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수유너머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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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AdornoTW1
    우울과 허무주의는 철학에서 언제나 끈질기게 따라붙는 물귀신 같은 것이었다. 철학뿐만이 아니다. 그리스 시대의 비극을 포함해서 모든 예술작품은 그것이 허무와 구원의 문제로부터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어째서 그럴까? 어떻게 ‘허무주의’는 하나의 ‘~주의’로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길바닥에 앉아 한탄하는 자들을 가리켜야 할 것이 아닌가? 우울과 절망이 어떻게 철학자의 사유의 원동력이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일까? 아도르노의 책 가 그렇다. 어찌보면 이 책은 우울과 절망으로 점철된 염세주의자의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밑도 끝도 없는 어둠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 0729-045
    지난주에 여강만필의 필자로 계시는 김융희 선생님 댁에 다녀왔습니다. 함께했던 멤버들은 병권, 은유, 단단, 꼬기, 그리고 유나, 서형으로 모두 수유너머R의 식구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갔던 것이 언제였는지... 잘 기억도 안 납니다. 별로 바쁘게 살았던 것도 아닌데 어쩌다보니 그리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그것도 산 좋고 물 맑다는 강원도 연천에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껏 부풀었더랬죠...
  • 89372_98364_5840
    를 보고 있자면 이게 정말 4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란 말인가 하고 뜨악하게 된다. 끊임없이 난무하는 폭력과 지나치리만큼 자세한 강간장면 등 각종 폭력이 종합세트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순전히 폭력의 강도만을 놓고 보면 더 자극적일수록 상품가치를 높이는 오늘날에는 더 한 것도 왜 없겠느냐마는,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과 사회를 유지시키는 최소한의 기초에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갈긴다는 점에서 보면 는 진정 폭력적이라 할 만하다...
  • 는 광기가 빚어내는 영웅성이 어떤 식으로 체제의 결함을 교묘히 가려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그리하여 영화가 현상 유지를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권력과 얼마나 쉽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다. 가 사상 최대 관객을 기록한 를 누르고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각종 굵직굵직한 상들을 싹쓸이 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권력과 쉽게 결합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
  • 총 안 쏘면 감옥 가는 세상

    현민형이 병역거부 선언을 했다. 예정대로라면 입대를 해야 하는 날, 그는 홍대 근처의 조그만 카페를 빌려 입대 대신 몇 명의 기자들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을 불러놓고 자신의 결심을 털어놨다. 얼마 전까지도 각종 차별과 배제에 반대하며 운동권에 몸 담아왔고, 더 좋은 삶을 만들어 보려고 공부도 열심히 하던 사람이었다. 열 장이나 되는 병역거부 선언서를 낭독하면서 그는 눈시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