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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에게 커뮤니티는 무슨 의미인가?

- 소모뚜

이주민들과 커뮤니티

한국 내 버마공동체 회원 버마이주노동자들의 연극

한국에 오는 이주민들이 크게 가지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할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를 궁금 하는 마음과 긴장감이다.

한국에서 몇 년간 노동을 하면서 생활해야하는 이주노동자들, 평생 살아야 하는 결혼이주여성들, 고국의 상황에 따라 한국에서 거주해야 하는 난민들 등 한국으로 들어온 이주민들이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적 장벽이다.

“언어는 권력 이다”는 말대로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여러 문제들이 이주민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이주민들은 언어장벽으로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보다 먼저 한국에 와있는 고향 사람들을 찾는다. 그리고 그들과 주자 만나서 그들의 의견과 충고대로 한국 생활을 적응 해본다. 그래서 주말마다 큰방이나 넓은 공장을 가진 친구의 기숙사, 또는 한국에서 오래 된 친구에 집에서 다들 모인다. 그리고 일상에서 받은 여러 가지 고민들을 털어 놓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본인에게 문제가 있을 때 서로 상의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자신과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늘 붙어 다닌다.

이렇게 해서 커뮤니티는 한국에 온 이주민들에게 안전한 생활을 위해,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하며 커뮤니티 활동으로 큰 용기와 한국 생활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한 고국의 정치, 사회, 복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 내 회원이 있을 경우 그의 인식에 따라 그 커뮤니티는 단순한 모임에서 정치적, 사회적 의식을 키우는 커뮤니티로 변해 간다.

그래서 이주민 커뮤니티 형태는 이끄는 커뮤니티 리더의 의식에 따라 변해가기 때문에 커뮤니티 리더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 내 이주민 모두 다 똑 같이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공장에서 일을 하며 심지어 주말에도 쉬지 못해 잔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삶과 개인 시간마저 가지기 어렵다. 그래서 이주민들은 커뮤니티가 본인에게 필요하면서도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는 것 외에 어떤 확실한 책임을 맡아서 활동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책임과 역할을 맡아서 커뮤니티의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애써 노력하는 커뮤니티 리더들의 역할과 중요성이 회원들 사이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주 공동체가 늘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선거 때다. 선거 때 회장, 총무, 사무국장, 노동국장 등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들은 맡을 사람이 없어 후보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공동체 리더들은 회원들의 존중, 사랑을 많이 받는다.

버마공동체 10주년 기념행사 때

한국 내 이주민 공동체들 상황

이주 공동체들 형태는 2가지다.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공동체와 한국 시민단체에 소속 되어 있는 공동체다.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공동체는 거의 없다고 본다. 다만 정치상황이 불안한 국가에서 온 버마, 네팔 같은 이주민들은 자국민들의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인식 개선을 위해 자발적으로 공동체들을 설립해 활동 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 버마, 네팔 이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정치, 복지, 종교, 노동, 지역모임, 문학, 음악 관련 공동체들만 60개 넘는다.

이 공동체들은 한국단체들, 한국인 활동가들과 다른 나라이주민 공동체 등과 잘 연대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행사, 축제 등을 한국인들과 함께 준비하며 성공적으로 개최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운영비를 모이고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크다. 매달 각자 10만 원 이상 회비를 내며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공동체 활동이 쉽지 않다. 하지만 공동체 활동을 인해 본인의 나라와 한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큰 이들에게는 공동체는 없으면 안 되는 인생의 한 부분이다.

한국단체에 소속 되는 공동체는 이주민 지원센터 마다 있으며 이주민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이주민지원센터들에게 필수다. 이주민 공동체가 있는 센터와 이주민 공동체가 없는 센터들의 차이는 그 센터가 하는 프로그램, 행사 때 드려난다. 공동체가 있으면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잘 진행 되고 공동체가 없을 때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주민들의 행사 참여를 위해 다른 공동체 대표들을 찾아서 연락을 하며 공동체들의 참여를 요청한다. 하지만 이주민 지원센터에 여러 나라 이주민들이 다니고 있다 해도 여러 나라 공동체를 만들기도 오랫동안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버마이주노동자 모임-버마행동 한국의 활동 모습

이주공동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이주민관련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이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 하지 않는 이유는 이주민들의 한국생활과 크게 연결 되어 있다. 앞서 얘기 했던 대로 이주민들의 한국생활은 아주 힘들다. 3D 사업장에서 매일 하루 평균 12시간 넘게 일을 하고 , 쉬는 주말에도 일을 하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활동을 한다는 것이 무리다. 또한 주말에 개인 시간인 휴일을 가지는 권리도 사업주의 요구에 우왕좌왕 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계속하는 것, 활동에 책임을 맡은 것이 아주 어렵다.

사업주가 일요일에 일을 시켜서 주말 교육프로그램을 계속 다니기 어려운 이주노동자들, 공연을 위해 일요일 마다 합주를 해야 하는데 사업주가 일요일에 일을 시켜서 합주를 제대로 못하거나 공연날인 일요일에 일을 시켜서 이를 거부하다 사업주와 다투게 된 밴드 활동 하는 음악을 좋아 하는 이주노동자들. 그리고 한국 내 에서도 사업장 변경으로 다양한 곳으로 또 다시 이주하면서 센터와 공동체와 멀리 떨어져 살게 된 이들에게는 공동체 활동이나 문화 활동은 자신들의 삶과 연결 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 닿는 대로 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주민들에게는 공동체와 센터들이 개최하는 각종 행사가 아주 중요하다. 평일에 고된 노동을 하면서 살게 되더라도 주말에 공동체 활동과 여러 행사에 참여해서 자신의 또 다른 삶을 즐긴다, 외로움을 해소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본인이 배우고 싶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공동체 운영이 잘 되는 센터들을 보면 이주민 리더들을 잘 챙긴다. 공동체 리더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공동체가 요구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 지원한다. 공동체 회원들의 겪은 문제들을 상담해서 잘 해결 해준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센터의 실력에 따라 공동체들은 센터를 신뢰하게 되며 많은 회원들을 모집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센터와 공동체간의 인간관계다. 공동체는 회원들의 신뢰를 위해 센터를 많이 기대한다. 특히 노동 상담에 잘 해결해주지 못하는 센터들에 이주민들이 잘 가지 않아서 그에 따라 공동체 활동도 미약해진다.

여기서 조심해야하는 사례하나를 얘기한다. 이주민들의 사업의 대상이 되어 가면 센터는 이주민 공동체를 잃게 된다. 인천에 있는 한 이주민 지원센터가 인천출입국 사무소의 지원으로 여름에 이주민들과 함께 어딘가를 버스들을 빌려서 놀러 간다. 많은 이주민들이 참여해서 버스가 부족했다. 센터는 출입국에서 단속할 때 사용하는 닭장차를 마련했다. 이주민들은 기분이 묘하며 닭장차를 탔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쉴 곳이 없어 이주민들은 뜨거운 햇빛 하에 재미가 없는 놀이들을 했다.

거기에 참여한 이주민이 화를 내면서 그 이야기를 나에게 했다. 센터장과 만날 때 그 이야기를 물어 봤다. 그는 단속 걸린 이주민들의 기분이 어떤지 한번 경험 해보게 하는 차원에서 닭장차를 타게 했다고 답했다. 그 센터는 이제 이주민들의 참여와 동시에 신뢰를 잃게 됐다. 이주민들의 한국말이 한국 어린이 수준이지만 그들은 어린이들은 아니다. 아무리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 내 힘든 삶을 살고 있더라도 상황 파악을 못할 정도수준은 아니다. 이주공동체 또는 이주민들과 어떤 일들을 진행하든 서로 존중하는 태도 또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이주민 커뮤니티들과 함께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 내 이주민들의 삶의 변화와 그들과의 인간관계다. 정부의 법과 제도 하에 차별과 통제를 받고 있는 이주민들의 고된 삶이 나아져야 이들의 공동체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다. 이주민들은 제도의 외면으로 잃게 된 자신들의 인간적 권리를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더라도 공동체와 함께 있을 때 그 아픔을 잊을 수 있다면, 자신을 존중 하며 따뜻하게 대해주는 센터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이주민들은 자기발로 공동체로, 또는 센터로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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