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호

Releases

  • NudaVita_still_03
    이 영화의 첫 이름은 였다. 앙코르와트? 박상훈감독이 시나리오를 보여주면서 왜 앙코르와트인가를 설명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앙코르와트가 갖고 있던 어떤 ‘이미지’와 그가 영화에서 말하고자 했던 이미지가 겹쳤던 듯하다. 그러나 앙코르와트는 이미 지워져 버렸다. 이름 없는 이름, 사라져 버린 이름의 자리를 〈벌거숭이〉가 대체했다. 이 벌거벗은 삶이 앙코르와트가 드러내고자 했던 이미지와 등치되는 것 같지는 않다.
  • 수유너머 문에서 보내는 여름은 조용하고 시원합니다. 더 나가 약간 심심하기까지 합니다. 편집진은 재미있게 써달라고 하는데, 사실이 이렇다보니, 재미있게 쓰는 것은 역부족입니다. 여름이라고 해서 특별한 게 없습니다. 여름인데도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 은 아니고요, 다른 코뮤넷처럼 여름 강좌나 특별세미나를 만들고 싶어도 아직 역부족입니다. 특별할래야 특별할 수가 없네요. 수유너머문의 친구들은 특별나
  • 최진호 in 앎과 향연 2012-06-15
    에피쿠로스는 항상 우정을 유용성과 관련시켜 이야기했다. ([자기배려와 우정(1)]). 푸코의 설명에 따르면 에피쿠로스는 친구가 존재함으로서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도움에서 가질 수 있다는 확신과 신뢰, 즉 친구들이 우리가 그들에게 보내는 우정에 화답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 그 자체가 행복을 보장해주는 요소라고 파악했다. 친구들과 우정에 부여하는 신뢰 속에서 즐거움과 동요의 부재를 확보할 수
  • 최진호 in 사상가 특집 2012-05-30
    데리다는 [마르크스 유령들]에서 '햄릿'을 등장시켜 '시간의 이음매가 어긋나있다' (Time is out of joint)는 말을 반복해서 상기시킨다. 사실 우리는 미래를 예측가능하길 바라고 예측에 따라 행동하지만, 데리다에 의하면 이런 예측은 불가능하다. 시간의 이음매가 어긋나 있는 한 미래를 예측하려는 체계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의 시간이 우리에게 열릴 수 있다
  • love
    최진호 in 앎과 향연 2012-05-08
    이 아름다움의 큰 바다로 향하게 되고 그것을 관조함으로써, 아낌없이 지혜를 사랑하는 가운데 많은 아름답고 웅장한 이야기들과 사유를 산출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결국 거기서 힘을 얻고 자라나서 어떤 단일한 앎을, 즉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것에 대한 것으로서의 앎을 직관하게 됩니다
  • 최진호 in 앎과 향연 2012-04-05
    고소인들 앞에 소크라테스가 서 있다.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사형에 처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아테네인들은 이 현인을 재판장으로 끌고 들어왔을까? 소크라테스를 고발한 멜레토스의 중요 논거는 청년들의 타락이다. 교사로서 소크라테스가 청년들에게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했으며 그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 자신의 말에 의하면 그 원인은 다르다. 왜 그가 악명을 얻고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