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지가 쓰는 편지

홍아를 위한 동시 두 편

- 윤석원(전 전교조교사)

세 살 때 높임말

몇 달 전만 해도

“공주님 그만 주무셔요.”

“홍아는 ‘잘 자’야 엉엉~” 울었습니다.

몇 일 전만 해도

“ 홍아씨 진지 잡수셔요.”

“ 할머니가 아침부터 농담하네”

오늘은 혼잣말로

“엄마 진지 잡수셔요.”

“엄마 밥 먹으세요.”

“엄마 밥 먹어.”

의사놀이

차가 굴러서 타고 있던 동물들이

넘어지고 떨어져서 아꿍했나봐요,

약 바르고 붕대 감고 반창고 붙이고

인형들이 이리저리 쓰러져 난리랍니다.

엄마 의사선생님을 간호사 홍아 언니가 도와줍니다.

“의사선생님 여기도 고쳐주세요.”

엄마가 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습니다.

홍아 언니 간호사가 화가 났습니다.

“엄마는 의사 선생님이야.

동영상, 그만 찍지마.

동영상, 그만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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