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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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9-07
    지난 겨울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은 체, 유례 없는 강추위를 시작으로, 봄가믐이 여름까지 이어졌다. 타들어 가며 고사하는 농작물을 아무런 대책 없이 지켜만 보고 있는데, 또다시 몰려온 국지성 집중 호우로 이번엔 물난리를 겪었다. 곧이어 두 세 번의 작은 태풍은 다행히 이리 저리 비켜 가더니, 갑자기 메가톤급의 태풍이 새끼까지 뒷세우며 몰려왔다. 애비는 광풍의 힘자랑에, 새끼는 물벼락으로 산천을 온통 휘져었
  • 내 이름은 꽃돌이다냥~
    우리집 식구는 넷이다. 종으로 따지면 사람이 셋 고양이가 하나다. 누구는 고양이를 식구라고 부르는 것이 재미있단다. 그런데 정말 식구食口가 맞다. 비록 밥상은 함께 하지 않지만 같이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인 거다.
  • 지금 우리를 둘러싼 문제들 중의 하나로 영토문제가 있다. 어려운 문제라고 말해서 도피하는 게 아니라 비판적으로 검토를 해야 하겠다. 물론 국가주의가 높이는 것은 이번 영토문제가 처음인 것이 아니다. 거듭 있어 온 것이고 그 때마다 국가주의가 고요하면서 동시에 그것에 대한 비판적인 검토가 행해져왔다. 이러한 국가 간의 갈등에 대해서는 무시해도 되겠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가주의자 놈들의 싸
  • 어렸을 적에는 하도 예뻐서 숭어리(꽃송이)라고 불리셨단다. 하지만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그녀는 이미 손주를 셋 씩이나 둔 ‘할머니’였기에, ‘숭어리’라 불리던 그녀의 꽃 다운 시절을 상상하기란 참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문득, 그러나 계속 궁금해졌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
  • 나는 이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물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이것은 이제 나에게 ‘너’가 되었습니다. 혼자서 살던 나의 공간을 너와 나누어야 했고, 내 멋대로 쓰던 나의 시간을 너에게 할애해야 했지요. 너는 나의 쓰임을 복잡하게 만드는 참 불편한 존재입니다. 당신은 나의 글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의 장점을 읽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먼저 사과할께요. 전 저와 함께 사는 이의 불편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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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어김없이 하는 질문이 있다. “수니는 잘 있어?” 수니랑 같이 산지 5년째, 서울생활을 오롯이 함께 했으니 사람들이 그리 물어보는 것도 당연하다. 수니는 방황과 불면으로 점철된 내 이십대 후반의 산 증인이다. 아니 증묘라고 해야 하나.
  • 저는 어려서부터 강아지도 고양이도 안 좋아했습니다. 물론 갓 태어난 새끼들은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귀엽긴 합니다. 그렇지만 쓰다듬어 준다든지 안아준다든지 하는 건 잘 못하겠습니다. 눈으로만 봅니다. 새끼들도 이런데, 커다란 아이들은? 가까이 오면 피합니다. 길가다 마주치면 최대한 티 않나 게 멀리 피해서 갑니다. 물론 어렸을 땐 그들이 조금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무섭지는 않습니다. 무서워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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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보선 in 수유칼럼 2012-09-07
    사회 연결망Social Network 연구 분야는 사회학에서 오랫동안 막강한 위세를 떨치고 있다. 내가 공부를 했던 대학원에는 연결망 분야의 대가들이 포진해 있었다. 우선 해리슨 화이트Harrison White라는 일흔이 넘은 네트워크 이론의 대가가 있었다. 나는 그의 수업을 청강했는데, 학생 중 대다수가 그가 도무지 뭔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단지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학생 중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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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을 쓰려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나를 스쳐간 고양이가 벌써 다섯 마리나 된다. 그 중 세 마리와는 인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한 마리는 방생(?)하게 되었고, 한 마리는 잃어버렸고, 한 마리는 세 달쯤 전에 입양을 보냈다. 세 마리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방생한 냥이를 만났을 때는 아직 고양이와 함께 할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두 번째는 고양이를 찾아준다는 아저씨에게 24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면서까지 찾아보
  • DSC04012
    홍아야. 자꾸 어려운 얘길 꺼내서 자꾸 미안해진다. 홍아야, 네가 행복해야 하버지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란다. 재미없는 글 읽자니 너는 귀찮을지 모르지만 하버지의 행복론을 꺼낸 것도 그래서란다. 너도 그건 알거야. 너를 향한 나의 모든 언행이 너의 행복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들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