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진의 사진공감

열여섯 막내딸의 결혼

- 임종진

애지중지 키우던 막내딸이 시집을 갑니다.

겨우 열여섯.

아직 어리광도 부리고 동네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더 어울릴만도 한데,

이제 내보내야 한답니다.

지지리 가난한 시골살림.

입 하나 덜기 위해.

한 상자 가득 들려올 돈꾸러미를 위해.

축의금도 들어오고 동네잔치도 들썩거리던 혼인 날 오후.

막내딸은 하염없이 울다가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예복과 장신구들만 뽐을 낼 뿐입니다.

한참을 옆에 있던 어머니는

이제 집을 나설 딸아이의 손을 슬며시 잡아줍니다.

엉성한 담벼락을 뚫고 내려온 햇빛만 무심히 빛을 발했습니다.

2006.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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