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현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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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수유 너머’와의 인연은 그리 길지 않았다. 3 년 전 집에서 멀지않은 곳에 ‘수유너머’가 제 발로 다가왔다. 덩굴째 굴러온 호박이었다. 당시는 그 기쁨을 표현할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했다. 넓지 않았던 거실을 강의실 삼아 ‘임꺽정’과 ‘사기’를 만났다. 시대와 무관하게 분명한 캐릭터로 나를 사로잡았던 홍명희와 사마천은 물신 숭배에 허우적대던 내 등에 죽비를 내리쳤다. 강의가 끝나고 외등에 의지해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