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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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gcat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28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애를 하나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인간 아기도 싸게 키우려면 얼마든지 싸게 키울 수 있고, 비싸게 키우려면 얼마든 비싸게 키울 수 있다. 동물 의료(시장)은 공공 의료보험으로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완전 의료 민영화 시장이기 때문에 어디가 어떻게 아픈가, 어느 병원에 가서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하는 예방접종이나 중성화 수술 비용 등은 평균가가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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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울질 (0)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22
    지난달에는 도시가스 요금 36,980원을 냈고, 이번 달에는 67,220원을 냈다. 전기요금은 지난달에 16,370원, 이번 달에는 19,490원을 냈다. 보일러는 틀지 않았지만 10월 말이 되면서 이불에 한기가 들어 전기장판을 켜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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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in 묘한 일기 2014-01-08
    고양이를 키우면서 받았던 질문 중에 기억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질문은 고양이를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들지 않냐는 것이었다. 가난한 나의 경제 사정을 뻔히 아는 사람 둘이 물어봤다. 이 질문이 대답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물리학을 전공했을 때 "물리는 뭐하냐? 그거 하면 벌어먹고 사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와 같은 막막함과 먹먹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 mimyo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2-17
    하루 종일 힐을 신고 서 있어서 발이나 종아리가 퉁퉁 붓거나, 저녁에 라면을 먹고 자서 다음날 아침 눈이 부어 있는 것과 달리 정말 살이 찌는 것은 서서히 일어난다. 어지간히 예민하지 않고는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라면 어느 정도 체중이 불고 나서야 살이 쪘다는 것을 알지, 시시각각 몸이 불어나는 것을 느끼지는 못한다. 석류가 이런 식으로 통통하게 살이 올랐다.
  • mimyo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2-10
    고양이와 산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주로 동생 때문이다. 동생은 생각해 본 적 없는 질문,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한다. 가령 “누나는 고양이 똥 치울 때 석류 키운 거 후회되지 않아?” 같은 말을 툭 내뱉는다. 정말 궁금해서, 내가 진지하게 대답해 주길 바라고 묻는 게 아니라 고양이가 똥오줌을 싸면 냄새가 나니까 짜증이 나서 하는 말인데 나는 이 소리에 한참 고민을 한다.
  • mimyo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2-01
    나는 대학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층짜리 원룸 건물에 산다. 반지하가 1층이고, 무허가 간이 건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건물에 붙어 있는 것 같지도 않은 옥탑까지 합쳐서 4층이다. 나는 2층에 살고 있다. 우리 집에 오려면 언덕을 올라와야 한다.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그 어떤 날도 언덕을 오르는 일이 만만하지는 않다.
  • mimyo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1-19
    발이 흰 고양이가 양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엎드려 있거나, 몸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 있으면 작고 동그란 양발이 꼭 밀가루에 데굴데굴 굴린 찹쌀떡처럼 보인다. 발바닥에 있는 분홍색 혹은 까만색의 말랑거리는 살은 젤리 같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흰 발을 찹쌀떡이라고 부르고, 발바닥은 젤리라고 한다.
  • 묘한일기5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1-12
    지난 일요일, 석류와 내가 함께한 지 199일째 되는 날 석류가 처음으로 울었다. 영국인에게 납치당한 모글리가 정글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듯 창가에 앉아 목놓아서 “으아아, 으아아아, 우아아, 으아, 으아아아, 아아아아아, 으아아아” 우는 석류를 보니 이대로 조금만 더 운다면 내가 견디지 못해서 고양이를 자연으로 방생해 줄 것 같았다.
  • cat1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1-04
    “그 머리 위에는 붉은 주둥이를 잔뜩 벌리고 눈동자가 불꽃처럼 이글거리는 그 끔찍한 짐승이 앉아 있었다. 그 짐승의 사악함은 나를 살인으로 이끌어 갔으며, 그 배신 같은 울음소리는 이제 나를 사형수에게 넘겨 주었다. 나는 그 괴물을 무덤 속에 함께 매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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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0-28
    개와 고양이의 가장 큰 차이는 개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고양이는 단독으로 생활한다는 점이 아닐까? 무리를 지어 생활을 한다는 것은 서열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 생활하는 것을 말하며, 단독으로 생활을 한다는 것은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개는 ‘충성스럽고 애교가 많고’, 고양이는 ‘도도하고 독립적’이라고 묘사하는 하는 것이 두 동물의 이런 생활의 차이를 가리킨다.
  • 123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0-21
    엄마는 동생과 내가 집에 들렀다 다시 서울로 올라가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고 말했다. 자식이 집에 들른 며칠 사이에, 거실에 누워서 텔레비전만 보다가 밥을 몇 끼 먹다가 갔는데도 그 빈자리가 허전한지 집에 갔다 오면 엄마는 며칠 동안 전화를 자주했다.
  • CAM00450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0-13
    갑자기 고양이를 키우겠다고 생각했다. 한쪽 어금니를 야금야금 갉아먹다가 어느새 신경으로 파고들어 갑자기 시작된 치통처럼 잠들어 있다가 깨어난 것 같기도 했고, 길을 걷다가 새똥을 맞은 것처럼 어디서 툭 떨어진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꼭 고양이였다. 개도 아니고, 거북이도, 금붕어도, 고슴도치도 아니고 고양이였다.
  • Camera 360
    송이 in 묘한 일기 2013-09-29
    고양이를 부르는 이름으로 애정을 알 수 있다면 나는 석류를 예뻐한다. 고양이 2살이면 인간 나이로 24살 청년인데 아장아장 걸으며 엉덩이를 씰룩거리니 아기처럼 보인다. 석류는 덩치가 크다. 엄마가 오십 평생 저렇게 큰 고양이는 처음 봤다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고양이 크기가 아닌 것 같으니 시골에서 버섯 농사를 짓는 사촌 언니네 집에 보내는 게 어떠냐고 몇 번이나 물어볼 정도다. 그런데 내 눈에는 아무리 봐도 크지가 않다. 인간과 고양이의 크기를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나보다 너무 작은 꼬맹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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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 in 글쓰기 최전선 2012-11-15

    지난 10월 내 동생 짱구(가명)가 전역하며 혼자 살던 집이 시끄러워졌다. 짱구는 입을 옷이 없다며 투덜거렸다. 며칠 동안 방에서 뒹굴더니 인터넷에서 알바를 검색했다. 내년 3월에 복학하기 전까지 다섯 달 동안 집에서 할 일도 없으니 바짝 돈을 벌어 “급전을 땡겨놓겠다”고 말했다. 22살 짱구는 외모에 관심이 많다. 알바비를 받으면 요즘 유행하는 워커 1켤레, 가죽 재킷 1벌, 싱글 버튼 블랙 울 코트를 사겠다고 단단히 …

  • 송이 in 글쓰기 최전선 2012-11-08
    <구여친들ex-girlfriends>은 지난 4월 송이와 해어린이 결성한 여성듀오다. 해어린의 '나도 누군가의 구여친이고 싶다!'는 외침과, 송이가 어떤 사정으로 집에 있던 구구구남친의 남방을 해어린에게 넘긴 것에서 영감을 얻어 그룹 이름을 정했다. <구여친들>은 그룹을 결성한 것 외에 공식적으로도, 비공식적으로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다. 골든디스크상 수상을 노리고 음반을 기획했으나 아직 구상에 머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