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준

Releases

  • insang
    예술과 모더니티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상주의 회화의 의미는 각별하다. 인상주의는 나폴레옹 3세의 제2제정기, 즉 오스망에 의해 파리의 대규모 도시계획이 주도되었던 1800년대 중반의 도시문화를 배경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상주의는 비단 회화의 운동에 국한된 예술적 의미 외에도 모더니티의 등장이라는 사회사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 658_바우만
    어떤 책들의 매력의 적절한 질문에서 비롯된다. 사회적 문제나 현실과 긴밀하게 관련된 책들을 읽을 때, 우리는 저자에게 ‘그래서 어쩌라구?’에 해당하는 현실적인 답변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 현실적 기대 없이 책을 읽는 것이 가능할까? 현대사회를 분석한 많은 책들이 우리의 선택을 벗어나거나, 일회적인 독서의 대상에 그치는 까닭은 이 답변의 현실성(즉각 사용할 수 있음!)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 dsas
    16세기, 토마스 모어가 “불안과 고삐 풀린 공포가 제거된 세계를 그린 자신의 청사진”(지그문트 바우만)에 ‘유토피아(utopia)’라는 이름을 붙인 이래, 근대는 유토피아를 향한 열망으로 충만한 시기였다. 알다시피 유토피아는 ‘선한 곳’을 뜻하는 에우토피아(eutopia)와 ‘존재하지 않는 곳’을 뜻하는 우토피아(outopia)라는 두 개의 그리스어를 동시에 의미하는 것이었다. 근대적인 의미의 진보주의자들에게 진보는 유토피아라는 (도달할 수 없는) 허상의 뒤를 쫓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사람들 각자가 생각하는 유토피아의 구체적 형상은 달랐을지 몰라도, 더 나은 세계에 대한 희망을 유토피아로 표상한다는 점에서 근대적인 열망은 단일한 것이었다. 프레드릭 제임슨의 「유토피아의 정치학」은 이런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이 사라진 이후의 현실에서 시작된다.
  • 8961471295_1
    알랭 바디우의 ‘비미학’은 ‘미학’과 ‘반미학’ 모두를 겨냥한 철학적 개념이다. 그의 『비미학』은 “비미학이라는 말은 철학과 예술이 맺는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처럼 “철학과 예술이 맺는 관계”를 사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정작 ‘미학’이라는 단어에는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철학과 예술의 관계가 ‘미학’이 아니고 왜 ‘비미학’이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이 의문에 대한 설명을 발견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독서가 될 것이다.
  • 263_지그문트+바우만
    바우만에 따르면 우리는 ‘유동적 근대’에 살고 있다. ‘유동적’이란 모든 것이 가변적이고 불확실하여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는 이런 불확실한 것들을 제거하려는 기획 전체를 근대성으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근대는 진보와 생산의 시대로 이해되지만, 바우만이 보기에 그런 고정적 근대성(solid modernity)은 필연적으로 부정적 결과로서의 유동적 근대성을 생산한다. 그는 근대의 기획에 따른 엔트로피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유동적 근대성의 형상을 ‘쓰레기’라는 것으로 설명하거니와, 이것은 비단 매일처럼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투기물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 한국 최고의 서평잡지를 만들어보는 것은 제 꿈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평’이라는 글쓰기 형식이 마케팅의 일부가 되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형식의 ‘서평’으로 잡지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책들은 저마다의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이란 세계를, 인간을, 특정한 현실을 사유하는 방식과 시선의 표현물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상품화를 우려하는 시선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좋은 책들이 출간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