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100 ! ! !

- 김유미(노들장애인야학교사)

예 1) “위클리 수유너머가 이번 주에 100호 낸대요. 교장쌤, 한 말씀 해주세요.” “위클리를 통해서 삶을 바로 알아가는 기쁨을 느낍니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것도 느낍니다. 투쟁!” “음. 좀, 식상한데요?” “뭐얏! 에라이 똥이다!” 이건 비마이너 전 발행인이자 노들바람 발행인인 박경석 교장쌤과 나눈 대화.

 예 2) 다음은 노들 편집위 회의에서 엄청나게 기획해놓고, 마감 때만 되면 우울한 표정 짓는 정몽키 편집위원의 메시지. “백호의 용맹함으로 이백호까지 고고씽. … 아, 졸라 상투적이다.”

 100호 맞은 <위클리 수유너머>에게 무언가 말해 달라! 는 제안을 몇 주 전에 받고, 손으로 턱을 괴고 몇 번이나 작문 자세를 취해보았습니다만, 위의 예처럼 온통 식상한 것만 떠올라 글을 쓰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밍기적거리다, 이 축하하는 글도, 평소처럼 마감 기한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처지이다 보니, 위클리로 100호라~ 말만 들어도 작업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매주 기획회의를 하고, 매주 (저 같은 사람에게) 마감 독촉을 하고, 매주 급하게 편집을 하고… 게다가 편집진은 <위클리 수유너머> 만드는 일이 전업도 아니고. 그렇게 한 주도 ‘풀어지기 어려운’ 상태로 보냈을 100주. 이렇게 차곡차곡 100호를 발행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위클리 수유너머>와 생일이 비슷한 비마이너는 지난 15일로 창간 2주년을 맞았습니다. 노들의 소식을 담는 노들바람은 이제 92호를 낼 차례입니다. 장애인운동판에 있으면서 그야말로, 온몸으로 느끼는 건데, 시대의 상식에 맞서는 일이란 여간 뻑뻑한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데모하는 거리든 책 만드는 책상 위든 어디든, 보편의 가치를 뒤흔드는 작업은 투쟁의 연속이더군요. <위클리 수유너머>의 작업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제게 <위클리 수유너머>는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아니 비로소 생각하게 만드는 친구 같았으니까요.

100호에 무슨 말을 전할까 고민하다가, 혼자만 떠들면 무슨 재민겨~ 하면서 저와 함께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위클리 수유너머> 100호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어보고 다녔습니다. 칭찬도 있고 응원도 있고 쇼킹한 반응도 있습니다. 잘 가려서 즐감하시길.

노들 편집위에서 노들바람을 함께 만드는 ‘순정녀’는 <위클리 수유너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굉장히 다른 사람들을 잘 연결시키는 것 같아. 잡식성? 아니다. 잡식성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분명한 위클리의 색깔이 있는데, 그 안에 또 굉장히 다양한 색깔이 있는 것 같아. 아 색깔이 있는데 뭐라고 이야기하기가 힘드네.” ‘다양한 색깔’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는 것, 저도 참 부러워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다소 악랄한 마음이기도 하지만 최근 어느 글에 주루룩 달린 컬러풀한 악플을 보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악플 천국, 무플 지옥.

100호, 위대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100호에 대한 의견을 구하러 돌아다니던 중에 “죄송합니다. (위클리) 이름만 알아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더 뜨악한 반응자도 있었습니다. (명랑한 표정으로)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요? 그거 어디로 뿌려져요?” (눈 깜빡깜빡) 독자 확보! 비마이너와 함께 연대투쟁(?)을. ㅠㅠ

끝으로 진심어리지만 부담스런 메시지, 비마이너에 은둔해 작업하는 모씨의 전갈입니다. “아흔아홉 번의 발칙한 상상에 웃고 분노하고 생각에 빠지기도… 이제 천 번의 발칙한 상상을 위해 한 걸음 내딛어 주삼.” 무려 천, 1000, 千 회 주문! 입니다. 기대하겠습니다. ;; ^^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아남길. 악플 사랑해요. 우리 함께 살아남아요. <위클리 수유너머> 1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응답 2개

  1. pan말하길

    100호 축하하하하하하하하….
    너무 고생많았고요
    축하글 쓴다고 고생했네요 ..ㅋㅋ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
    100호를 지켜온 수유너무Weekly와 축하글 쓴 유미쌤
    정말 산통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요
    홧팅

  2. […] 100호 축하! 악플 천국! 무플 지옥! _ 김유미(노들장애인야학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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