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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을 모르면 때릴 수밖에 없다?

- 소모뚜

지난 8월9일 아침 8시경. 인천시 남동공단에서 근무하는 버마 이주노동자 S씨는 전날 늦게 까지 야근을 해서 지친 몸으로 출근을 하기 위해 사업장으로 천천히 들어 갔다.

사업장에 도착하자 같이 일하는 한국인 동료가 그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어제 S씨가 건조 시킨 작업용 가루들이 아직 마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소리를 지른 것이었다.

▲ 한국인 회사동료에게 폭행당한 버마이주노동자S씨

S씨는 자기보다 수개월 늦게 입사한 일반 노동자인 한국인동료의 지시에 기분이 좀 나빴지만 매일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었기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고 참았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고향친구에게 가루들이 못 쓰게 됐나 물어보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는 한국인 동료에게 가루들이 괜찮다고 답을 했다.

그러자 그 한국인 동료는 갑자기 그 말에 매우 화가 나서 그의 옆에 있는 가루를 붓는 쇠파이프로 S씨의 머리를 때렸다. S씨의 머리에서 핏물이 분수처럼 튀었다. S씨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감싼 채 쓰러졌다. 핏물 속에서 쓰러진 그를 한국인 동료가 또다시 주먹으로 때렸다. 그는 저항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조건 맞기만 하였다. 그의 얼굴과 눈 밑도 터졌다.

그는 회사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알리려 회사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때서야 상황을 알게 된 회사측은 그를 병원으로 데려다 줬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동안 주먹으로 맞은 그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병원에서 치료 받은 순간에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제 눈에서 눈물이 많이 나네요. 그동안 가족을 위해 힘든 것들과 혼자서 외롭게 버텼던 고통들까지 포함해서 아프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치료받고 다시 회사로 들어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 부장의 잔소리였다. 어제 잔업시간을 더 했다는 이유로 그를 야단치는 것이었다. S씨는 자신이 폭행당한 것에 대에는 아무 관심도 없고 야간시간을 더 하는 것에만 집착하는 부장을 그냥 멍하니 쳐다 보고만 있었다.

버마에서 온 M씨가 울컥하면서 필자에게 전화를 했다. 한국말을 알아 듣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사동료 한국인이 자신의 등을 발로 치고 얼굴을 장갑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곧바로 회사 책임자에게 연락을 해서 상황을 알리고 문제를 잘 해결해주기를 요청했다. 그런데 회사 책임자는 필자에게 그 친구가 한국말을 알아 듣지 못해서 한국인들이 답답해서 때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하면 때릴 수 밖에 없다는 그의 대답에 필자는 황당하여 할 말을 잃었다.

S씨와 M씨 같은 사업장 폭행을 당한 이주노동자들은 한국 내 이주민 역사 20년 동안 계속 발생해 왔다. 미등록이주노동자라서 그 약점을 악용해 사업주와 한국인 동료들에게 임금체불과 사업장 폭행을 당했다. 또한 합법체류 이주노동자지만 한국말을 알아 듣지 못한다는 이유와 가난한 국가에서 왔다는 이유로 멸시와 욕설과 폭행 등을 당하고 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는 전국의 이주노동자 931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작업장에서 욕설을 들었고,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이들도 26.8%에 이르렀다고 11일 밝혔다. 성희롱을 받았다고 답한 비율도 13.5%나 됐다. 또 43.9%는 식사법이나 예절의 차이 등으로 ‘문화적 차별’을 당했고 21.6%는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 받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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