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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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요즘은 왜 글을 안 써?” “무슨 글?” "위클리에 글 쓴 지 오래 됐던데." 아뿔싸,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정말 잊어버리고 지냈다. 9월 1일자로 학교에 복직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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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나의 독서 행각 몇 가지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얼마 전 매주 참여하는 독서모임에서 안창모의 이라는 책을 읽었다. 대한제국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기까지의 역사 현장을 이렇게 책으로 생생하게 만나는 것이 무척 생경스러우면서도 반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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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의 진로나 직업에 관한 책이나 자료를 눈여겨보고 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에서 학교도서관에 비치하면 좋을 책 목록을 해마다 만들고 있는데, 올해의 목록 주제가 바로 '진로와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그냥 흘려듣는 신문 기사나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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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몸담고 있는 권장도서목록연구모임에서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을 고르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학교도서관이나 지역도서관에 가면 청소년 관련 도서가 꽂혀 있는 서가 앞을 서성거리는 일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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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카이스트에 다니던 한 학생이 안타깝게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카이스트 학생이 자살을 한 사건이 올해만도 벌써 세 번째라는 기사와 함께. 다음 날 신문에서 그 학교 학생들이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 지불하는 제도 때문에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고, 이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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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모임의 연구모임 중 하나인 권장도서목록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다. 얼떨결에 대표를 맡은 지 햇수로는 5년째에 접어든다. 정작 학교 도서관을 담당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내가(다행히도 내가 재직하는 학교에서는 학교 도서관에 전문 사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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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간의 제주 생활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제주로 내려갈 때의 예상과 마찬가지로 마음먹은 계획 중 10분의 1정도밖에 이루어내지 못했다. 그 중 하나가 아들 녀석과 중학교 1학년 1학기 수학 범위를 함께 공부하기로 했던 것이었다. 뭐 그리 대단하고 거창하게 공부한 것은 아니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한 단원씩 매일 함께 읽고 예제와 유제를 풀었다는 사실에 무척 뿌듯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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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 다시 제주도로 내려왔다. 아들 녀석에겐 마지막 초등 겨울방학이자, 나에겐 마지막 2개월 남은 휴직 기간이라 아무쪼록 뜻깊게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 일이 대개 그렇듯이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오히려 잘 보내기 힘들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기에 웬만하면 거창한 계획이나 기대 같은 것은 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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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최근에 전쟁을 다룬 책을 두 권 연달아 읽게 되었다. 하나는 세노오 갓파의 자전적 성장소설인 『소년 H』이고, 다른 하나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이다. 두 권 다 자발적으로 선뜻 골라서 끝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우연히(결국 그 우연이라는 것도 내가 만들어낸 것이긴 하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두 책을 읽게 된 것이다.
- 옛글에서 만나는 인생의 스승들 (0)나이 마흔이 넘으면 고전을 읽으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르치는 일 때문에 혹은 시험에 대비해서 이런 저런 책들을 의무삼아 읽어 왔지만, 고전을 읽으려는 엄두를 내본 적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지금 이 시대, 현재 내가 안고 있는 고민을 고전이 해결해 주지는 못할 거라는 막연한 거리감과 고전이 지니고 있는 딱딱함과 고리타분함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으리라. 그리고 일단 고전은 두껍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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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유 너머에서 고미숙 선생님과 함께 했던 마음 세미나를 끝냈다. 3월부터 시작해서 10월까지 했으니 꽤 긴 시간 동안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셈이다. 물론 중간에 마음이 흔들려서(내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본다는 게 무척이나 힘이 들고 고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빠지기도 했고, 여름에 제주에 내려간 기간 동안 참석을 못하기도 했다. 이제 세미나를 정리하고 나니, 이제야 겨우 내 마음자리의 언저리에 발을 디뎌 놓은 것 같은데, 무척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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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딸아이와 함께 모처럼 동네 도서관에 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이 무척 많았다. 나도 이참에 멋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며(아이러니컬하게도 나는 내 책을 보느라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데는 영 인색한 엄마다), 서가에서 근사한 그림책 몇 권을 골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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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존재하기 (0)한달여 일의 제주에서의 체류를 마치고 무사히 서울로 돌아왔다. 제주로 떠날 때는 그동안 하고 있던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가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찜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없어도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 약간 충격을 받기도 했다. 돌아와보니, 별일 없었기 때문이다.
- 시가 내게로 왔다 (0)하루에 버스가 단 세 번밖에 오지 않는 산간 마을에 은둔(?)하며 지내고 있다.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제주 시내나 어딘가로 가려면 큰맘 먹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여름은 어찌나 더운지 제주 도민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나는 나름 이 여름을 색다르게 즐기게(?) 되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못 보고 못 느꼈던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기에 오래 기억에 남을 여행이자 칩거 생활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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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에 있다. 남편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방학이 되자마자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 제주로 내려왔다. 공항에서 받은 제주도 지도와 뉴스를 보면 누구나 제주에서 가 볼 만한 곳이 정말 많고 여름을 지내기 딱 좋은 곳이라 생각할 것이다. 여기서 열흘 남짓 생활하는 동안 우리 가족도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본성(?)은 속이지 못하나 보다. 내가 이곳에서 꼭 빠뜨리지 않고 가보고 싶은 곳은 역시 도서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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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교사와 학생이 희망이다 (0)
좀스러운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부터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나이가 내 나이보다 많은가 적은가를 확인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아마도 어떤 일을 할 때, 이제 내 나이가 어리다고 변명하기에는 글렀음을 깨닫고 나서부터 이런 습관이 생겨난 것 같다. 이제는 내 나이가 적지 않고, 그러니까 나이 몫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자꾸 하나보다. 옛날에는 좋은 글을 읽을 때마다 저자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걸 …
- 너무 느긋하신 거 아니에요? (3)요즘 나는 내가 대한민국 국적이 맞는지 좀 걱정스럽다. 물론 얼마전 열심히 월드컵 응원도 했고, 6월 2일 선거에도 성실히 참여했으니 한국 국적이 맞긴 맞다. 근데 최근 만난 엄마들은 나와 이야기를 하면서 대한민국 엄마로서 내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얼마 전 옆집에 사는 초등1학년 엄마가 우리집에 차를 마시러 왔다. 일단 우리집에 아이들 책보다 내 책이 많은 걸 보고 엄마들은 무척 놀란다.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라 안 좋은 의미에서 놀라는 것이다. 애한테 기본적인 투자를 안하니까. 다른 집엘 놀러 가면 이제는 내가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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