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키우던 막내딸이 시집을 갑니다.
겨우 열여섯.
아직 어리광도 부리고 동네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더 어울릴만도 한데,
이제 내보내야 한답니다.
지지리 가난한 시골살림.
입 하나 덜기 위해.
한 상자 가득 들려올 돈꾸러미를 위해.
축의금도 들어오고 동네잔치도 들썩거리던 혼인 날 오후.
막내딸은 하염없이 울다가 멈추기를 반복합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예복과 장신구들만 뽐을 낼 뿐입니다.
한참을 옆에 있던 어머니는
이제 집을 나설 딸아이의 손을 슬며시 잡아줍니다.
엉성한 담벼락을 뚫고 내려온 햇빛만 무심히 빛을 발했습니다.
2006.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