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명동성당에서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생명․평화미사가 열렸다. 1987년 6월 항쟁이후 23년 만에 열린 시국미사라고 한다. 비단 명동성당에서만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팔당 두물머리에서, 남한강 여강선원에서, 낙동강 상주에서, 금강선원에서, 그리고 거점화되지 않은 수많은 곳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
“내가 짝사랑이란 의미를 배운 것은 사람보다 강이 먼저였습니다.” 백발성성한 그가 낙동강에 눈길을 던지며 애틋함을 터놓는다. 하지만 짝사랑의 진짜 불행은 만나고 싶을 때 만나지 못하는 것이라면, 그의 짝사랑은 복되었다. 언제 찾아가도 낙동강은 옥빛 물결 넘실대며 너른 품으로 맞아주었으니까. 그렇게 낙동강 1300리 물길에 ‘그 집 앞’ 드나들듯 하기를 36년 세월. ...
5월 2일, 과 그 주변의 친구들, 그리고 홍대 앞 생명 평화모임 회원들과 함께 정부의 대대적인 구호활동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낙동강엘 다녀왔다. 파우스트가 보았다면 감동의 대사를 던졌을 놀라운 기적의 현장,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한 기적의 공사장이었다. 넓고 조용하던 강 위엔 수많은 포크레인이 떠있고, 나뭇잎 한 장의 도움도 없이 묵직한 덤프트럭들이 줄지어 강을 건넌다. ...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던 봄날의 오후, 흐르는 강물에 발을 담그고 걸었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강바닥에선 금빛모래가루가 흩날렸다. 강물 안에는 송사리들이 이리저리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산의 푸르름이 와 닿아 비친 연초록 빛의 강의 표면은 복잡했다. 깊이 숨을들이마셨다가 내뱉었다. 옷이 물에 흠뻑 젖은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강 옆을 지나다녔고, 한 임신부는 남편의 손을 잡고 ...
그동안 파괴와 살육에 시달리는 강의 비명소리를 진즉부터 듣고 있었음에도 선뜻 현장을 향해 걸음을 내딛지 못했던 건 사소한 일상을 핑계로 한 '귀차니즘'에 기인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따라서 휴일 아침의 이른 새벽, 단잠을 포기하고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울 리 없는 게 당연하다 싶기도 했다. 당장이라도 침대로 돌아가고픈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강을 향하며 '강이 더 망가지기 전에..'라는 문구를 주문처럼 되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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