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신인류가 정치사회학 지형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2년 촛불집회였다. 촛불집회는 전위들의 의식화교육과 지휘를 통해 체계적으로 전개되지 않고 신인류의 자발적 각성에 의해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저항운동이었다.
이번에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일종의 ‘세대론’이다. 소위 386세대, x세대, 88만원세대, 촛불세대, 안녕세대까지 각종 ‘세대론’들은 너무나 손쉽게 생겨나고 너무나 손쉽게 사라진다. OO세대라는 신조어들이 불편한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뭐 툭하면 반복되는 신세대(new generation)타령이냐?’와 같은 세대론에 대한 불만들 말이다. 하지만 세대론에서 중요한 것은 드레스코드처럼 주기적으로 도래하는 ‘반복’ 그 자체가 아니다.
‘한겨레21’의 이번호(986호, 2013.11.18) 표지에는 박근혜 씨가 한복 입은 모습과 함께 ‘L’état c’est moi(짐이 곧 국가다)라는 글씨가 겹쳐져 크게 인쇄되어 있다. 이른바 ‘봉건군주(적 통치방식)의 도래’를 알리는 도발적 ‘카피라이팅’이다. 내게 봉건군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를테면 교수대에 매달린 반역자와 시민들과 같은 죽음의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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