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만난 사람들

[3호] 난산리 기념사진

- 모기

제주 거리예술제가 진행되며 이어진 문화유목민의 여정은 그동안 시골에서 공연등 문화생할에 소외된 주민들과 마을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유랑극단처럼 공연도 하고 마을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즐겁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비록 적은 관객이 모이더라도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마을과 마을을 걷고 이동하며 모두가 텐트에서 야영생활을 해야하므로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그 덕분에 각 분야에서 모인 예술가들이 서로에 대해 더많은 이해와 교류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부토의 일인자로 불리는 분도 오셨고 연극,퍼포머,마임,조각,회화,설치, 사진 등 육지와 해외,제주 작가들이 한데 섞여 그때 그때마다 행사를 만들어 갔습니다.

2006년 9월30일 추석을 며칠 앞두고 문화유목민이 찾아간 곳은 제주도 북제주군 성산동 난산리 마을. 이곳은 아이들과 노인분들이 대다수인 조용한 시골 마을로 그때까지도 두레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마을공동체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선생님의 도움으로 운동장에서 기거하며 다음날 이른 아침 추석맞이 마을 대청소에도 함께 참가해 어르신들께 우리가 온 목적을 설명도 하고 마을곳곳을 돌아다니며 동네에서 필요로 하는 일들도 해드렸습니다.

마을주민들은 우리의 등장에 약장수들이 온 줄알았다, 공연 보려면 돈내야되는 게 아니냐는등 다양한 추측들을 하셨다고 하네요. 특히, 마을 한복판에 위치한 문화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마을주민들의 관계가 오랬동안 소원하여 잘 어울리지 않고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그 부분도 마을에 머무는동안 잘 해결이 돼서 보람있는 일정을 보냈습니다.

이곳에 와서 해야할 중요한 또하나의 과제는 육지에서 몇 년동안을 이어온 섬展을 처음으로 바다건너 섬에서 하면서 문展 이란 주제로 마을주민들과의 소통의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 작업을 하는 것이었습니다.여러가지 쉽지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섬展에 참여한 여러 작가들 각자가 마을주민들과의 소통을 이뤄 집안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의미있는 작업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곳은 그 이후로도 문화유목민의 여정속에 중요한 코스로 자리 잡았고 다음해에는 주민들의 환영속에서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 공연도 하고 마을잔치로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글/사진: 모기

응답 4개

  1. 고추장말하길

    왠지 앞줄에 박이창식 선생님 닮은 분이… 맞죠? 모기선생님!
    유목민들의 천막이 정주민 공간에 들어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참, 다른 분들은 아세요? 사진 한 번 더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다는 것. 저만 몰랐나봐요… 항상 사진이 좀 더 컸으면 했는데…오늘 눌러보고 기분이 더 좋아졌다는 ㅎㅎ

    • 모기말하길

      네 맞습니다.유목민의 추장이셨어요.대략 보름정도를 같이 다니게 되는데(중간에 투입되는 팀들도 있고..) 다들 제각기 개성도 강하고 성격들도 있지만 공동의 생활을 위해 모두를 잘 아우를수있는 리더를 뽑는답니다. 모두들 잘따르고 어떤 목적으로 와있는지를 알기에 서로 협력해 항상 좋은 결과가 있었답니다.

  2. 쿠라라차말하길

    삶의 공간에 스며든 예술가들의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을 거 같아요. 보고만 있어도 가슴 설레는 ‘이야기가 있는 사진’ 잘 봤습니다.

    • 모기말하길

      잘보셨다니 저도 좋네요.ㅎ
      유목민 프로젝트는 아쉽지만 작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다들 보고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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