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Releases

  • 지오 in 동시대반시대 2013-03-13
    새해 첫 날을 천안에 있는 엄마 집에서 보낸 나는 밤늦게야 서울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석 달째 이사문제로 속을 썩이는 집이었다. 집 계약은 만료된 지 오래인데 새 집 주인은 도무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엄마는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만 내려오라는 눈치를 시시때때로 보냈다. 나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고작 1년, 아직은 서울에서의 독립생활을 좀 더 누리고 싶었다.
  • 지오 in 동시대반시대 2013-01-14
    밤새 두텁게 쌓인 눈에 소리마저 덮여버린 듯 학교는 고요했다. 파랑은 건물로 들어가는 하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보는 유리 너머 세상은 백색이었다. 마치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보는 듯이 백색의 세상은 현실감이 없었다. 소실점 저 끝으로 하늘은 흡수되어 갔다. 스피커에서는 GOD의 ‘거짓말’이 흘러 나왔다. ‘싫어, 싫어’ 여자의 외침이 들렸다. 파랑은 차 문을
  • 지오 in 동시대반시대 2012-07-18
    <두 개의 문>을 봤다. 유가족들의 비통함이 얼마나 절절할 것인지 남의 고통을 들여다봐야 하는 불편함에 미리부터 잔뜩 움츠렸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 날 있었던 사건을 전달하는 데 충실했다. 유가족들의 비통함이나 어느 한쪽의 입장을 대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망루에 올라야 했던 농성자들과 명령이었기 때문에 열악한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경찰 모두가 피해
  • 지오 in 사상가 특집 2011-10-06
    안녕합니까. 카프카 세미나를 시작한다며 열에 들떴던 봄의 계절은 어느덧 가을로 접어들었고 카프카 세미나도 종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단편이 끝나고 장편 세편을 남겨놓고 있지요. 이미 여러 차례 고백했다시피 이 작가가 저에게 끼친 영향은 실로 막대해서 전 요즘 무엇을 하던 카프카를 떠올립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적인 것들이 저와 너무나 닮아있어서 사람들이 이 사람 왜 이런거야, 란 말을 할 때마다 속으로 뜨끔하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