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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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3-05-10
    저 요즘 기타줄 좀 튕깁니다. 작년 연말 아는 친구로부터 기타를 한동안 배운 이후로, 요즘은 혼자서 주구장창 한 곡만 매일 연습합니다. 그 친구에겐 일주일에 한번씩 3개월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서 겨우내 연습을 잘 하지 못하다가 날이 풀린 요즘 다시 기타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연습은 더도 덜도 아닌 매일 딱 10분정도만 합니다. 감을 잊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반복되는 일이지만 새로운 곳에서 ‘틀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기타 잘 치는 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처음 기타를 칠 때는 기타줄을 누르는 왼손가락이 ‘아려서’ 애를 먹었습니다.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배기는 과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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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에서 3년을 먹고 자며 살아왔던 청년들이 있다. 기숙사, 연구실이 아니라 캠퍼스 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공간을 점거하면서. 모임에 함께 할 수 있는 자격을 특별히 두진 않았지만, 대부분 이 학교를 다니면서 등록금을 내고 있거나 냈던 이들이다. 대학에 자본을 투입했으니 나름 그곳을 점유할 권리가 있고 일정지분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왜 그랬을까. “최신식 기숙사를 더 지어달라” “대학생을 위한 공공기숙사를 지어달라” “월세 보증금을 지원해달라”고 여느 친구들처럼 요구하지 않고 길바닥에 텐트를 짓고 살아야 했을까.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3-03-28
    우선 일러둘 것이 있습니다. 충분히 ‘진보적’인 ‘헌법적 가치’들을 준수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공동체적 법질서 내에서만 최선의 도리를 다하려는 사람들이라면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햇수로 4년째 입니다. 고려대를 다니던 김예슬씨(이하 김예슬)가 기업-자본의 하청업체가 되어버린 대학을 그만두며, 아니 ‘거부’하며 ‘탈주’를 ‘선언’한지 천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3-03-13
    지난해 3월부터 친구들이 세들어 살기 시작한 단독주택에, 늦은 봄인 5월 부터 제가 ‘쳐들어가’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해가 바뀌어 다시 3월이 되었고, 겨울을 막 벗어나고 있으니 나름 사계절을 다 지내본 셈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거실에 창도 크고, 방도 3개나 있을 정도로 작은 규모가 아니어서 그런지 살기에 부족함이 없고 참 좋았습니다. 적어도 가을까지는 말입니다. 그런데 올 겨울을 보내고 나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2-11-23
    5년만입니다. 사실상 대선이 시작 된지 꽤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참 재미없습니다. 국가권력과 아주 먼 위치에 있는 저 같은 사람들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누가 되든 크게 상관하지 않습니다. 사실 문제는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가 아니라, ‘누가 되어선 안 되느냐’일 것입니다. 어디 반대표 던질 곳은 없나요?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2-10-27
    오랜만에 TV를 봤습니다. ‘힐링캠프’에 장기하가 나옵니다. 4년 전에 발표된 ‘싸구려 커피’라는 불량스러운 노래와 우스꽝스러운 율동으로 유명해진 가수입니다. 이 노래는 이른바 88만원세대의 우울하고도 약간은 찌질 해 보이는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장기하 본인이 직접 그 곡을 쓰고 말을 붙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노랫말에 적힌 상황을 경험해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자취를 한번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2-09-14
    다음 주면 저는 반 년 넘게 해오던 알바를 그만 둡니다. 그만두면서 가장 아쉬운 건 역시 ‘돈’입니다. 돈 문제는 ‘생존’과 직결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텐데요. 이제 저와 우리의 ‘생존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이 일을 시작할 때, 저를 고용한 사람이 그러더군요. 스스로를 알바생이라고 말하지 말랍니다. 그 대신 ‘자원봉사자’라는 말을 쓰라고 그러더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2-08-09
    이 더위 잘 보내고 계십니까?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으로 된 강이 흐릅니다. 정말 ‘무지하게’ 덥습니다. 요즘 같은 더위에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무언가 깜박깜박 잊어버리는 일은 예삿일입니다. 이른바, '멘붕'이 오지않으면 다행이지요.
  • 주노정 in 편집실에서 2012-07-18
    며칠전 강정 마을에 사는 친구가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두물머리에 일이 생겨 잠시 머문다고 합니다. ‘재판 승소 파티’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조만간에 ‘나랏님’들이 또 ‘쳐밀고들어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답니다. 그런 배경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강정 소식을 물었습니다. “힘들다”합니다. 지친 표정이었습니다. “이제 그만 강정을 떠나 살아야겠다”고 합니다. 몇 주 전에 만났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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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이 말이 자꾸 입에 맴돕니다. “아, 덥다! 어디 시원한 거 없나?” 그래서 저희가 세 가지 맛 아이스크림을 준비했습니다. 짜잔! 맛있겠죠? 사실, 저희가 준비한 건 이 아이스크림이 아닙니다. ‘알-스크림(R-scream)’입니다. 말하자면 ‘R의 외침’인데요.
  • 지난 3월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가 폭파되기 시작한 이후로, 5월 들어 MBC 언론노조의 파업은 100일을 넘겼고, 삼성공장 노동자가 32번째로 백혈병을 앓다 세상을 등졌다. 그 밖에도 너무 많은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다. 어떤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전부 중요하고 긴급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 그 모든 사건들이 나에게는 결국 아무것도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