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진의 사진공감

가장 편안한 자리

- 임종진

근래 들어 더 어지럽습니다.

지겹게도 반복되는,

있어야할 자리와 있는 자리라는 두 사잇길.

보기에 한 뼘도 되지 않는,

허나 그마저도 분에 넘치는 기대와 제안들.

실실 웃다가 슬며시 그리고 도망치듯 자리를 뜹니다.

가장 편안한 자리.

어느 순간은 털어내고 딱 이 순간만은 그저 좋습니다.

비워가는 소줏병 만큼,

젖어가는 기분이 알싸름 달콤하기만 합니다.

노랫가락도 절로 흥을 돋굽니다.

“어디로오 갈꺼나. 어디로오오 갈꺼나~~”

내님 찾아 어디로 갈지.

내곳 찾아 어디로 걸음을 딛을지.

긴 잠 털어 다시 시작한 오후.

나른해진 몸결이 다시 꿈틀거립니다.

“오늘도 한번 젖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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