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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G20 ‘쥐벽서’ 사건에 대한 탄원서

- 편집자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평범하게 특별한 재능이나 감각적인 부분 없이, 타고난 성향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주관적인 상식보다 객관적인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위해 소극적으로나마 ‘함께 살기’에 동참하고자 하는 박혜연입니다.

저는 이번에 슬프고도 허망한 이 사건의 피고인인 박정수씨와 최지영씨 두 피고인의 선처를 호소하기 위해 탄원서를 씁니다. 탄원을 하기 위해 탄원서를 써야 하는 사인인지도 확신이 서진 않습니다.

공용물건인 포스터를 훼손한 것으로 두 피고인에게 구형된 10월과 8월이라는 형량에 슬픈 박탈감을 느낍니다. 크게 보면 G20을 위해 쏟아 부은 막대한 예산으로 홍보에 급급할 때, 국민들이 가졌을 크고 작은 불편함이나 부정적인 시선을 두 피고인의 ‘G20 쥐그림’(언론에서 상용되는 표현으로)을 통해 유머, 풍자, 해학, 가벼운 접근이 이루어지며 G20 홍보에 도움도 되었다 자평합니다.

이번 재판이 단순히 ‘공용물건 손괴죄’가 아닌, 공용물건 손괴죄를 형식적으로 앞세워 표현과 민주주의의 수준(성숙도, 배려, 포용, 아량)을 억압하고 누르기 위한 재판이 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부탁, 또 부탁드립니다.

숨을 쉬고, 말을 하고, 그렇게 살며, 배우며, 나누어야 공감하게 되는 게 민주주의 아니겠습니까? 적은 아량과 관용이 더 큰 창작과 개발과 표현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사람을 신으로 만드는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각종 연합회, 협회, 위원회, 친목단체들이 단체행동을 하여 시민과 소수자들을 배척하는 대한민국에서, 두 피고인이 무슨 부귀영화를 위해 조직적으로 계획적으로 쥐그림을 그렸을 수 있을까요.

검찰의 무리한 기소, 과중한 형량 구형은 시대의 아픔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피고인 박정수, 최지영에게 다시 활용(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을 할 마음을 지켜 주시기를요. 선처와 함께, 누명이 씌워진 두 피고인의 혐의를 벗겨 주시기를.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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