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포스터가 인간보다 위대한가?

- 야스시(일본의 대학교원)

G20 서미트 홍보 포스터 낙서에 대한 탄압에 항의합니다. 이번에 검찰은 “공유물 훼손”을 이유로 두 명을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낙서를 단속하는 행위는 공유물을 부정하는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타인의 작업이 덧칠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 포스터가 정부의 소유물이며 사유재산이자 상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낙서를 했던 두 명이 의론의 여지도 없이 탄압당했다는 것은 정부의 소중한 사유재산을 훼손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며, (그렇다면) 낙서를 한 포스터야말로 진정으로 정부만이 아닌 시민의 메시지를 담은 공유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서울 시내에는 G20 서미트를 환영하기 위한 상품이 흘러 넘치고 있었습니다. 음악이나 기묘한 캐릭터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도로, 포스터, 포스터의 벽. 이른바 거리 그 자체가 상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들은 G20서미트 기간 중 그것에 항의하기 위해서 도로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현상을 보면, 도로는 G20 환영을 위한 상품이며 데모나 집회는 그 상품을 훼손한다고 여겨졌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굳이 지적해 두겠습니다. 거리에 있는 물건이 상품이라고 한다면 우리들은 그 물건에 넙죽 엎드려 숭배를 바치도록 강요당했던 셈입니다. 그러나 도로가 인간보다 위대한 것입니까? 벽은 인간보다 위대한 것입니까? 포스터는 인간보다 위대한 것입니까? 물건은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하며 인간에게 엎드려 복종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낙서가 물건을 훼손했다고 한다면 그 낙서는 거리의 주인이 인간이며 인간이 거리에서 무엇이건 표현하려는 자유를 보여주려고 한 것이 되겠지요.

반복합니다. G20서미트 포스터에 대한 낙서는 공유물의 훼손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리가 정부의 사유물이 아니라 우리들 인간의 공유물이라는 것을 보여준 일종의 표현행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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