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위클리, 나이쓰!!

- 유재건(그린비출판사 대표)

위클리, 나이쓰!!
—수유너머위클리 100호를 축하하며

이럴 줄 몰랐다. 대충 6개월 정도, 그러니까 20호 남짓 내고 흐지부지 될 줄 알았다. 비록 일간은 아니지만 주간이기 때문에 그 리듬과 속도가 얼마나 숨가쁜지 “내가 해봐서 안다.” 예감은 한참 빗나갔지만, 기분은 매우 좋다. “위클리, 나이쓰~~”

잡지, 그것도 주간잡지의 성공 가능성을 아주 낮게 생각하는 것은(실제로 낮지만), 희소성 속에 가려진 풍부함을 놓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대개 풍부한 것은 희소하게 생각하고, 희소한 것은 풍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수익모델을 중심에 놓고 화폐가 매개되는 순간, 글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희소해진다. 위클리잡지에 참여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돈을 주고받지 않는다. 화폐의 매개를 떠나면 희소한 것이 풍부해진다. 100호를 끌어온 동력도 이것일 것이다.

위클리의 글들은 삶의 표면 위로 나있는 앎의 길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위클리는 지도다. 삶과 앎으로 이루어진 地圖면서 知道다. “지표면의 상태를 일정한 비율로 줄여 약속된 기호로 평면에 나타낸 그림”이 지도다. 우리는 지도(앎)를 보고 길(삶)을 찾는다. 사람들은 위클리를 보고 삶을 궁리한다. 위클리는 “지식(앎)이 걸어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知道의 좋은 예다.

나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출판사는 수익모델의 규정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희소한 것과 풍부한 것이 전도되는 경험을 일상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나는 우리 출판사가 위클리를 닮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매출로 환원되지 않는, 우리가 생산해낸 지식(앎)들이 우리네 삶과 최대한으로 거리가 가까웠으면 좋겠다. 작년 12월 15일에 오픈한 그린비 웹서비스(igreenbee.net)는 대중과 지식의 세계를 함께 만들어나가려는 작은 실험의 일부다.

위클리에게 바라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다. 위클리는 칭찬받아 마땅한 덕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식인매체다. 지식을 공유하고는 있지만, 또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가르는 문턱이 존재한다. 이제 위클리가 두 번째 모험에 나섰으면 한다. 대중과 함께 만들어가는 잡지, 생산의 공유를 위한, 문턱을 더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요구되는 때다.

응답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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