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미술 전시회 소개로 말문을 열었으니, 오늘은 영화제 이야기를 해보자. 지금 압구정 CGV에서는 (8. 17~ 8. 23)이 열리고 있다. 고백하자면, 나는 미술을 생각하는 시간보다 영화를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고, 미술 전시회에 가는 것보다 영화관에 가는 일이 더 설레인다.
방학이니 미술관에 다녀와도 좋겠다. 무엇보다 여름 피서지로는 미술관만한 곳이 없다. 입에서 김이 날 정도로 강력한 에어콘이 나오는 데다가, 방학 때는 요런조런 유명작들도 볼 수 있으니, 아이들이 몰리는 낮 시간을 적당히 피한다면 알차게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이다. (1932). 사막 한 가운데 무언지 모를 걸쭉한 것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제목은 저 걸쭉한 모양새가 계란 프라이라고 말해주지만 여전히 모호한 건 마찬가지.
요즘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 일부러 목적지를 남겨놓고 한 두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걷는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남은 거리를 유유히 걸을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길지 않은 이 여백의 시간에 아주 가끔 기대치 않은 장면들을 볼 때가 있다.
벤야민은 초현실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 운동’이니, ‘시적 운동’이니 하는 피상적인 것들이 아니라고 말했다. 초현실주의는 단순히 꿈의 재현을 외치거나 상상의 유토피아를 향해가는 낭만주의가 아니라는 말이다.
때로는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여 순간적으로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는 때가 있는데, 이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가 그러했다. '정의의 여신'이 상처를 입어 피범벅이 되었다. 아니 거꾸로 말해야 내 몸이 느낀 전율을 조금 더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라는 제목은 초현실주의자 루이 아라공의 시 ‘미래의 시’에서 따온 구절이다. 소위 ‘구체적 일상을 탁월하게 묘사한다는’ 평가를 받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의외로 ‘초현실주의적’으로 읽힐 여지가 많다. 그의 영화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여러 꿈 장면들은 이런 생각을 뒷받침한다.
예전에 보았던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가운데 한 장면이다. 성공한 의사인 빌 하퍼드(탐 크루즈)와 아름다운 아내 앨리스(니콜키드만)는 예쁜 딸과 함께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그러나 빌은 대학 동창으로부터 난교파티에 대해 듣게 되고,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듯 벌거벗은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집단 섹스를 벌이는 혼음파티를 목격한다.
아이패드2가 출시된 11일, 뉴욕 피프스 애비뉴 애플스토어는 밤 늦은 시간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두 시간 넘게 줄을 서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인파는 계속 몰려들었다. 애플에 따르면 일부 매장에서는 아이패드2를 사기 위해 늘어선 줄이 지난해 아이패드 출시 때보다 두 배 이상 길었다고 한다.
혁명의 시대가 도래했다. 각 방송 매체와 인터넷을 타고 이집트 시위 현장이 전하는 갖가지 모습이 세계 각국으로 실시간 전해지고 있다. 소식을 접한 개인들도 역시 개인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다른 이들에게 ‘재잘twit’거리면서 재빠르게 소식을 전한다.
이른 여름,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도시와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즐거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엷고 밝은 색조로 묘사된 먼 곳은 마드리드의 거리이고, 그 앞을 흐르는 것은 만사나레스 강이다. 당시 유행했던 프랑스풍 의상을 차려입은 젊은이는 숙녀에게 손을 뻗어 이시드로 성수를 받으며, 비스듬히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흰 양산과 레이스가 눈부시고, 부드러운 햇살이 도시의 성과 강의 물결을 비추는 이 포근한 오후는 5월 15일, 마드리드의 수호성인인 이시드로 축제일이다.
나는 악몽을 잘 꾸지 않는다. 머리를 베개에 대는 순간 잠이 들기 때문에 그 흔한 가위에 눌려본 경험 없고, 커피를 입에 대는 순간 졸리움이 몰려오기 때문에 스탠드는 종종 긴 밤을 홀로 지새운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쾌적한 수면조건을 부러워하겠지만, 난 가끔 그들이 부럽다. 세상에 얼마나 좋겠는가. 그 시간에 잠 안자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만화책도 보고. 남들의 두 배를 사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가드지 베리 빔바
글란드리디 라울리 로니 카도리
가드자마 빔 베리 글라싸라...
“그들은 타자기, 드럼, 갈퀴, 항아리 뚜껑으로 연주했다. 옆에서 사람들이 소리지르고, 웃고, 손짓 발짓으로 말한다. 우리는 사랑의 신음소리, 계속되는 딸국질, 시, 소 울음소리, 중세풍의 소음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이 내는 고양이 울음 같은 잡담으로 화답한다. 트리스탄 차라는 벨리댄스를 추는 무희처럼 엉덩이를 흔들어대고 장 얀코는 바이올린도 없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처럼 팔을 움직이다가 부수는 연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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