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반시대

부자 회장님 가난한 사장님(?)

- 오수영(재능노조)

우리나라 100대 부호 안에는 학습지회사 회장이름이 5명이나 올라와있습니다.

이 모두가 30년이라는 짧은 세월동안 수 천 억의 재산을 모은 부호들입니다. 이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단시간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모든 지시와 감독을 고스란히 따르지만 위탁계약직이라는 신분으로 4대 보험은 물론 모성권과 노동3권 어떤 것도 보호받지 못하는 학습지교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에도 자주 오르내리듯 학습지교사들 대부분은 일상적으로 실적을 맞추기 위해 가짜회원을 만들고 회비 대납을 하며 주말이면 아파트와 마트에 불려나와 회원을 모으기 위한 영업활동에 시달립니다.

이러한 학습지 현장의 문제들을 현장교사들의 단결된 힘으로 바꾸기 위해 재능교육지부에서는 1999년 30일간의 파업으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설립 필증을 받고 임금단체 협약을 체결해왔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공고화되면서 노조 설립 필증은 있으나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에 대한 학습지교사들의 항의에 대해 정부는 어느 때부터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기에 노동위원회에서 다툴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 가입되어있는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노조탄압은 극에 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임금삭감, 단체협약해지, 부당해고, 가압류, 압류, 조합원전원해고.

노동조합을 현장에서부터 철저하게 탄압하고 힘을 약화시킨 뒤 재능교육이 한 것은 임금삭감이었습니다. 이에 반대해 새로운 계약서에 싸인을 하지 않자 해고를 시키겠다고 했고 해고협박에 못 이겨 천막농성을 시작했더니 10년 넘게 한사무실에서 한솥밥 먹던 정규직 사원들을 동원한 무차별적인 폭력이었습니다.

단체협약 해지, 전임간부해고, 가압류, 손해배상소송, 용역깡패동원 성희롱과 폭력탄압, 조합원살림살이압류, 조합원전원해고가 재능교육이 그동안 노동조합에게 해온 일입니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이 텐트에서 추운 겨울 농성은 계속되고 있었다. 시에서는 이 역시 불법 구조물이라며 철거 명령을 내린 상태이다.

노동조합

노동조합을 죽이겠다고 덤벼오니 힘이 없는 노동조합은 온 몸으로 이모든 탄압을 맞으며 버티는 일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재능교육 사측은 본인들은 해결할 의지가 있으나 노동조합에서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를 언론에 해왔었습니다.

재능교육지부의 요구안은 일방적으로 해지된 단체협약 원상회복, 해고자 전원원직복직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습니다. 하지만 재능자본은 단체협약이라는 이름을 포기해야지만 협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 학습지교사들은 노동자이기에 노동자임을 인정받기 위해 10년을 싸워왔는데 그 이름을 버리라고 하니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재능자본이 이토록 강경하게 나오는 배경에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노동조합을 깡그리 파괴하고자 하는 이명박 정권이 배경으로 버티고 있기때문입니다. 노동조합이 1000일 하고 100일이 가까워오는 지금도 포기하지 못하고 싸우는 이유는 노동자이면서도 무권리 상태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들 특히, 90%이상이 여성이면서도 어떠한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학습지교사들이 있기때문입니다.

임금삭감에 반대해 시작한 투쟁은 노동자와 자본가의 자존심 대결이 되어버렸습니다.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는 이제 조합원 전원해고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재능자본은 자신들이 대단한 안타를 날렸다고 착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0년을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우리들은 더 단결하고, 우리 힘으로 부족하다면 노동 시민 사회단체의 힘을 빌려서라도 재능자본을 굴복시키고자 합니다.

노동권을 박탈당한 특수고용직 학습지교사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응답 2개

  1. 박카스말하길

    학습지 교사는 ‘개인사업자’로 지칭하여 노조조차 만들 수 없게해놓고, 말도 안되는 성과급제를 적용하고 있군요.

    ‘시스템의 차이가 실력의 차이’ 라는 재능의 광고가 섬뜩합니다.

  2.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ㄲ ㅑㅇ ㅏㅇ ㅏ and 건설 장동지, 진보 뉴스. 진보 뉴스 said: [수유너머] 부자 회장님 가난한 사장님(?): 우리나라 100대 부호 안에는 학습지회사 회장이름이 5명이나 올라와있습니다. 이 모두가 30년이라는 짧은 세월동안 … http://bit.ly/fAKcmw http://suyunomo.jinbo.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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