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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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끼 오이소! 동피랑 몬당꺼지 온다꼬 욕 봤지예! 짜다리 벨 볼 끼 엄서도 모실 댕기드끼 어정거리다 가이소’ 자글자글 주름꽃 핀 할매의 다정한 목소리 들리는 듯하다. 이는 동피랑 마을에 설치된 통영사투리 간판이다. 표준어로 옮기면 ‘어서 오세요. 동피랑 언덕까지 오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별 볼거리가 없어도 마실 다니듯이 천천히 둘러보세요.’ 라는 뜻이다. ...
  • 이름은 주문이다. ‘이르다’는 뜻의 이름에는 저마다 타고난 사명이 담겨있다. 땅이름도 그렇다. 인천(仁川)은 어진 내, 어진 흐름이다. 물길이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던 시절 인천은 근대화의 진입통로였다. 항구에서 받아들인 서구문물을 서울로 실어냈고 외지사람들은 여기서 성공하면 서울로 나갔다. 엄마처럼 정성스레 품어 내어주는 곳이 인천이었고 그 중심에 배다리마을이 있다. ...
  • sros23 in 동시대반시대 2010-06-02
    지난 5월5일, 어린이날 아침 7시. 동네의 초등학교에 일군의 아저씨들이 모였다. 각자 가지고 온, 혹은 빌린 트럭을 타고 동네교회 (목양교회), 대안학교 (이우학교), 생협 (이우생협), 지역쎈터 (좋은친구쎈터)로 이동해 당일 마을어린이날 행사에 필요한 물품, 책상, 의자, 천막, 음향기기 등을 싣고 온다. 속속 도착한 아줌마들과 함께 , ...
  • 이런 저런 지면에 공동체가 소개되면서(영상 매체는 극구 사양하지만, 글로 소개하고 소개받는 일은 종종 있다.)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공동체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다. “어디서부터가 공동체요?”라는 질문에 처음엔 당황했다. 공동체의 영역을 알리는 ‘표지’ 없음으로 그 분들은 헷갈리셨던 거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강북구 인수동 북한산 아랫마을 곳곳에 살고 있다. 어디부터 공동체라는 표지는 없다. ...
  • 해방촌은 마치 혈관처럼 곳곳에 골목길이 나 있다. 옛스러운 타이포그래피로 사람을 반기는 세탁소 간판들, 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달려가는 아이들.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이 동네의 모습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새 아파트로 깔끔하게 정리된 동네가 된다면 해방촌에서는 더 이상 옛 시간을 품은 듯한 풍경들을 볼 수 없을 것이다. ...
  • 남산 중턱에서 해방촌을 바라보았다. 즐비한 교회의 첨탑들이 마치 중세 이탈리아의 한 도시를 연상시키는 듯했다. 조그만 동네를 압도하는 커다란 해방교회에서부터 "멸공"을 부르짖는 반공교회, 그 외에도 집 한 켠 세워진 조그마한 교회들까지. 정말 많은 교회들이 해방촌에 세워져 있었다. 해방촌은 해방 직후 갈 곳 없는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