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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한경애, G20 ‘쥐벽서’ 사건에 대한 탄원서

- 편집자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는 현재 중국에서 살고 있는 재외국민 김홍진/한경애입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의 피고인 박정수, 최지영 피고인의 선처를 호소하기 위하여 탄원서를 제출합니다.

저는 어제 북경의 한 연극예술가에게서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정부의 행사 포스터에 그래피티 낙서를 한 예술가가 징역을 구형받았느냐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의 지인들에게 물어본 결과 재판의 진행상황에 관해 들을 수 있었고, 한국인으로서 심히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4월 초 중국에서는
중국정부가 저명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를 구속 조사한 소식이 각종 메신저와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계의 문화 예술계에서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 때의 저는 아직 정치와 언론의 자유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위로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저는 오히려 위로를 받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피고인 박정수가 G20 홍보물에 그래피티 작업을 하여 공용물건 훼손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지만,
이는 이미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일정 수준에 다다른 대한민국 사회가 충분히 포용할 수 있으며, 포용 해야만 하는 범주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수의 그래피티 작업은 G20 행사에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며,
하나의 국가 행사에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시민의 의견의 예술적 표현일 뿐이었습니다.

이제 국제 예술계에서 하나의 뉴스가 되는 것은
행사 포스터의 그래피티 작업이 아니라,
이에 대한 무거운 형벌입니다.

이번 판결이
한국의 문화적 수준을 국제적으로 폄하하는 사건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이 탄원서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부디 이 사건을 현명하게 헤아려 주십시오.
대한민국 사회의 민주화 수준과 문화적 국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피고인 박정수 최지영에 대한 선처를 바랍니다.

김홍진 / 한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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