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호

Releases

  • 그냥 한 시간만이라도 학교를 늦추면 어떨까? 아니면 최소한 9시 30분에라도 학교를 시작하면 어떨까? 조금 늦게 일어나도 아이들이 여유를 가지고 준비할 수 있도록, 그러면 아침 돌봄을 하는 사람들도 너무 일찍부터 서둘지 않아도 되도록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하루가 당황스럽게 시작되지 않을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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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2-04-05
    할 말 못할 말, 들을 말 못 들을 말. 찬란한 말, 쓰라린 말, 참담한 말, 간절한 말, 희미한 말, 비정한 말, 흔드는 말, 지독한 말, 다정한 말. 사는 동안 숱한 말의 숲을 통과한다. 도무지 그 말이 어려워 서성이기도 했고, 그 말에 채여서 주저앉기도 했고, 그 말이 따스해 눈물짓기도 했다. 그렇게 추억이란 말의 기억이다. 그리고 어느 시인의 말대로 모든 흔적은 상흔이다. 완전한 제거는 없다. 누렇게 곰팡이 쓴 말들과 소화되지 않은 말들을 껴안고 한 평생 살아간다. 가끔 텅 빈 몸에서 말의 편린들이 덜컹거리면, 외로운 몸뚱이 안에서 들려오는 그 인기척이 반갑기까지 하다. 어느새 정이 든 게다.
  • 아담의 일상은 대략 이러하다. 수, 목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은 종로에 있는 장애인 야학에 다닌다. 장애인야학에서는 수요일에는 인문학 강좌를 하고 목요일에는 특별활동이 있는데, 작년에는 인문학강좌와 특별활동도 하던것 같더니 작년말부터는 별 흥미가 없는지 그만두었다. 아담을 처음 만났을때, 그가 노신의 책이라든가, 맑스의 자본론등을 인문학강좌에서 세미나를 통해 같이 읽었다길래 깜짝 놀랐
  • 노예들은 가축처럼 “사육”되다가 매매되었고 성적 대상물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호기심 어린 시선의 대상, 구경거리로 전락하기도 했다. 19세기는 진화론의 등장과 함께 근대적 의미의 동물원, 박물관들이 생겨나고 박람회(엑스포)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많은 것들이 당시의 지식체계에 따라 분류되고 또 스펙터클의 대상이 되는데 검은 피부의 불행한 영혼들도 백인들의 성적, 과학적, 이국적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이 분류와 전시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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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Z in 동시대반시대 2012-04-05
    디자이너로 업종변환 후 삼년. 독한 하청의 나선에서 내려왔다. 아, 후련하다. 근데 뭐 먹고 살지? 접어두고 일단 놀자. 마음먹고 일본을 다녀온 내게 탱탱이 말을 걸었다. '위클리 수유너머 커버 디자인 해보지 않을래요?? 페이는 많지 않겠지만' 응? 수유? 아... 주간지에 대한 감이 그닥 없었기 때문에 쉽게 하겠노라 말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쿠우에게 시간을 낼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다. 뭐지? 긴장이 몰려왔다. 나 뭐 실수했나? 다.행.히 위클리란다.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4-05
    세상이 가관이다. 가관이 아니다. 너무도 황당하다. 세상도 아니다. 세상은 조금도 변함없이 여전하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게 가만히 있는 이 세상을 자칭 잘났다고 생각하는 당신들이 콩이요 팥이라며 흔들어 난장을 친 것이다. 태고로부터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강물에 엉뚱하게도 조무래기 괴물이 나타나서 요동치며 휘젖는 꼴이다. 조금씩 달라져가며 가관이던 짖거리가 이제는 완전히 변해 정말 참담하다. 역겁고 지겨워 밥맛이 쏵 사라질 지경이다.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4-05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넝굴당>)은 2월 25일 첫 방송된 후 시청률 1위를 달리는 주말연속극이다. 특히 지난 주말 방영분에서는 그동안 쌓아온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은 폭풍눈물과 함께 앞으로 전개될 새 국면에 높은 기대를 모았다. <넝굴당>이 초반에 가장 공들인 설정은 친부모 찾기이다. 5살에 잃어버린 아들이 해외입양 되었다가, 우연히 이웃으로
  • 고병권2
    그는 학인이었습니다. 2009년 수유너머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년간 맑스도 읽었고 스피노자도 읽었습니다. 벤야민도 읽었고, 베르크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양명도 읽었지요. 처음엔 회사일 때문에 지각과 결석이 다른 이들에 비해 잦았습니다. “회사원인 채로, 농부인 채로, 학생인 채로, 예술가인 채로 지식을 생산하고 지식을 흘러넘치게 하려는 연구실의 활동이라는 말에 무작정 덤볐는데 사실
  • 하루 in 동시대반시대 2012-04-05
    우연을 필연으로 과장하는 행위가 사랑이라 했던가? 아무렴 어떤가. 이제 와서는 말할 수 있겠다. 2년전 그 술자리에서 가볍게 주고 받은 몇마디가 결코 시시한 우연은 아니였음을...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얼떨결에 주고 받은 몇마디로 서툰 연애를 시작하듯 염려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던 위클리 수유너머와의 만남. 그리고 그 시작에는 또 모든 연애가 그렇듯 이 인연을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