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중심을 세워라!

- 담담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보자. 집 짓는게 잘 상상이 안간다면 뭐 텐트라도 친다고 생각하셔도 좋다. 일단 할 일은 터를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아무 땅에나 집을 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리고 나서는 그 터를 잘 닦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잇는다. 그리고 대들보를 이어 지붕을 얹는다. 왜 갑자기 집짓는 이야기냐고? 뭐 이쯤 되면 짐작하시겠지만, 온 우주의 이치는 하나로 통한다는 사실! 인체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몸으로 치자면 골반이 주춧돌인 셈이고, 척추가 대들보에 해당한다. 주춧돌을 올바로 놓고, 대들보를 곧게 해야 집이 제대로 서는 것처럼 골반을 안정시키고 대들보에 해당하는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건강의 기본 요건이라는 말이다.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것이 대들보. 대들보가 휘어지면 집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우리 몸의 대들보인 척추에 이상이 있읍면 온 몸에 이상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흔히 집안의 중심인물을 ‘우리 집의 대들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건 대들보가 제대로 서야 그 집안이 제대로 서는 것을 말하는 거다. 물론 집안의 대들보가 아닌 이들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ㅡㅡ; 대들보가 아니면 어떠하리~~ 아이쿠. 이야기가 딴 데로 샜다. 쩝! 하여튼 다시. 대들보는 중요하다는 소리였다. 우리 몸에서 허리는 건축물로 비교하자면 대들보에 비유할 수 있다. 따라서 대들보가 흔들리면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것처럼, 중심축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몸 전체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가로로 뻗은 대들보를 우리 몸의 척추에 비교했을까? 그것은 우리가 처음 태어날 때는 ㅡ자로 뻗은 형태, 즉 네 발로 기어다니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인간이 진화하기 전에 즉, 두 발로 걷기 전의 상태를 생각해도 좋다. 하여튼, 갓난 아기는 ㅡ자의 상태로 태어나, 양기를 받아 이제 목을 가눌 수 있게 되고, 드디어는 스스로도 허리를 꼿꼿이 세울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곧추 허리를 펼 수 있게 되 ㅣ의 형태로 되는 것이다. 그러다 다시 노년이 되면 양기가 줄어들어 꼬부랑 할머니가 되 앞으로 굳어져 다시 땅의 모양(ㅡ)에 가까워지는 것이 인생의 이치다.

이렇게 중심이 꼿꼿이 서야 집안도 그렇고, 사람의 몸도 그렇고 제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중심이 제대로 서지 않아 발생하는 일이 태반이다. 그러나 이 때 중심이라고 하는 것은 단지 비유만은 아니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허리가 좋지 않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역시 새로운 시대병, 문명병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꼭 몸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삶의 문제이기도 하다. 허리가 좋지 않다는 것은 줏대 없이 남들의 의견에 오락가락하고, 그만큼 자신의 삶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심이 보이지 않는 시대 흔들리는 자화상들이 허리 질환으로 신음하고 있음은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중심이 제대로 서지 않은 인생의 부실공사판!

요즘 젊은이들 중에 오히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삶의 중심을 잡으시라!

좀 더 자세히 보자면, 인체상 척추로부터 목뼈까지 이어지는 축을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목부터 먼저 보자면, 목은 한자로는 경항(頸項)이라고 한다. 이 때, 경(頸)은 앞 목, 항(項)은 뒷 목을 일컫는다. 한자의 모양으로 살펴보자면, 경은 머리 혈(頁)에 지하수 경(巠)이 결합된 글자이므로 목 중에서도 혈관의 분포가 풍부한 앞 목을 의미하고, 항(項)은 머리 혈(頁)에 장인 공(工)이 결합된 글자이므로, 하늘인 머리(一)와 땅인 몸통(一)이 뼈로써 종적(ㅣ)으로 연결된 뒷목을 뜻한다.

전문용어로 ‘모가지 날라갔다’라고 할 때 모가지는 그런 점에서 이 몸통과 머리를 연결하는 중심축을 의미한다. 이 때 모가지는 목과 약하다는 의미의 ‘아기’의 합성어이다. 머리인 하늘과 몸통인 땅을 연결하는 부분이 바로 이 목으로 천지인 삼재(三才)로 보자면 사람에 해당한다. 즉, 하늘과 땅의 교감이 이루어져 사람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둥근 모양의 하늘인 머리와 네모난 모양의 몸통을 이어 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곳이 이 목이다. 코로 공기를 흡입해 기도를 통해 하늘의 기운을 폐로 전달하고,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해 식도를 통해 땅의 기운을 위로 전달하는 것이 목이다.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 아! 그건 사슴인가? 하여튼 ‘모가지’는 머리를 지탱하느라 힘든 상황인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양기가 부족하면 목이 뻣뻣해지게 된다.

하지만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라는 노천명 시인의 시에서도 등장하듯 모가지는 언제나 힘든 머리를 받쳐주는 애처로운 존재이다. 물론 시인이 그런 뜻으로 쓴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데 진작부터 모가지가 긴 거랑 슬픈 짐승이라고 말한거랑 어떻게 연결되는지 늘상 궁금하긴 했다. 하여튼. 요즘 뒷목이 뻣뻣하다는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무언가 얼토당토 않은 일을 당할 때 뒷목이 뻣뻣해 오는 일이 있다. 교통사고 나면 우선 뒷목잡고 일어나는 것처럼 무언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런 증상이 심하다. 한의학적으로는 이를 항강(項强), 즉 목이 뻣뻣하게 굳는 병증이라 말한다. 이는 우리 몸의 양기가 이 중심축에 힘줄과 근육에 기운을 보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개 허리나 목이 뻣뻣하고 아픈 경우 뼈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대부분 뼈를 지탱하는 힘줄과 근육의 피로가 주된 요인인 경우가 많다. 목의 경우 무거운 머리를 떠받치느라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 힘의 원천인 양기마저 적절히 공급되지 않아서 뒷목이 뻣뻣하게 굳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생활고에 시달리고 양기를 다 소모해버린 중년 남성들에게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양기를 적절히 공급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목을 유연하게 해주고 자주 스트레칭 해주어서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것 역시 필요하다.

다음으로, 척추에 대해서 살펴보자.

척추부터 꼬리뼈까지는 21개의 마디로 되어 있는데, 길이는 3자다. .. “등 뒤에 3관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머리 뒷꼭지를 옥침관, 등뼈의 양쪽 옆을 녹로관, 수와 화가 교류하는 곳을 미려관이라고 하는데, 곧 정기가 오르내리는 길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척추골의 양쪽에 3줄기의 통로가 있는데, 이것은 위로 올라가서 곧바로 정수리에 있는 이환궁까지 갔다가 위로 돌아내려와서 단전까지 간다. 그리고 여기서 다시 미려혈에 연결된다. –<동의보감>

그럼 척추는 왜 있는가? 이 척추는 뼛속의 골수를 보호하고, 머리와 몸통 사이의 정보교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가장 중요하게는 몸통과 꼬리뼈 부위 간의 생명기능이 잘 작동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엄마의 뱃속에서 자라는 태아에게서 가장 먼저 만들어지는 것이 두뇌와 척수이듯이 두뇌와 척수는 태아의 몸을 기르고 조정하기 시작하여, 인체의 모든 생명활동을 관리하는 총감독의 역할을 한다.

요즘 허리만큼 혹사 당하는 것이 없다. ^^ 집안의 대들보가 바로 서야 집안이 서는 것처럼 허리가 제대로 서야 몸이 제대로 선다!!

그리고 이 등에는 3개의 관문이 있다[背有三關]. 옥침관(玉枕關), 녹로관(轆轤關), 미려관(尾閭關)이 그것이다. 관문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길목을 지키는 문인 것처럼 이 세 관문 역시 생명활동의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가장 상부에 있는 첫 번째 관문은 옥침관으로, 뒷통수 부분이다. 베개를 옛말로 옥침이라고 부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게에 닿는 부분이다. 이 옥침관은 생명의 기문이 응집된 뇌를 지키는 수문장의 역할을 한다. 중간에 녹로관이 있는데, 도르래를 한자로 녹로(轆轤)라고 하는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무언가 오르내리게끔 하는 작용을 하는 관문이다. 즉, 척추를 통해 우리 몸의 정기가 잘 오르내리도록 관리 감독하기 위해 설정된 관문이다. 꼬리뼈에 최하부에 있는 관문이 미려관인데,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의 원리, 즉 신(腎)에서 만들어진 물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심(心)에서 만들어진 불의 기운이 밑으로 내려가 순환하는 시스템으로 본다. 그리고 이 때 미려관은 수와 화가 교류하는 곳으로, 물과 불이 사귀어 조화가 일어나는 곳으로 설정한다.

그렇지만 요즘에 허리만큼 혹사당하는 부분도 없다. 업무를 하다보면 혹은 공부를 하다보면 일상 생활 속에서 항상 일정한 자세만 반복하고, 그마저도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니라 축축 쳐져 널부려져 있는 자세로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체 곳곳에 이상이 생기는데 위에서 보았듯이 등에 있는 세 관문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올라갈 것은 못 올라가고, 내려올 것은 못 내려가 정말 ‘기가 막히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척추성 질환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로 똑바로 서고 똑바로 앉는 것이다. 자세가 바라야 마음도 바르고, 마음이 바라야 몸도 바르다. 이는 단지 선생님이 애들 똑바로 앉히려고 하는 소리만이 아니다. 자세 같은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그 사람의 삶전체가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이 중심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그것을 받쳐주는 근육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처럼 자주 걸어주고, 자주 운동해 주는 수밖에 없다.

항상 주의하시압! 앉을 때나 똥쌀 때도 허리를 쭉 펴기~!

-이 글은 <동의보감>과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응답 1개

  1. 또나말하길

    부황 뜬 아빠 등짝에 싸인펜질 하는 애기는 뉘집 애기여~빵 터졌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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