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앞으로의 커버에 대한 변

- KenZ

디자이너로 업종변환 후 삼년.
독한 하청의 나선에서 내려왔다.
아, 후련하다.
근데 뭐 먹고 살지?
접어두고 일단 놀자. 마음먹고 일본을 다녀온 내게 탱탱이 말을 걸었다.
‘위클리 수유너머 커버 디자인 해보지 않을래요?? 페이는 많지 않겠지만’
응? 수유? 아…
주간지에 대한 감이 그닥 없었기 때문에 쉽게 하겠노라 말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쿠우에게 시간을 낼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다. 뭐지? 긴장이 몰려왔다. 나 뭐 실수했나? 다.행.히 위클리란다.
쿠우에게 페이없는 활동이라는 편집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매주 있는 편집회의에 대해 듣고나서야 매주 나가는 편집물, 주간지의 위엄이 성큼 다가왔다. 이런. 괜찮을리가. 삼년간의 하청의 나선 위에서 얻은 것이라곤 시키는 대로 그리고 재조합하고 복사해내는 카피카피열매와 알아서 광고주가 원할 법한 것들을 미리 헤아려 살펴주고 걱정해주는 오지랖. 일단 가게부터 오픈하고 시작할까?
문득 원고를 청하는 쿠우의 카톡 하나. 으아, 글 제대로 써본지가 몇년전 얘기인지. 그나저나 내가 할 말이 있나? 디자인에 담을 철학? 메시지?
상업디자이너.
삼년간의 내 소셜포지션.
나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크리에이티브’도 ‘이노베이션’도 없다. 컨펌이 없는 디자인에 익숙하지 않은데.
어느새 타성이 짙게 배여 있다.
아마도 커버, 꽤나 속을 썩일지도.
회의, 일어날 수나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해방촌 오거리에 시작하는 가게도, 그리고 위클리 커버도 ‘스스로’라는 표현과 ‘나만의’ 디자인에 익숙해지기 위한 날숨이려니 마음 먹으니 좀 편해진다.
못하면 좀 어때.
좀 쉬어가면 어때.
아무렴 어때.


첨부한 그림은 애매모호한 나에 대한 표현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넣어 섞은 것.

응답 2개

  1. 말하길

    오, 이미지, 오묘하고 아름다워요. 위클리 편집진으로 함께 하게 돼서 기뻐요.

  2. 탱탱말하길

    켄짱의 작업이 위클리와 함께 잘 만들어지리라 믿어요!

    (수유너머 위클리는 페이없이 기획,진행되어왔어요.그때 잠시 경제적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어서 제 입이 그렇게 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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