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멈춰라

- 박현옥(캐나다 요크 대학 인문학부 사회학과 교수)

2010년 서울에서 개최된 G-20 행사의 시위자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이 사건의 추이를 날카롭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캐나다 시민들도 포함됩니다. 2010년 토론토에서 개최된 G-20 행사 기간 동안 비슷한 구속 사례가 있었지만, 캐나다의 사법체계가 자국 민주주의의 주요 동력임을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의 사법부는 비슷한 구속 사건이 있은 후 불과 몇 달 만에 법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경찰에게 제기함으로써 실추된 국가 명성을 회복했습니다. 캐나다인들과 전 세계의 연대하는 자들이 박정수씨와 최**씨의 재판을 면밀하게 지켜보는 것은 이런 맥락에 있습니다. 내가 이 편지를 적는 까닭은 한국의 사법부가 그들에 대한 기소를 취하함으로써 캐나다와 같은 민주주의의 길을 걷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박정수씨와 최**씨를 그래피티를 이유로 불명예스러운 재판에 회부할 때, 그보다 앞서 재판에 회부되는 것은 한국의 사법 체계 자체입니다. 세계 시민은 예리한 시각으로 그 과정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그래피티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혐의는 증거가 없습니다. 검사들이 법과 정의보다는 정권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 내세운 낡고 진부한 수사적 술책일 따름입니다. 게다가 이 소송은 공적 공간이 안보화 되었음을 증명합니다. 이러한 안보화는 경찰의 통제 범위를 넓히고 부당한 법 이용을 통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을 가합니다. 공적 공간을 사용하겠다는 사람들을 기소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본모습은 독재에 불과할 것입니다.

박정수씨와 최**씨에 대한 기소는 시민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이는 한국이 힘들게 일궈낸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전 세계 민주주의의 등불로 여겨져 온 한국의 이미지를 좌초시킬 것입니다. 한국의 사법 체계가 정의를 수호함에 있어 자신의 책임을 몰수당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피티 활동을 기소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일 뿐만 아니라, 사법 체계가 공공 안전을 위협하며 남용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반박 불가능한 증거일 것입니다.

박정수씨와 최**씨를 그래피티 활동을 이유로 재판하는 것은 법에 대한 폭력적 오용이며, 여론의 억압을 승인하고 합법화하는 모조품 정의에 불과할 것입니다. 국가 이미지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민주적인 발언에 영원한 낙인을 찍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그들에 대한 혐의를 즉각 벗겨줄 것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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