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코가 크면 정력이 세다?

- 담담

사람의 얼굴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 바로 코다. 그 사람 얼굴의 중심으로, 바탕이자 주인공이다. 그래서 코는 관상학적으로도 중요하다. 흔히 목화토금수 오행(五行)을 이야기할 때 중앙을 토(土)에 배치시키는 것처럼, 코 역시 토에 배속시킨다. 그래서 오장 중에서도 흙처럼 모든 것을 받아들여 소화시키는 비장, 위장을 배치한다. 즉, 코끝으로 비장을 보고, 콧망울을 보고 위장의 건강상태를 본다. 그래서 관상학에서 코끝과 콧망울을 보고 그 사람의 재물의 축적 능력을 보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옛말에 귀 잘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생긴 거지는 없다는 말이 있다. 너무 자세한 이야기는 넘어가고..

관상학적으로 알기 쉬운 것은 일단 콧구멍이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은 고집이 세다고 본다. 그래서 옛날에는 남자는 콧구멍이 안 보이면 좋고, 여자는 콧구멍이 보여야 좋다고 했다. 남자는 고집이 있어야 좋고, 여자는 너무 고집이 세다고 보아서는 안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또한 남자가 콧날이 들리면 우유부단하다고 했는데, 이는 콧날이 장부상으로 방광, 신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콧날이 들린 사람은 방광이 떠서 오금이 저린다거나, 전립선, 신장질환을 앓는다거나, 신장의 고섭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물의 기운, 즉 수기(水氣)가 중심인데 하초, 즉 하체가 부실하면 수기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위로만 붕붕 뜨게 마련이다. 말만 많고 우유부단하고 벌리는 것은 많은데 마무리하는 것은 없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뜨끔)

관상학적으로 콧구멍이 정면에서 보이는 사람은 고집이 있고, 콧날이 들려있으면 우유부단한 성격인 이들이 많다.

관상학적으로 콧구멍이 정면에서 보이는 사람은 고집이 있고, 콧날이 들려있으면 우유부단한 성격인 이들이 많다.

흔히 속설로 남성의 코와 생식기의 길이를 비교하는데, 실제로 동양학에서는 그것보다 코의 길이의 차이는 대장의 길이 차이로 본다. 서양인이 육식위주의 생활을, 동양인은 채식위주의 생활을 하기 때문에, 소화에 더 시간이 걸리는 채식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동양인의 대장이 훨씬 길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콧날이 짧고 쫙 뻗었는데 동양인은 콧날이 연하고 높지 않지만 긴 편이다.

그러나 코가 크다는 것이 정력이 세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코에 살집이 있고 콧망울이 크다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봤을 때도 코의 기능이 좋다는 것이고, 이는 폐를 위시한 호흡기도 좋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한의학적으로 보았을 때도 금생수(金生水), 즉 금이 물을 낳는다는 원리에 따라 신장도 튼실해진다는 것이니, 정력이 좋다는 속설도 틀렸다고 볼 수 많은 없다. 그리고, 또한 코뼈로는 척추를 본다. 따라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닌데도 콧대가 휘면 척추가 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코는 무슨 역할을 하는가? 입이 땅의 기운인 지기(地氣)를 음식물의 형태로 받아들이는 것처럼, 코는 하늘의 기운인 천기(天氣)를 공기의 형태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동의보감에는 ‘코는 신기(神氣)가 들고나는 문’이라고 했다.

『노자』에서는 “신(神)을 잘 기르면 죽지 않으니 이를 현빈(玄牝)이라고 하는 양생의 도라고 한다. 현빈의 문은 천지의 뿌리가 되니 끊어질 듯 이어질 듯 호흡하되 힘들어 하지마라”고 하였다. 어째서 현빈의 문이라고 하였는가? 그것은 코가 하늘의 기와 통하므로 현문이라 하고, 입은 땅의 기와 통하므로 빈호라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입과 코는 현빈의 문호가 된다. –<동의보감>

요즘 대세인 현빈. 동의보감에서는 코를 ‘현빈(玄牝)의 문호’라 했다. 즉 코는 하늘 기운인 천기가 드나드는 문이라는 것. 그 때는 이 현빈이 아닌가? 뭐 현빈의 코처럼 쭉 뻗은 건강한 코를 보는 것만으로도..^^

동의보감에는 노자를 인용해 코는 ‘현빈(玄牝)의 문호’라고 했다. 즉, 코는 하늘 기운, 즉 천기가 드나드는 곳이라는 말이다. 하늘은 트여 막힘이 없다. 마찬가지로 하늘을 본 든 코 역시 천기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뻥 뚫려 있어야 한다. 하늘이 막힌데가 없는 것처럼 하늘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코 역시 막힘이 없어야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 때 코는 단순히 공기가 폐 속에 들어가는 연결통로만은 아니다. 흡입하는 공기의 온도를 조절해 차가운 공기를 한 번 뎁혀서 집어 넣어주고, 먼지들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최첨단 냉난방 및 자동 공기정화 시스템인 셈! 요즘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는 사람들이 많은데, 입으로 숨쉬면 호흡 시 먼지와 세균들이 바로 들어가고, 차고 건조한 기운이 곧바로 폐와 기관지를 손상시킨다. 따라서 이렇게 공기를 촉촉하게 데우는 한편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코가 큰 편이 이롭다.

코는 천기를 내부로 받아들이는 구멍이기 때문에 하늘과 같이 막히지 않고 뻥 뚫려 있어야 좋다. 요즘 코가 막혀 고생하는 이들은 주의하시라!!

코는 천기를 내부로 받아들이는 구멍이기 때문에 하늘과 같이 막히지 않고 뻥 뚫려 있어야 좋다. 요즘 코가 막혀 고생하는 이들은 주의하시라!!

그런데 코는 외부의 천기를 인체 내부의 폐로 끌어들이는 필터인 까닭에 쉽게 더럽혀지고 막히게 된다. 이는 위 역시 마찬가지인데, 밥통이라는 위는 입을 통해 외부의 지기를 일차적으로 걸러주는 곳이다. 이는 코 비(鼻)와 밥통 위(胃)라는 한자를 풀이했을 때 더욱 확연해진다. 위(胃)라는 글자는 육달 월(月)과 밭 전(田)이 결합된 것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부분 중에서 밭의 모양이나 기능을 하는 장기임을 말한다. 한편 비(鼻)라는 글자는 자기 자(自)와 밭 전(田), 그리고 중앙 중에서도 최고의 중안인 까닭에 중앙을 뜻하는 열 십(十)을 두 번이나 포개 쓴 스물 입(卄)이 결합된 회의 문자이다. 따라서 코 비(鼻)는 자신의 몸 중(自)에서 가장 중앙(卄)에 위치해 밭(田)의 역할을 하는 기관이란 뜻이다. 결국 코와 위는 농경시대에 씨를 뿌려 일용할 곡식을 얻는 밭과 같이, 우리 몸에서는 신체 조직 구성에 필요한 것들을 수확하는 곳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코와 위 둘 다 인체의 중심부에 위치해 천기와 지기를 일차적으로 경작하는 곳이라는 의미이다.

인체의 정중앙에 위치하면서 천기를 받아들여야 하는 코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차가운 기운인 한기와 뜨거운 기운인 열기에 의해 유발된다. 원래 폐는 차거나 건조하거나 뜨거운 기운을 싫어하는데, 특히 찬 기운에 더욱 취약하다. 몸을 차게 하거나 찬 음료수를 많이 마시면 폐가 손상을 받는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폐에 병이 있을 때는 더욱더 찬 음식을 피하고 보온에 주의해야 한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마시는 차가운 물이나 음료수가 안 좋은 것은 매번 강조하는 바! 따라서 천기를 받아들일 때 코에서 가온, 가습 작용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폐가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함이며, 이런 까닭에 콧병을 살필 때는 코 자체만의 문제뿐만 아니라 코와 폐의 관계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찬 바람이 불면 콧물을 달고 사는 사람들 역시 폐가 차가운 기운에 상한 까닭이다. 요즘 많이 걸리는 알레르기성 비염 같은 경우도 폐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따라서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코를 항상 문질러 주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늘 가운데 손가락으로 콧마루 양쪽을 스무 번에서 서른 번씩 문질러서 코 안팎이 모두 열이 나게 한다. 이를테면 얼굴의 가운데 큰 산인 코에 물을 대어 폐를 촉촉하게 하는 것이다.” –<동의보감>

냄새를 잘 맡는 개코가 항상 촉촉한 것 역시 코는 항상 따뜻하고 촉촉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콧마루 양쪽을 자주 문질러 주시라~~~

-이 글은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와 <동의보감>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응답 1개

  1. 매이엄마말하길

    위에 있는 말티즈 사진 우리집 하니 인줄 알았어요. 흐엉. 그런데 콧날이 들려있으면서, 그 결과 콧구멍이 정면에서 보이는 관상이면 우유부단하면서 고집이 센…수동-공격형(passive-aggressive) 성격이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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