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8원6일 아침, 나는 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의 현장에 써 있었다. 8원6일에는 다행히도 대집행이 되지 않았다. 어떤 폭력사태가 될까 걱정을 하던 나로서는 우리가 모여서 대집행을 막았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었으며, 마냥 단순히 기뻤다.
시집 한 권을 꺼내 읽고 있는데 그에게 전화가 왔다. 뭐하고 있었냐는 물음에 시집을 읽고 있었다고 시 한 편 읽어주겠다고 했더니 그가 물었다. "요즘 왜 이렇게 시집을 읽어?" 그러게 말이다. 나는 왜 시를 읽을까. 딱히 떠오르는 이유가 없어 그냥 좋다고, 요즘의 난 다른 어느 책보다 시를 읽는 게 참 좋다고 했다. 그가 말한다. "너 외로운가보다."
붐비는 도시의 토요일 저녁 6시. 서로의 공통점이 없는 몇몇 이들이 모여서 시를 읽는다. 시를 읽으며 시어와 시어 사이를 산책한다. 그 산책의 풍경은 때로는 건조하고 때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때로는 서늘하고 때론 통쾌하고 때로는 무섭도록 낯설고 때론 피비린내가 난다. 다양한 풍경의 길을 서로의 감각을 따라 시인의 의도를 따라 그 길을 함께 걷는다.
시세미나를 처음 시작했던 작년 10월 15일. 하필 그 날은 10월답지 않게 추웠고 비도 왔었다. 비를 맞아서 축축한 몸을 가누면서, 계속 고민했다. 시세미나, 갈까 말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간다 한들 계속 갈 수 있을까. 낯선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새로 이사했다는 삼선동 연구실도 너무 멀었고, 바쁘다기보다 지쳐가는 그 때의 일정에 또 무슨 사건을 만드는 게 내키지 않았다.
창피하게도 ‘행정대집행’의 ‘대’자가 ‘대신할 대(代)’인 줄 몰랐다. 막연하게 ‘큰 집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대신 집행한다’는 뜻이란다. 행정대집행법은 누군가 법률에 의거한 행정청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때 행정청(그 위임을 받은 제 삼자)이 ‘대신’ 이행하고 그 비용을 당사자에게 청구하도록 한 규정이다. 굳이 ‘대신’이란 단어를 넣고 또 나중에 비용까지 청구하도록 한 걸 보면, 공익을 위해 긴급히 해야 할 일임
“완전 다른 시집이야. 혼자 읽을 때와는 다른 시집이라니까” 시세미나 끝나고 나오는 길, 한 친구가 들떠서 중얼거렸다. 나도 그랬다.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세미나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달랐다. 낮이 밤으로 바뀌는 동안 여럿이 모여 시를 읽고 나면 어둡던 시집은 환해지고 모난 가슴은 둥글게 부푼다. 마른 장작 같이 뻣뻣하던 시집이 분홍빛 솜사탕처럼 끈끈하게 몸에 엉긴다. 좀처럼 속내를 보여주지 않
누군가를 만나 ‘나’를 소개할 때 우리는 ‘나의 무엇’을 말하게 되는가? ‘어디에서 태어났으며, 나이는 어떻게 되며’처럼 변함없이 증명할 수 있는 것, ‘누구와 살고 있고,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며’처럼 역할이나 위치, ‘어떤 사건들을 겪었으며, 겪고 있으며’처럼 깊이 있다고 여겨지는 완성된 과거들이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상대에게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며, 상대방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는 안정된 이야기
오심과 경기운영미숙으로 런던올림픽은 ‘개막식만 멋진 올림픽’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하기야 개막식은 최고였으니까. 근대의 성찰과 이 시대가 추구할 가치를 보여준 종합예술이었으니까.
이 더위 잘 보내고 계십니까?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등줄기에 ‘땀’으로 된 강이 흐릅니다. 정말 ‘무지하게’ 덥습니다. 요즘 같은 더위에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무언가 깜박깜박 잊어버리는 일은 예삿일입니다. 이른바, '멘붕'이 오지않으면 다행이지요.
한때는 우리에게 희망의 나라로써, 독일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멀면서도 가까운 매우 특별한 관계의 나라이다. 패전의 고통을 극복하면서 경제를 일으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그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비젼을 갖고 “한강의 기적”을 외치며 헐벗고 굶주린 속에서 허리띄를 졸라 맺던 것이 아직도 엊그제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우리의 광부들은 지하 1000m의 땅굴에서 석탄을 팟고, 간호원들
홍아야, 한번 만들어진 컴퓨터의 운영체계는 인간의 도움 없이 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할 수가 있니 없니. 운영체계가 뭔데? 컴퓨터에는 운영체계 또는 운영체제가 있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프로그램을 가리킨대. 이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응용프로그램이 작동되는데 필요한 하드웨어의 자
어느 서점에서 노동자를 주제로 한 잡지를 보고 있었다. 상담코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시민단체 활동가가 “한 달 월급이 100만원이 채 안 됩니다. 그렇지만 재테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재무설계사는 이렇게 말했다. “월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분들은 재테크라고 부르기도 힘들지만… 자산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그 뒤에는 보험과 적금 등에 ‘계란을 나눠 담고’ 가계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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