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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선량 피폭지대로부터-시빌 바이오 소사이어티? (低線量被爆地帯から――シビル・バイオ・ソサエティ?)

- 이케가미 요시히코(池上善彦, 전편집장)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옥내대피 지역 밖인 40킬로미터 부근에 이타테무라(飯館村)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한때 체르노빌 근방 지역과 같은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관측되었다. 3월 30일 IAEA는 이 마을에 들어가 방사능을 측정했고 기준량의 200만 배에 달하는 수치를 검출했다. IAEA는 마을 사람들을 피난시켜야만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IAEA의 측정방법이 불충분하며, 신빙성이 없다고 넌지시 암시했다. 또한 일본 측이 측정한 IAEA의 측정량보다 훨씬 낮은 수치의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마을은 절대로 안전하며 마을 사람들의 피난은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그 이틀 뒤 IAEA는 이유도 없이 근거도 발표하지 않고, 자신들이 측정했던 수치가 들렸다고 슬그머니 발표했다.

도쿄를 포함한 칸토 지방에서 직접적인 관심사는 우선 첫 번째로 원자력 발전소 그 자체의 추이이다. 멜트 다운(meltdown), 플루토늄(plutonium)의 확산(飛散)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 혹은 사태는 진정되어 갈 것인가? 이것은 현실적으로 말해 완전히 불명확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근거가 완전히 불명확한데도 정부는 진정되어 가고 있다는 보도를 계속하고, 매스컴은 어용학자를 동원해 사태가 좋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는 코멘트를 연일 되풀이 하고 있다. 주로 인터넷을 통해 민간 연구소 혹은 전문가, 저널리스트가 발신하는 정보에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자는 권고가 계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 음료수, 특히 수돗물과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농산물 오염도이다. 도쿄의 많은 수도원, 그리고 대도시의 야채를 비롯한 많은 식료품은 이 지방에 의지하고 있다. 정부는 비상시의 잠정적 수치라고 말하면서 WHO 기준치의 10~100배에 달하는 수치를 최저한의 수치로 정했다. 즉 상당한 정도로 오염되어 있지 않다면 오염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기준으로 물과 야채의 위험도를 판정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상당한 수치의 방사선량이 측정되고 있음에도 안전하고 먹어도 어떤 문제도 없다고 하면서 경고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하는 (이하라고 해도 WHO 기준의 10배 정도) 아무것도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하고 있다(실제로는 검출되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매일 수돗물과 야채 등의 수치를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확인하고, 하루의 생활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는 자신들이 발표한 수치나 해석 이외에는 데마라고 결정짓고, ‘번성하고 있는 데마를 믿지 않도록’ 이라고 반복하고 있다. 더욱이 광고 공공 기구(AC:ADVERTISING COUNCIL JAPAN)이라고 칭하는 단체는 데마를 믿지 말라, 사재기를 멈추자라고 빈번하게 CM을 내보내고 있다. (이 단체의 대표는 도쿄 전력 사장이다.) 또한 뉴스 등에서도 이 메시지는 코멘테이터를 통해서 빈번히 반복된다.

이것이 저선량피폭지대(低線量被爆地帯)에 사는 우리들이 벌이는 매일 매일의 공방전이다. 사태는 심리전쟁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심리 전쟁이란 냉전 시대를 상징하는 전략이다.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전략)은 관념적이고 가상적인 심리전이었지만, 이번 사태의 특징은 방사능이라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실체인 그것을 둘러싼 정보 및 해석을 둘러싼 신경전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다면 무엇이 적인가? 안전이 반복되어 말해지면 될수록 불안은 더욱 커져 간다. 국가는 컨트롤 불능의 사태를 막연히 두려워하고 있다.

수돗물의 오염도가 높아지면 정부는 우선 1세 미만의 유아는 섭취를 금하라고 보도한다. 2세 이상은 괜찮다는 근거는 일절 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신문지상에서는 더욱 놀랄만한 기사가 나온다. 오염된 물을 섭취할 때의 위험보다, 물 마시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해서 물을 마시지 않아 탈수 증세에 빠졌을 때의 위험 쪽이 크기 때문에, 마셔도 상관없다고 소아과 학회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는 반드시 틀렸다고 할 수 없는 내용을 이러한 타이밍에 발표하는 것이다. 어찌하면 좋을까? 문자 그대로 신체에 축적되어 가는 방사선 물질을 둘러싼, 신체 그 자체의, 즉 생명의 정보전이다.

이 긴장을 우리들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잠정적으로 기준치를 상당한 정도로 웃도는 야채이니 조금 내려갔다는 정도로 호락호락하게 사지 않는 것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이며 저항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기준치가 조금이라도 내려간 야채를 적극적으로 사자, 먹자’는 캠페인이 역시 매스컴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판단해서 먹는 것은 각자 판단이지만, 이것을 캠페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어찌된 상태인 것일까? 이 사태는 생산자를 지원한다는 정의의 이름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 캠페인은 연일 빈번하게 선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배적인 (분위기가 되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은 지금의 사태에 정부가 안전하다고 선언한 것에 의문을 갖는 것은 도덕적으로 뒤떨어진 것이라는 점을 암묵적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기상학회에서는 회장의 지령으로 날아올 방사능 물질에 대한 예측을 금하자는 통지가 내려지고 있다. 불안을 쓸데없이 부추긴다는 것이 그 통지의 이유이다.

이러한 자발적 복종은 뭐라고 하면 좋을까? 일반적으로 또한 일찍이 대일본 제국을 체험했던 일본에서는 거국일치(挙国一致)하여 사태에 대처한다는 내셔널리즘에는 극도로 민감하다. 이러한 위기에 대처했던 내셔널리즘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상당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발적인, 즉 일견 모랄리스틱하게 보이는 태도는 내셔널리즘과는 다른 것이다. 그들은 국가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처럼 천황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며, 이에 따르지 않는 것을 비국민이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내셔널리즘은, 이 저선량 피폭지대에서는, 현재상황, 효과가 없다. 적은 밖에 있지 않다.

그러나 도덕적 적이 안에 있을지 모른다고 보는 세력은 서서히 이지만 대두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신체적인 것에 근거를 두고 심리적 갈등에서 태어난 이 모랄은 통상적인 파시즘적 상식과 다르게, 오염을 받아들이는 신체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나는 이 사태를, 그다지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시빌 바이오 소사이어티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 기분 나쁜 사회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뒤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90년대부터 서서히 형성되어 왔던 것이다. 그것이 이번에 어떤 일정한 위치를 명확하게 점하게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지금 시점에서는 어디까지나 징후의 단계에 머물고 있어서, 아직 이것이 이 사회의 주류를 점하고 있지는 않다. 이러한 징후가 일본사회의 특질 때문에 그러한 형태를 취한 것일까, 아니면 어느 정도의 보편적인 것일까 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판별할 수 없다. 원자력 발전 사고로부터 3주간, 우리들은 현재, 이 위치에 있다.

역자- 신지영

* Japan-Fissures in the planetary Apparatus 라는 블로그(http://jfissures.wordpress.com/) 에 2011년 4월 3일에 실린 글을 필자인 이케가미씨(池上)씨의 허락을 받아 번역/게재한다- 역자

* 저선량 피폭지대(低線量被爆地帯)라는 용어는 이케가미씨가 도쿄의 피폭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말이다. 피폭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정 수준의 방사선량을 넘어섰을 때 피폭당했다고 판단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아무리 적은 양일 지라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거나, 적은 양일지라도 서서히 축적됨에 따라 피폭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방식이다. 이케가미씨는 후쿠시마로부터 200km떨어져 있지만 도쿄에도 방사능이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저선량 피폭지대로 정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http://nomadist.org/xe/110722

응답 1개

  1. 남승국말하길

    “자신들이 측정했던 수치가 들렸다고 슬그머니 발표했다.”

    들렸다고 -> 틀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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