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선곡표

같이 걸을까?

- 신현주(수유너머N)

걸을 때에는 아무 생각을 안 할 수도, 반대로 다른 여러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걸으면서 함께 듣는 음악은 음악을 포함한 아무 소리도 안 들리게 할 수도, 반대로 음악 밖에 안 들리게 할 수도 있다. 음악을 듣는 것도 듣지 않는 것도 아닌 그 순간에 나도 모르게 박자를 맞추어 걷게 하는 음악들을 몇 곡 있다.

Breezy – Wouter Hamel(Hamel, 2008)
가볍게 시작하자. 네덜란드 출신 재즈 보컬리스트 ‘바우터 하멜’의 한국 데뷔 앨범의 수록곡으로 기본적으로 재즈 위에 대중적인 팝 멜로디의 밝은 톤의 곡들로 전형적인 재즈 보컬리스트의 음악과는 조금 다른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음악이 가사 만큼 인생을 편하고 안락하고 상쾌하게 느끼게 해준다. ‘하멜’ 어디서 많이 듣지 않았는가? 17세기 유럽에 한국의 존재를 알린 ‘하멜표류기’를 쓴 ‘헨드리크 하멜’의 후손이라고 하긴 하는데 족보 같은 것은 남아 있지 않다니 그냥 그렇다는 사실에 피식 웃어주며 시~작!

Amelie – 포터블 그루브 나인(1st Single, 2005)
플루트와 색소폰이 이끌어 나가며 뒤에 자근자근 깔리는 퍼커션 리듬이 그리고 예쁜 선율의 곡인 ‘Amelie’는 김형석과 보컬 서예나 그리고 DJ 이온의 프로젝트 그룹의 곡이다. 2005년 일본의 시부야계 음악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 새로운 감각의 음악을 대중적으로 잘 버무려낸 음악으로 지금 들어도 사랑스러운 곡이다. 예쁜 단어들을 나열해 놓은 것 같은 가사와 곡 중간에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듯한 소리로 “올라갑니다”를 하고 정말 곡의 조(key)가 올라가면서 전조 되는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가며 신나게 계단을 올라보자. 풋

Technicolor Dreams – Bee Gees(This Is Where I Came In, 2001)
한숨 돌리자. 40년, 관록의 밴드 비지스의 2001년 앨범 수록곡으로 그들의 매력인 따뜻함이 담긴 곡이다. 아침 햇살 같은 따뜻함과 여유로움이 곡에 흠뻑 흐르고 있어 드라마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쓰여 귀에 익은 곡일 것이다. 너무 빨리 걷기 부담스러울 때 잠시 쉬어 갈 때 들으며 걷자.

April Funk(June Mix, Vocal By Deb) – Peppertones(Colorful Express, 2005)
우울증 치료제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프로듀싱 유닛, 페퍼톤스의 첫 번째 정규 앨범 수록곡으로 발랄하면서도 소박한 곡이다. 음정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의 보컬의 솔직한 음색과 금관 악기의 소리 그리고 상큼한 가사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사실 이 앨범 전체가 참 여행이라는 테마와 잘 어울리는 곡으로 첫 곡, ‘Ready, Get Set, Go’ 그리고 ‘Heavy Sun, Heavy Moon’에서 ‘Colorful’로 이어지는 멋진 세트를 듣고 나면 손을 크게 흔들며 걷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업템포의 박자에 맞추어 힘차게 걸으면서 가사 하나하나 불러보며 온몸 구석구석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보자. 몸 안 여기저기에 끼어 있는 지방도 좀 빼는데 걷기보다 좋은 운동도 없다는데 마지막으로 힘차게!
http://www.youtube.com/watch?v=m1f2sZE-YdY&feature=player_detail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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