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훈(수유너머N)

Releases

  • 10월 5일 제주도청,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 함께 걷자! 강정에서 서울까지!”를 외치며 2012생명평화대행진의 전국 순회 첫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단지 이명박 정권 때문이라고 만은 할 수는 없지만 2012생명평화대행진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권하에서 크나큰 고통을 당해야만 했던 사람들이다. 이번 대행진의 모체가 되는 스카이액트(SKYact)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일터와 삶터에서 폭력적으
  • 그러니까 그것은 단지 영화적 상상력만은 아니었다. 근 미래의 프랑스. 파리시의 13구역이라 불리는 특정 지대가 일상적인 치안활동으로는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높은 범죄율이 유지되자 국가는 그 구역을 높은 콘트리트 벽으로 둘러싸서 격리시킨다. 13구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에는 중무장한 경찰들이 지키고 있어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그 곳은 일종의 거대한 수용소(camp)가 되어버린 것
  • 이미 언론지상에서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무수한 논의들이 오갔다. 선생님도 관련된 글을 몇편 기고하시고 토론회에도 참석하신 걸로 안다. 결국 질문은 이런 것이다. 진보진영 내부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그것이 단지 기존 권력이 장악하고 있는 절차적, 형식적 민주주의에 충실하다는 것 이상의 차별성은 없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기존의 절차
  • 한국 정치의 역사에서 민주주의만큼 오랫동안 논의되고, 또한 강렬하게 추구되었던 정치적 가치가 있었을까? 오직하면 한 시인은 민주주의라는 이름 ‘타는 목마름’으로 불렀겠는가? 그러나 군부독재가 물러가고 소위 민주화 세력이 집권을 하면서 이제 더 이상 민주주의는 ‘타는 목마름’을 불러일으키는 이념이지는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MB정권 출범 이후 우리는 곳곳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을
  • 2004년 10월 9일 췌장암으로 사망한 데리다를 기리며 작성한 추도사에서 발리바르는 ‘데리다의 정치’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흔히 데리다의 정치는 로 대표되며 정치적 선회라고 불리는 후기 작업들에 집약된 것으로 말해집니다. “얀 후스 연대의 한복판에서의 체코슬로바키아의 ‘반역적’ 지성인들에 대한 원조에서 시작해서, ‘외국인들’에 대한 공안정치와 낙인에 반대하여 유럽에서 피신권을
  • "자본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구멍에서 피와 오물을 흘리면서 태어났다." 소위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라는 불리는 자본의 탄생 과정을 분석하는 의 한 장에서 맑스는 자본의 탄생 과정을 이렇게 결론 내리고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사회적 삶을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체제로서 구축되기 위해서 농민들과 노동자들, 심지어 소자본가의 피를 요구했다는 말이겠지요. 다시 말해 자본의 기원에는 힘없는 자들의 피눈물이, 그들의 죽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 자기배려의 유령들과 만나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앎과 향연의 두 필자, 최진호-강민혁 인터뷰 앎의 쾌락, 삶을 바꾸다 정정훈 좀 의례적이기는 하지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최진호 저는 최진호라고 합니다. 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유너머는 12년째 하고 있어요. 수유+너머 초창기부터 참여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니까 20대 후반부터 수유너머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죠.
  • 이번 주 위클리 수유너머는 새로운 연재코너를 시작합니다. ‘앎과 향연’이라는 제목의 연재이지요. 수유너머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는 수유너머 문에서 공부하는 최진호, 강민혁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쓰는 코너입니다. 그리스 철학에 익숙한 독자라면 제목에서도 느껴지시겠지만 이 코너는 그리스적 주제를 다룹니다. 보다 정확히는 그리스-로마 철학에서 자기배려의 문제와 현재 우리의 삶의 문제를 연결시켜 고민해보는 장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렇습니다. 푸코의 자기배려라는 테마를 가지고 그리스-로마 철학을 다시 읽는 작업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 당신도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위대한 사유는 언제나, 익숙한 통념들을 산산조각 내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사람들 앞에 들이민다는 것을. 그래서 위대한 사유는 또한 항상-이미 위험한 사유이기도 하다는 것을. 하지만 이 위험한 사유는 또한 너무나도 매혹적이라서 거부하기 힘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우리 말 중에 ‘여항’(閭巷)이라는 단어가 있다. 백성들이 살아가는 일상적 장소라는 뜻 정도로 쓰이는 말이다. 이 여항이라는 말과 비슷한 뜻을 가진 일본어가 ‘치마타’(巷)이다.
  • 지난 1월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서 일본 교토에서 열린 작은 토론모임에 참석했다. 모임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국제워크샾’이라고 명명된 학술토론회였다. 한국과 일본의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이 모여서 ‘공간과 통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각자의 연구작업과 활동상황을 발표하고 서로에게 묻고 응답하는
  • young
    가 령 ‘무풍지대’나 ‘야인시대’라던가 ‘왕초’ 혹은 ‘모래시계’와 같은 TV드라마들이 알려주는 바처럼, 예전에는 정치깡패라는 것이 있었다.
  • 1

    지난 9월 27일 수유너머N 연구실에서는 ‘파리국제철학학교’를 다룬 다큐멘터리, 가 상영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일본의 동경수도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철학자 니시야마 유지가 만든 것으로, 일본은 물론이고 프랑스와 미국에서 순회 상영되었고 앞으로도 독일, 홍콩, 영국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니시야마 유지 선생은 이 순회 상영회와 더불어 오늘날 철학 연구와 교육을 위한 방식과 제도를 고민하는 이들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동시에 마련해왔다. 수유너머N에서 열린 상영회와 토론회 …

  • 312_발리바르
    근래 들어 다시 번역되기 시작한 발리바르의 저작들은 그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상당히 불식하고 있다.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중반까지 발리바르는 맑스주의가 처한 위기의 극복을 모색하는 맑스주의자로서 면모가 강했다. 의 역자해제에서 진태원에 따르면 그는 “자본주의 분석을 위한 탁월한 지침이자, 프롤레타리아트독재의 이론가”로 수용되어왔다. 하지만 근래 번역되기 시작한 그의 저작에서는 그런 작업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역시 진태원의 지적처럼 “이 책(-인용자)에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프롤레타리아독재에 관한 논의는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하겠다...
  • 바디우02
    바디우에게 정치란 근본적으로 국가와 무관한 것이다. 국가가 지배를 위해 권력을 운용하는 활동을 그는 정치가 아니라 ‘관리’라고 부른다. 바디우에게 정치란 이 국가 권력에 의해 계산되지 않는 존재들의 보편적 가치를 드러내고 그것을 선언하는 활동, 다시 말해 혁명적 실천에 걸맞는 이름이다. 이러한 그의 정치관은 사실상 그의 존재론과 깊은 관련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가란 상황을 지배하기 위해 상황에 속한 요소들을 재현하는 것이라면, 혁명적 정치란 그 재현의 질서에서 배재된 자들을 드러내는 사건이다. 그러나 바디우에게 이 사건이란 그 자체가 발생함으로써 모든 문제를 일소하는 신의 현현(데우스 엑스 마키나)과 같은 것이 절대로 아니다. 사건은 섬광과 같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을 만난 이후 사건에 충실해지는 ‘주체’이다....
  • 24_ud_03
    최근 국내에서 번역된 발리바르의 저작, < 우리, 유럽의 시민들?>을 관통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1990년대 유럽의 맥락에서 정치의 가능조건을 다시 묻는 것이다. 역사적 사회주의가 몰락, 제3세계로부터 이주해오는 인구들의 급증, 자본주의 질서의 전지구화, 유럽연합 건설 프로젝트의 구체화라는 정세 속에서 유럽의 정치적 환경은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급변하는 유럽의 정세 속에서 인종청소로 불리는 발칸 전쟁이 발발하였다. 동유럽에서 다양한 종족적 동일성을 통합하던 권력형태인 국가가 붕괴로 인해 집단적으로 심각한 동일성의 위기에 처하게 된 자들이 인종이라는 상상적 동일성을 통해 그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다른 인종을 자신들을 위협하는 타자로 설정하여 그들에게 잔혹한 폭력을 휘두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