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코리아

내 고향, 김포 3

- 소모뚜

사장님이 약속한 시간에 안 나와서 근로감독관이 회사로 전화했다.

사장님이 전화를 받았다. 근로감독관이 왜 오늘 안 나왔냐고 하니

사장님이

“내가 일이 바쁜데 거기 갈 시간이 어디 있냐, 그리고 당신들이 왜 외국인 편이냐고, 내가 나라 세금도 잘 내고 있는데 왜 나한테 이럴 수가 있냐고…” 등등

근로감독관한테 소리를 질러서 답했다.

몰론 매일 늘 밥 먹는 듯이 사용해 온 쌍시옷 관련 단어들을 섞어서 하면서.

그 때 사장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들을 때마다 아주 신 레몬 10개를 한꺼번에 씹어 먹게 되는 것처럼 얼굴이 찌그러진 근로감독관에게 나는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생각만하면 너무 미안했다.

그분이 목소리를 아주 부드럽게 해서 사장님에게

노동부는 누구의 편이 아니라 고용주와 근로자 간에 문제를 같이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기관이라서 여기 오셔서 근로자와 함께 이야기하고 누구의 말이 맞는지만 확인 해보자고 한다 등 등 설명을 해줬다.

하지만 그 부드러운 설명이

불법체류자한테 퇴직금을 줄 수 없다, 주기 아깝다는,

나라에 세금을 잘 내주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인 자기의 손을 들어 주지 않는 노동부에게 불만이 많은 사장님의 화를 풀러주지 못 했다.

쌍시옷의 주인공 사장님에게 말하다가 지친 근로감독관이 이제 마지막 무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가 사장님에게 공무원을 욕하면 근무방해로 처벌 할 수 있다. 노동부에 오지 않으면 이문제가 검찰까지 올라가 더 악화 될 것이고 회사도 블랙리스트가 될 거니 알아서 하라고 말했다. 이제야 겁이 난 사장님이 다음번에 가겠다고 답했다.

근로감독관이 한숨을 크게 쉬면서 전화를 끊고 나를 보면서 사장님이 원래 욕이 많은 사람이냐고 물어봤다. 내가 그게 우리 사장님의 인사말입니다 라고 답하자 그분이 아주 미안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그리고 나에게 공장에 들어가서 일하게 된 것부터 그만둘 때까지의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처음에 월70만원만 주고 매날 밤11시,12시까지 어떤 때는 새벽2, 3시 까지 야근 수당 없이 일을 시켰다.

3개월 후에 내가 야근수당을 달라고 했을 때야 사장님이 나를 보면서 너도 이제 알 것을 알게 되네 라고 말 하면서 할 수 없이 나에게 야근 수당을 주게 됐는데 그 야근 수당이 평균수당보다 작았다. 매날 일이 끝나야 할 시간보다 30분 늦게 일을 끝내줘서 그 30분을 야근시간으로 적었는데 동전이 없어서 그30분 더한 것을 야근 시간으로 적지 말라고 했었다.

그리고 공장에 아무도 일하러 오지도 않고 오래있지도 않아서 내 친구들을 불러 같이 일하게 하고 일이 아주 힘들어서 친구들이 일하러 안 나올 때마다 사장님이 나를 친구들을 데고 오라고 늘 부탁했다.

같이 밴드활동을 하면서 나랑 가까이 지내면서 음악을 배우고자 내 공장으로 들어 온 내 친구들은 노동 강도가 아주 센 내 공장에서 뛰쳐나가고 싶어 해도 우리가 안 해주면 이 공장이 문닫아야한다. 나도 안 죽고 일하고 있는데 너네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라는 내말에 한숨을 쉰 내 친구들은 그 공장에서 또 다시 일하러 나왔다.

새벽에 일 끝난 후 사장님이 나에게 “소모뚜야 고맙다 , 고맙다, 우리 정을 끊지 말자고 얘기 했고 언젠가 내가 고향에 들어갈 때 사장님이 나한테 뭘 해줄 테니까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 끝까지 있어라 라고 여러 번 약속 했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일을 그만 둬야 할 상황이 생길 때 사장님이 나를

내가 불법체류자라서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없다고 얘기하고 그동안 정을 끊지 말자는 말을 먼저 한 사람이 정도 없이 나를 이렇게 배신 한 것을 나는 퇴직금을 못 받는 것 보다 더 화가 나서 이렇게 노동부에 신고하게 됐다고 답해 주면서 사장님을 못 믿기 때문에 8년 동안 꼬박 모인 나의 월급봉투들을 근로감독관에게 보여 줬다.

나의 긴 얘기를 눈물 굴성 하면서 듣고 있는 근로감독관이 8년 동안 모인 내 월급봉투들을 하나하나씩 보면서 한숨을 쉬고 내가 받아야 할 퇴직금을 계산 해주면서 2주후에 또 오라고 얘기 했다.

2주 후.

나는 다시 노동부에 약속 시간 전 30분에 도착했다.

늦어서 내 잘못으로 나에게 탓하고 문제제기 할까 봐 걱정 돼서.

왠지 이제 세상이 좀 두렵고 아무도 안 믿겨지는 내가 되 벌렸나봐.

약속한 시간에 사장님은 안 나타나고 처음 본 노무사라는 분이 내게 다가와서 사장님의 위임자로서 왔다고 인사 했다.

법을 배운 노무사가 나에게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나는 그 노무사라는 분을 보면서 한숨을 크게 쉬면서 내 스스로에게 말 했다.

“소모뚜야 힘내라! 정의라는 것이 이 세상에 아직도 있을 것이라고…”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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