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마당’은 무엇인가?

- 박강의 (공동연출)

‘마당극’은 ‘마당에서 하는 연극’ ‘마당에서 보는 연극’이다. 그러면 ‘마당’은 무엇인가?

‘마당극’의 ‘마당’은 딱히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여기서의 ‘마당’은 ‘이 마당에 어쩌고’ ‘저 마당에 어쩌고…’ 할 때의 ‘마당’의 의미처럼 ‘상황’ ‘정황’을 가리키는 시간적 개념을 함께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당에서 하는 연극, 마당극은 사회적 상황, 사회적 현실을 즐겨 다루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적 현실을 다룬 연극이 다 마당극은 물론 아니다.

‘마당극’의 ‘마당’이 공간적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간적 의미로서의 ‘마당’은 ‘옥외’의 뜻이 아님을 또한 주의해야 한다.

결국 ‘마당극’은 사회적 현실의 한복판 즉 ‘삶의 마당’에서 대다수 일반대중의 구체적 삶의 모습과 그 염원을 규격화된 무대에서가 아니라 옥내외를 가림없이 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설정된 공간을 통하여 공연되는 연극인 셈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공간적 의미로만 보아서 ‘마당’에서 하는 연극이라고 해서 다 ‘마당극’은 아니다. ‘마당극’이 ‘마당극’이기 위한 가장 일차적인 전제는 바로 대다수 일반서민들의 구체적 삶의 모습과 그 염원을 담고 있어야 한다.

‘마당극’은 또한 ‘마당에서 보는 연극’이다. 규격화된 무대는 관중의 위치와 역할을 고정시키기 십상이다. ‘마당에서 보는 연극’으로서의 ‘마당극’은 배우와 관중이 엄격하게 분리되는 것을 거부한다. 배우와 관중이 한데 어우러져 공동의 염원을 예술적으로 함께 쌓아올리는 연극이 바로 ‘마당에서 보는 연극’으로서의 마당극의 의미이다.

이는 우리의 탈춤에 담겨있는 중요한 연극적 특징 중의 하나이다. 마당극은 전통연극의 이러한 면모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마당극, 특히 옥외 마당판에서 벌어지는 마당극이 탈춤판을 방불케하는 열띤 분위기를 곧잘 연출해내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공동의 사회적 관심사와 염원을 그려내되 관중에게 일방적으로 퍼먹이기 보다는 이를 함께 나누어 먹음으로써 사회적 현실의 모순구조를 타파해내고 집단주체로서 일어서는 예술적 체험을 관중 스스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이 바로 ‘열띤 분위기’의 본질이다.

‘마당’이 ‘텐트’와 만난다.

이번 작품 속 대사의 일부분이다.

‘마당은 무한히 넓다.

마당은 거대한 것 일부를 잘라낸 것이 아니고 작은 것들이 모여들어 확산된다.‘

‘마당’이 ‘텐트’와 만나 어떤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지 지켜봐 주시길 고대한다.

응답 1개

  1. 박카스말하길

    이전에 광주에서 하는 ‘언젠가 봄날에’ 공연에서
    ‘마당극은 관객과 대화를 하지! 관객은 순간 배우가 되지!’하며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깊숙히 들어온다고 느꼈습니다. 마당과 텐트의 만남, 어떻게 섞여서 무엇을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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