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왕

Releases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3-12-01
    지난 추석에도 고향에 다녀왔다. 팔순 노모는 이번에도 이것저것 싸 주신다. 항상 팔 남매 모두에게 더 많이 싸 주지 못해서 안달이시다. 일곱째인 내가 고향 뜬 지가 28년이다. 큰형님이 출가한 40여년 전부터 그 오랜 세월 여덟 자식들에게 싸 주고 또 싸 주신다.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3-10-21
    새벽 다섯 시 반. 집사람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거의 동시에 꺼진다. 집사람이 반사적으로 끈 거다. 30분 후 다시 울린다. 알람 끄고 다시 잠들어버려 허겁지겁대는 경우가 허다한 집사람의 자구책이다.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3-01-14
    엊그제 옥상에 쌓인 눈을 치웠다. 그 동안 몇 번이나 왔던 눈이 거의 고스란히 쌓여 있어서 꽤 힘들었다. 다 치우고 나서 앉아서 쉬다보니 지난 가을에 추수해서 종자하려고 조, 수수 이삭들을 걸어 놓은 게 눈에 띈다. 헌데 가까이 가서 보니, 이런! 새들이 쪼아 먹어서 조 이삭이 꽤 상해 있고 새들은(주범은 멧새들!) 사람이 있는데도 근처까지 왔다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2-11-22
    20대 때 서울에서 자취를 했었다. 뭐 자취야 지방 소도시에서 재수시절에도 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집도 가깝고 누나 동생이랑 같이 있었기 때문에 ‘주부’노릇까지는 하지 않았었는데 서울에서의 자취는 ‘주부’가 되어야 했다. 시장을 직접 봐야 했다. 헌데 생선을 사면 손질해준다며 대가리를 떼 내어 버리고 무를 사면 무청을 잘라내 버리고 뿌리만 주는 거다.
  • 최요왕 in 수유칼럼 2012-10-27
    '사람이 지 똥을 3년을 안먹으면 병에 걸린단다.' 올해 여든 둘 되신 내 모친의 말씀이다. 나는 농사꾼이다. 유기농 농사를 하고 있다. 9년전 귀농을 하면서 관행농이 아닌 유기농을 선택했다. 유기농의 중요한 가치인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면서 세상을 살고싶어서였다. 이 두가치의 상관관계를 보자면 지속가능이 담보되면 안전성이 가능하지만 안전성의 담보만으로 지속가능성을 이루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