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질문한다. “아예 그럴 것, 차라리 법적 테두리 안에 들어와서 보호를 받으면서 하면 깨끗하고 또 안전하지 않을까요?” 현장에 있으면서 상당히 많이 받는 질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지난 2007년 (사)성매매근절을 위한 한소리회에서는 창립 20주년과 성매매방지법 시행 3주년을 맞아 ‘독일의 성노동 합법화, 그 이후 우리는 왜 반성매매인가?’라는 주제를 갖고 국제회의를 기획했다 ...
지난 몇 개월 동안 내 활동의 주요 공간은 W-ing이었다. 재작년, 연구실 학술제 주요 행사였던 ‘현장인문학 워크샵’의 인연으로 그곳에서 강의도 하고 행사 때마다 얼굴도 비치곤 하다가 우연찮게 좀 더 가깝게 사귈 기회를 얻었던 것이다. W-ing은 탈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쉼터와 자활훈련작업장, 그리고 그룹 홈과 임대주택을 포함한 주거공간이 있는 곳이다. 여기서 ‘친구들’은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고 일하면서 지낸다. ...
나뭇결이 벗겨지고 손때가 묻은 둥그런 밥상. 생선조림과 묵은지찌개, 호박전, 가지나물, 겉절이 등 9첩 반상이 올랐다. 푸짐하다. 게다가 3월 하순 다순 햇살이 비스듬히 밥상 위로 쏟아지니 잡지의 화보처럼 입맛을 돋운다. 첫술을 뜨며 두런두런 이야기 오가고 젓가락이 스친다. 반찬이 금세 동났다. 밥 한 그릇 뚝딱 비운 식구들은 가위바위보로 설거지 당번을 정하느라 왁자지껄 소동이다. ...
얼마 전 세상을 놀라게 한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이 있었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소녀에게 일어난 끔직한 사건, 물론 김길태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 사건 직후 성폭력과 관련한 수많은 논쟁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성폭력과 성매매의 연관성에 대한 기사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3월 11일자 중앙일보 사설에는 우리 사회는 남자들의 성욕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면서, ‘홍등가가 여염집 규수의 정조를 지킨다’ 는 엣 말을 떠올리며, 가난하고 소외된 젊고 늙은 남자들이 적당한 가격에 성욕을 해결할 곳이 없어졌다고 개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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