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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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hoto08
    6월 28일 일어난 일이다. 그 전날, 마흔 한 번째 촛불집회 때, 상동 총무님이 이야기를 전했다. 밀양시청 허가과로 한전의 적치장 및 진입로 허가 신청이 접수가 되었다고. 허가가 떨어지면 곧장 공사가 들어오는 것이다. 서서히 올 것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양시청을 향해서 정당한 의사 표시는 해야겠다는 생각 정도 했다. 대책위 회의에서‘내일, 시간 되는 대로’ 시청에서 모이자, 이런 정도로 결의가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5-23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 스윗 홈(My sweet home)>을 보았다. 용산 참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싸우다 부상을 입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끝내 법정 구속된 세 사람의 이야기다. 영화를 본 지 한 달이 다 되었지만, 지금도 거기 나온 세 사람, 김창수, 김성환, 천주석 님의 얼굴은 잊혀지지 않는다. 기차를 타고, 어디를 가는 길에 차창에 볼을 기대며 신록이 짙어가는 차창 밖을 바라보다가도 영화의 한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4-25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가끔 학부모들 앞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 ‘교육불가능’을 떠들고 다니는 전직 교사라 하니, 무슨 이야긴가 들어보고 싶은 마음들일 것이다. 가로세로 떠들고 나면 질의응답 시간에 가끔 ‘당신은 자식을 어떻게 키우는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나는 ‘자녀 교육’이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같은 세태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교육한다는 말 또한 여러 의미에서 적절치 않
  • tal5-1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3-21
    죄책감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감정은 아니다. 죄의식에 짓눌리는 느낌이 감각의 문을 막아버릴 때, 자아는 병들기 십상이고, 그것을 타인 앞에서 드러내면 위선이 된다.책임감이란, 끝내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것이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무엇을 책임질 수 있으며, 책임져야 한다는 말인가. 시대에 대한 책임감을 운운하는 이들 치고 가증스럽지 않은 이가 드물었다.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2-29
    드디어 3월 4일 녹색당이 창당한다. 서울, 경기, 부산, 대구, 충남에서 1,000명 이상의 발기인을 확보함으로써 그 까다로운 설립요건을 충족하게 된 것이다. 정의, 자유, 통합 따위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새누리 따위 유치찬란한 수사가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2-01-17
    나꼼수를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어제 밤 민주통합당 당대표 후보 인터뷰를 다룬 ‘봉주 2회’편을 들으면서 탁 들었다. 갑자기 들었던 생각은 아니고, 한동안 쌓여왔던 느낌이 ‘봉주 2회’를 들으면서 자기 자리를 잡았다고나 할까. 그 순간은 깊은 밤이었는데, 지난 몇 달간 나꼼수를 들으면서 생겨난 여러 일들이 스쳐갔고, 핫바지에 방귀가 새어나가듯이 나꼼수에 대한 애정이 스스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1-12-21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와 양치를 하러 나가려는 길에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난데없는 일이었다. 불과 사나흘 전에도 그가 어디 현장지도인가 나가서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을 본 것 같았는데, 황당했다. 교무실 텔레비전으로 KBS 뉴스 속보가 정신없이 떠들어 대고 있었다. 핵 위협으로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었고,
  • lks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1-11-16
    잠자리에 들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모르겠다. 안철수의 1,500억 기부를 가끔 떠올렸던 것이 생각난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자신이 밝힌 바 그대로, 선의로 해석하고 싶다. 내가 성서에서 얻은 가르침이란, 가진 것을 내 놓는 일에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제는 이런 이야기는 어디 대놓고 할 데도 없다. 안철수는 ‘가진 자들의 의무’를 말한다. 가지지 못한 자들은 생각할 수 없는, 오직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권능의 행사다.
  •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1-10-18
    지난 주말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켠 이들은 심란한 장면을 보아야 했을 것이다. 우리 ‘가카’께옵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야구 모자를 쓰고, 디트로이트의 GM 공장에서 연설하는 장면, “내가 오바마와 함께 약속하건대, 한미 FTA가 여러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운운하며 어설프게 팔을 휘젓는 모습 말이다.
  • lks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1-09-09
    3차 희망버스 다녀온 밀양참가단의 이야깁니다. 딴지일보 버전으로 써 보려 하는데, 잘 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희망버스 3차는 그야말로 다이나믹 액소더스 아리가또고자이마쓰(사이 님의 노래에서 발췌) 되겠습니다. 18명(신부님은 우리랑 넘 멀리계셨으니 17명이라고 합시다)의 우리 밀양참가단은 박작가께옵서 급히 제작한 '밀양무속인협회 깃발'(수박과 색동손수건이 깃발로 펄럭이는, 좌중을 단연 압도했더랬죠) 아래 부산역에서 참하게 문화제 구경을 했더랬지요.
  • lks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1-07-25
    잊기 전에 기록해두어야 할 영화가 있다. 이라는 다큐멘터리다. 인권영화제에 서 상영되었는데, 주의 깊은 분들은 이미 봤을 것 같다. 나는 ‘너른마당’이라는 지역의 협동조직에서 하는 영화 모임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각각 합천, 함안, 창녕으로 귀농해서 농민운동에 뛰어든 세 여인들의 이야기다.
  • lks
    이계삼 in 수유칼럼 2011-06-20
    고향으로 내려온 지 10년이 되어 간다. 이제 촌놈이 다 된 것이다. 가끔 서울에 볼 일이 있어 다니러 갈 때마다, 내가 이런 곳에서 어떻게 10년이나 살았나 싶어진다. 서울역 대합실에만도 1~2만명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은데, 그 중에 내가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이 마음에 남는다.
  • hk_thum
    안녕하세요, 현민님. 처음 인사드립니다. 저는 경남 밀양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이계삼이라고 합니다. 현민님을 후원하는 분들의 카페에서 주소를 알게 되어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이곳은 그래도 남쪽인지라, 아직 꽃샘추위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입니다만 저희 집 마당에는 진달래, 산수유가 피었습니다. 남쪽 사는 특권이 이렇게 봄소식을 먼저 듣는 게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