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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강이 되어주자- 내성천 강 모래 길

- 노마디스트 수유너머N 박은선 (리슨투더시티 디렉터)

4 대강 사업은 이제 지천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22조를 퍼부어 아름다운 강을 인공화한 4대강 사업이 종료되는 올해 9월 쯤이면 그 중장비들을 강의 상류인 지천에 투입하여 20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지천마저 콘크리트로 포장하게 되면 이제 우리는 이 땅의 모든 강을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천 사업이 시작되면, 얼마 남지 않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모래 강, 우리나라 강의 본 모습을 가지고 있는 낙동강 상류의 내성천이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내성천에 한 번 와 본사람들은 모두 내성천에 반합니다. 그 어느곳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래강을 본 적이 없다고 다들 탄성을 내지릅니다. 내성천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지속적으로 알리고 유네스코 자연 유산으로 등재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내성천을 방문하여 내성천과 예술,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강이 되어주자’ 회원들은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내셔널 트러스트의 도움으로 내성천 한 평사기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을 통해 내성천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우리의 보물을 지키고자 합니다.

아울러 내성천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실 분들의 답사를 환영합니다.
문의 : 우리가 강이 되어 주자 http://cafe.daum.net/naeseongcheon
parkeunseon@gmail.com

이번 주에는 지율 스님의 ‘내성천 한 평 사기’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이야기 그리고 동국대 오충현 교수님의 내성천의 생태적 가치를 내성천 사진과 싣도록 하겠습니다.

chorok.org

우리가 강이 되어 주자

– 1인 1평 사기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시작하며

그동안 강가에 섰던 마음이 결코 소홀했던 것은 아니지만
설마 설마 하는 동안 아름답던 우리의 강은
그 원형이 알아볼 수 없게 변해버렸습니다.

아름다운 백사장은 골재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갔고
푸른 머리 감으며 그늘을 이루던 버드나무 숲은
생태공원 조성이라는 이름으로 베어져 넘어졌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하늘 아래 땅 위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던 수많은 생명들이
사라져 가는 것을 먹먹한 눈으로 지켜보았고
빛과 소리와 향기로 찾아오던 많은 것들을
캄캄한 세상으로 묻어 보냈습니다.

강은 우리의 어리석음을 경고하듯,
문화유산이었던 왜관철교를 무너뜨렸고
높게 쌓은 제방과 구조물들을 허물었습니다.

이제 강은 우리가 파헤쳐 놓은 궤적을 흘러가면서
파인 곳은 높이고 높인 곳은 낮추며
치유를 위해 힘겹게 흐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개발의 칼끝을
지천과 소하천으로 돌리려 하고 있으며
강은 다시 초미지급焦眉之急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급박한 시점에서 정부를 탓하고
누군가의 탐욕이라고 손가락질하기에는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너무 소홀했음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 손끝에 서 있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향하고 있기에
분하고 냉담했던 마음을 돌이켜 다시 강을 보듬고

강이 스스로를 치유하여 가는 일에 작은 손길이라도
보태기 위하여, 강의 땅을 강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1인 1평사기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시작합니다.

지천과 소하천은 강의 원형입니다.
내성천은 낙동강의 원형입니다.
땅속 20m까지 깊은 모래층을 가지고 있고
지하 6m 깊이까지 수분을 함량하고 있는 강은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唯一無二)하다고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트러스트 운동을 통해 내성천의 가치를 전하고
자연과 사람이 화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숙고하며
무너진 땅의 역사를 일으켜 세우는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은 우리가 그 가치를 깨닫기 전까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에
간곡한 마음으로 이 운동에 동참 할 것을 호소합니다.

2011년 7월 28일 – 지율합장

내성천 상류의 맑은 물- 사진 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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