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건강법

현대인의 적-비만&피부병

- 담담

요즘 현대인들 가장 고생하는 질환 중 하나로 비만과 피부질환 빠질 수 없다.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사람들, 아토피나 기타 피부 질환으로 고생이신 분들이 주위에 있다면 주의 깊게 읽어보시길. 자, 그럼 이번에는 동의보감에서 육(肉)과 피(皮)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개도 비위가 약할 수 있다. 살은 비위(脾胃)에 속하고, 비위가 좋아야 건강하게 살이 찐다.

한의학에서 살은 비위에 속한다. 맞다. 우리가 흔히 ‘비위가 약하다’라고 표현할 때 그 비위(脾胃)다. 비위가 약하면 먹는 걸 잘 못 먹는 것처럼 땅에서 자라난 지기(地氣)를 받아들이는 비위가 강해야 건강할 수 있다.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의 살을 빚어낸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살은 땅의 흙과 같은 것으로, 오행상 토(土)를 담당하는 비와 위의 기운이 살을 담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의보감에서는 살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

“비가 허하면 살이 마르게 된다. 살이 찌고 윤기가 있으면 혈과 기가 모두 넉넉한 것이고, 살이 찌고 윤기가 없으면 기는 많지만 혈이 부족한 것이다. 마르면서 윤기가 없으면 혈과 기가 모두 부족한 것이다. 혈이 실하면서 기가 허하면 살이 찌고, 기가 실하면서 혈이 허하면 마른다.”-<동의보감>

주위 사람들을 보면 살찐 사람들은 추위를 잘 견디지만 더위를 참지 못하고, 마른 사람들은 더위는 잘 참지만 추위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추운 사람이 단지 살이 많아서 추위를 잘 견디는 그런 차원만은 아니다. 위에서 보듯이 혈이 실하지만 기가 허해 살이 찐 사람들은 여름의 더위가 부족한 기를 더욱 상하게 하여 더위를 참기 힘들게 만들고, 기가 실하지만 혈이 허해 마른 사람들은 겨울의 추위가 부족한 혈을 더욱 상하게 해서 추위를 못 견디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혈과 기가 고루 넉넉해야 한다.

비만이 되지 않으려면 다른 거 없다. 적게 먹거나 많이 움직여주거나.

그러나 요즘 현대인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가 비만이다. 최근 비만이 모든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데 이는 비만으로 인해 습담, 중풍, 당뇨같은 병에 걸리기 쉽고, 여성 같은 경우 불임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에는 성인 비만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이 더 심각해진 상황이다. 어린 아이 10명중 한 명이 비만이고, 이렇게 소아비만인 아이들의 8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안그래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소위 배둘레햄이라 불리는 나잇살 때문에 걱정들 많을텐데 이는 배꼽이 몸의 한 가운데 중심을 이루는 부분이기에 가장 움직임이 덜한 부분이라서 그렇다. 뭐, 물만 먹어도 살찐다고 하는 이들도 없지는 않지만 살찌는 분들, 섭취가 소모보다 많기 때문이다.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게 적으면 쌓일 수 밖에 없는 것, 그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리고 이렇게 쌓여 흐르지 못하면 독이 된다는 것 역시 진리다.

그렇기 때문에 비만이 되지 않으려면 적게 먹거나 보다 많이 움직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특히나 비위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지를, 즉 팔다리를 움직여줘야 한다. 요즘 같이 팔다리를 안 움직이는 시대도 없을 것이다. 가까운 거리도 차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줄 알고, 자기가 팔다리를 움직여 무엇을 만들기 보다는 돈으로 간단히 사서 해결하려 한다. 요즘 아이들 중에 소아비만이 많은 것도 팔다리를 많이 움직이지 않아 습을 제거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한답시고 밖에서 나가 놀기보다 집안에서 컴퓨터만 하게 하고 과한 음식만 먹게 하는 것이 비위 약한 애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는 단지 비유가 아닌데 실제로 요즘 비위 약한 아이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은 이렇게 팔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눈과 입과 귀만을 사용하는 요즘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비만이 안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팔다리를 바삐 움직여야 한다는 것.

따라서 팔다리, 사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비위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팔, 다리가 차고 부으며 저리고 아픔을 느끼는 분들은 유의하시길! 아이를 키울 때 하는 놀이 중 ‘잼잼’과 ‘짝짜꿍’ 놀이 다들 아실거다.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잼잼’과 손뼉을 치는 ‘짝짜꿍’이 사지를 자극해 비위의 기운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운동적 차원에서도 훌륭한 놀이였다는 사실! 그러니 매사가 무기력해서 밥 먹자마자 누워버리는 이들, 가만히 앉아 눈과 귀, 그리고 입만 즐거우면 땡이라고 생각하시는 이들이라면 부지런히 손가락, 발가락을 바삐 움직여야 위장이 튼튼해지면서 비만이 예방됨을 잊지 마시길.

그렇다면 비만에 좋은 음식으로는 일단 마시는 차. 동의보감에도 차를 오랫동안 먹으면 몸의 기름기를 빼서 살을 빠지게 하며 특히 뚱뚱한 사람에게 효과가 크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팥과 율무 역시 살을 빼고 공복감을 해소하는데 좋다. 다시마 역시 강추인데 다시마가 기를 내리기 때문에 국을 끓여 먹거나 나물로 먹으면 살 빠지는데 좋다.

물론 몸이 너무 말라서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 뭐 그런게 걱정이냐고 질시어린 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은 살찌고 싶은데도 살 안 찌는 것 역시 고통이다. 그래서 이렇게 살이 마르는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 몇 가지도 추천하자면 일단 마를 갈아서 우유에 타서 죽을 쑤어 먹는 것. 그리고 잣 역시 좋다. 그 외에도 토란국, 참깨, 보리, 부추, 오가피, 붕어, 자라, 양고기등이 좋다.

그럼 피부 이야기로 넘어가자. 요즘 아이들 중 가장 심한 질병으로 아토피 빼면 섭섭하다. 우리 어렸을 때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 몇 집 걸러 아토피 환자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아토피나 피부 관련 질병이 늘어났다. 살이 비에 속한다면, 피부와 털을 기본적으로 폐에 속한다.

“내경에서는 ‘폐와 표리의 짝을 이루는 것은 피부이고 폐의 상태가 바깥으로 드러나는 것은 털이다’라고 하였고 또한 ‘폐는 피부와 털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사기가 폐에 머무르면 피부가 아픈 병이 생긴다.” –<동의보감>

신체상 가장 위에 위치한 장부인 폐가 피부를 관장하는데 폐의 건강 여부가 피부와 직결되어 있다. 폐가 위로 뿜어주는 힘이 있어야 피부 역시 촉촉한 기운이 피부 겉까지 촉촉하게 적셔줄 수 있다. 이 때 피부는 단지 신체 오장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만은 아니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장면을 보면 닭살이 돋는다던지, 좀 무리해서 야동을 봤다하면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긴다던지 하는 것이 피부가 단지 포장지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피부란 오장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기관이며 끊임없이 신체 내부의 상태와 연동한다. 그리고 매일같이 변화하는 기관으로, 항상 죽고 또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가장 바깥쪽 각질층에서 죽은 세포층이 떨어져 나온 것이 때이다. 따라서 때를 너무 세게 미는 것도 안 좋고, 화장을 안 지운채 자는 것 역시 금할 일이다.

그렇다면 피부질환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기혈이 살과 피부를 영양하지 못한 탓으로 본다. 따라서 음혈을 보해 기혈이 조화되고 기육이 윤택해지면 가려움증은 저절로 낫는다.

“내경에서는 모든 가려움증은 허해서 생긴다고 하였다. 피가 피부를 잘 길러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가려운 것이다. 자보하는 약으로 음혈을 길러주어야 한다. 피가 잘 돌고 피부가 윤택해지면 가려움증이 저절로 사라진다.”-<동의보감>

아이고. 가려워. 피부가 가려운 것은 피가 피부를 잘 길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부가 가렵다는 것은 몸의 어떤 신호이다. 안에 열이 가득 차 건조해진 상태에서 이 열을 식히기 위해서 긁어주어 물기를 만들어내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가렵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적인 치유의 한 과정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피부를 마음껏 긁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불결한 손으로 긁다가 병균에 감염될 수도 있으니 이럴 경우 가려운 부위를 툭툭 쳐주시거나 차가운 물주머니로 냉찜질을 해주는 편이 좋다. 냉찜질을 통해 혈분의 열이 잠시 식으면 가려움이 완화되는데 아토피 환자도 치유 과정에서 추위를 느끼는 것 역시 이러한 치료의 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가려울 때 긁으면 시원해지는 것은 긁는 것이 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살살 긁으면 가렵지만 벅벅 긁으면 가려움증이 사라지는 것은 피부를 얼얼하게 하여 피부가 금의 성질로 바뀌면서 화기가 없어진 것이다. 사람이 불을 가까이할 때 약간 뜨거우면 가렵고, 매우 뜨거우면 아프고, 너무 가까이하면 데어서 상처가 생기는데 이것은 모두 화기의 작용이다. .. 아픈 것은 모두 화에 속한다.”-<동의보감>

즉 가렵다는 것은 혈분, 즉 피안에 열이 지나치니 주의하라는 신호다. 물론 가려움으로 인한 고통 적지 않다. 아토피로 매일 밤 잠못 드는 아이들을 보는 부모의 심정을 어찌 모르겠는가. 그래서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의 유혹이 간절해진다. 하지만 겉에 나타나는 증상을 없앤다고 해서 속 안의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비비크림을 잔뜩 바른다고 해서 피부색이 변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이런 스테로이트제 연고에 의존하다보면 당장은 낫는 듯 보일지 몰라도 병은 더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 치료하기 힘든 중증이 되어간다.

피부가 가렵다는 것은 혈분, 즉 피 안에 열이 지나치니 주의하라는 신호!

대부분의 피부 가려움은 체질적으로 몸이 건조하고 열하거나 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증상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몸 안의 열이 과다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는 몸 안의 진액이 고갈되어 피부를 적셔주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피부의 염증과 가려움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려면 차가운 성질의 한약으로 혈분의 열을 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갈된 진액을 보충하여 몸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 방법이다. 피부 가려움을 앓아본 사람이라면 매운 것을 먹을수록, 땀을 많이 흘릴수록, 과로할수록 피부가 더 가려워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매운 음식과 땀 흘림, 과로가 몸의 진액을 말려서 그렇다. 따라서 커피나 녹차 같은 카페인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신다거나, 사우나 등에서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행위, 습관적인 침 뱉기, 과도한 성생활, 말 많이 하기 등 진액을 소진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가려움증에 좋은 것으로 소금 끓인 물을 추천한다. 소금 끓인 물은 풍사 때문에 생긴 모든 가려움증을 치료하는데, 소금 하나에 물 열 정도로 물을 붓고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 후 따뜻하게 하여 세 번 목욕하라고 나와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바닷물로 목욕을 하면 피부에 좋다.

-이 글은 <동의보감>과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를 바탕으로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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