨울 동장군께서는 시린 기운을 거둘 생각이 아예 없는 모양입니다.
어릴 적 내 할 일 중 하나는 아궁이에 군불을 때우는 것이었습니다.
바깥 추위 쯤 아랑곳없이 부엌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서는,
가마솥이 펄펄 끓도록
안방 아랫목이 쩔쩔 끓도록
마치 먹이인양 쩍 벌린 아궁이 입속으로 장작들을 던져 넣곤 했었지요.
타닥거리며 타오르는 장작불이 힘을 잃어 뻘건 숯덩이로 변할 때면
고구마에 감자에 뭐 더 넣어 배를 채울 게 없을까 머리를 긁적이곤 했었는데.
깊은 겨울.
춥다고 모두가 난리를 칩니다.
뭐 그래도 겨울이면 그답게 코끝 시리도록 추워야 제맛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