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픕니다.
머리에 손을 얹어보니 열이 한가득이고 통 말이 없습니다.
겨우 여섯 살.
부모님은 푼돈이나마 벌어야하니 일찍 집을 나갔습니다.
한켠에 놓아둔 음식도 그대롭니다.
프놈펜 외곽 얼롱깡안 구역 언동마을.
도심에서 쫓겨난 이들이 모여 사는 가난한 마을입니다.
한낮 태양은 허름한 벽을 뚫고 들어와 아이를 감싸 안아주는데
기껏 위로 몇 마디 던지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무엇이고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을 때.
그럴 때 참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