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수유너머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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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국이 어느 땐데 이 난리야? 사람이 죽었는데!”
검은 자동차 한 대가 반포주공아파트 단지 입구를 빠져나오다가 잠시 멈추었습니다. 운전자석 창문을 내리고 아주머니 한 분이 당장에 쫓아 나와 누구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로 소리를 지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님과 한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며칠 째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니 화가 단단히 난 것도 이해는 됩니다만, 아주머니의 마지막 말은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스무명 정도의 사람들이 실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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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융희 선생은 바다 건너편에 완도가 보이는 바닷가 마을 장흥 출신이다. 4형제와 아버지만 남겨두고 어머니는 일찍 돌아갔다. 선생의 나이 17살이었다. 남자만 득실거리는 집안에서 혼자 여자라 힘드셨는지 라며 어머니 죽음의 이유를 추측한다. 이듬 해, 아버지가 살림을 꾸리기 위해 재혼을 하실 무렵 사춘기 반항심에 혼자 서울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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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공부하며 데모와 마을, 여러 현장의 소식과 일본 내 사상과 동향을 칼럼으로 전해줬던 신지영 씨를 만났다. 위클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을 즈음, 지영 씨도 미국에서 1년 간 공부하게 될 예정이라 일본에서의 이야기를 마무리해야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미국행 준비를 위해 입국한다는 말에 만날 약속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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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하게, 길게 봐야죠 (0)새벽 6시. 비어있는 복도에서는 소리가 잘 울린다. 또깍,또깍,또깍. 여러 개의 구두 소리는 합창을 하듯, 돌림노래를 하듯 에코 효과를 내며 아침 공기를 가른다. 농성장 바닥에서 밤새 굳은 몸을 이리 저리 움직여 본다. 날이 많이 풀렸다고 해도 한 데는 한 데다. 어제의 피곤이 풀리지 않았는데 새로운 하루가 다시 밝았다.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 농성장의 아침 풍경이다.
- 고통과 새로운 삶 (0)한 때 이라는 드라마에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한 반면 두 주인공의 역설적인 캐릭터가 매우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여주인공 태공실은 산에서 조난을 당해 구조된 후 3년 간 의식 없이 지내다가 깨어났는데 그때부터 귀신을 보기 시작합니다. 사회생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숨어 지내야 하기 때문에 좋은 학벌에 미모도 소용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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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친정에 인사차 들렀습니다. 생선회며 수육이며 한 상 그득 차려진 밥상을 앞에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엄마가 아빠를 가리키며 한탄을 합니다. “맨날 얼굴보면서 밥묵고 하면 뭐하노. 남편이란 사람은 알지도 못하고.”
- 어머님은 어떤 여성일까 (2)지난 주 TV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았습니다. 매주 금요일밤 EBS에서 방영하는 고전영화코너였습니다. 마침 남편이 출장을 갔고 일주일의 긴장이 확 풀어지는 ‘불금’이라 넋을 놓고 영화를 보는데 영화 속 캐릭터들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주말의 명화 같은 코너에서 자주 봤던 영화인데도 새롭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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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짜 세계인가? (0)“와, 쌤도 그 영화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신기하다!” 이야기가 어쩌다 드라마 으로 흘러 나도 좋아한다고 말을 했더니 K는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은 코난 도일 원작 추리소설 를 현대물로 각색한 영국 BBC TV드라마 시리즈다. 감각적이고 전개가 빠른 영상과 주연배우 배네딕트 컴버배치의 괴팍한 천재 연기가 아주 매력적인 영화다.
- 도시의 가난함을 넘어서는 싸움 (0)시부모님(저는 혼인신고서에 잉크도 안 마른 새내기 유부라 이 호칭이 어색하네요. 남의 옷을 입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언제 몸에 맞는 옷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매번 남편의 부모님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그냥 이렇게 써야겠지요)은 20 여 년 전 서울 살이를 청산하고 경기도 포천에 들어가 살고 있습니다. 집 앞 뒤로 텃밭을 일구어서 당신들 먹을 채소 정도는 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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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이에요. 제 인생의 반성문. ” 박상훈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반성문이라고 말했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반성을 한 사람의 얼굴이 왜 개운하지 않을까. 잘못했다고 말한다고 잘못했던 일이 사라지진 않는다는 걸 가슴을 치고 반성해본 사람은 안다. 영화를 보면서 속이 답답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반성의 속성 때문이다.
- 개편합니다 (0)지난 7월 1일 수유너머R이 해방촌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몇 년 간 연구실을 드나들며 함께 공부해왔던 한 사람은 이삿짐을 싸다가 낚여 정식회원이 되었습니다. 고된 이사가 관계의 매듭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어떤 힘으로 작용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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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총선에서 처음 ‘레즈비언 있다’라는 구호가 등장했을 때 성소수자 안에서도 양극단의 반응이 나왔다. 조용히 잘 살고 있는데 왜 이런 얘기를 하냐는 사람도 있었고, 눈물을 흘리며 감동한 사람도 있었다. 누구나 못 본 척, 모른 척 했던 존재가 우리 눈 앞에, 바로 나의 옆에 있음을 선언하는 말이었다. ‘나는 게이다, 나는 레즈비언이다’라는 커밍아웃은 선언하는 주체에게 용기있는 결단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감내할 것을 강조한다. 한국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의 고통과 눈물은 이제 전 국민이 알게 됐다. 반면 ‘있다’는 선언은 커밍아웃과 다른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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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연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은 곳에 다리를 걸쳐놓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응해준 오김은 대표적인 문어발식 활동가다. 아니, 거미줄 같다고 해야 할까. 많은 것들이 그녀가 쳐놓은 거미줄을 타고 흐르고 연결된다. 그 줄이 몇 개인지 헤아리고 분류해내기도 벅찰 정도다. 마레연을 탄생시킨 성소수자유권자연대에 이어 2011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보트 피플(vote people)을 구성했다.
- 당신의 일주일 (0)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금요일 밤입니다. 자정이 지났으니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이네요. 노트북을 펼치고 지난 일주일을 돌아봅니다. 편집자의 말을 써야 하니까요. 월요일에는 집 계약을 했습니다. 저는 세입자이지만 2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는 것이라 인터넷을 통해 새로 들어올 세입자를 직접 구해야했습니다. 계약 당일 집주인 아주머니가 남의 일 대하듯 “새로 구해온 세입자가 남자라 마음에 안 드네, 계약 조건이 마음에 안 드네” 딴소리만 자꾸 해대는 통에 애를 먹었습니다.
- 아이들을 밀어내는 학교 (1) (0)작년 10월부터 노원구립 청소년지원센터에서 아이들 만나는 일을 시작했다.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소위 문제 청소년, 위기 청소년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가출, 금품갈취, 학교폭력, 학업중단(결석), 학대/방임, 성학대, 임신, 인터넷(게임)중독, 우울/무기력 등의 상태에 놓여있을 때 위기라고 부른다. 지원센터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위에 열거한 문제들을 중복해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 아이들을 밀어내는 학교 (2) (4)“거기 날라리들이 다니는 학교 아니에요?” 내가 위탁형 대안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하자 한 중학생이 보인 반응이다. 나도 딱히 반박할 수가 없어서 그렇다고, 수긍했다. 그게 현실이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날라리들을 요즘은 위탁형 대안학교로 보낸다. 관 내의 학교에서 보내주는 부적응 학생들이 위탁되는데 다니던 학교의 학적을 유지하면서 한 학기 동안 출석을 대안학교로 한다.
- 너의 얼굴 (1)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다. 실눈을 뜨고 운동장을 한 바퀴 훑는다. 점심시간이라 운동장은 아이들로 가득하다.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다니는 아이, 철봉에 매달린 아이, 한쪽 구석에서 땅따먹기 하는 아이, 정글짐 꼭대기까지 올라간 아이. 공을 차는 남자 아이들은 “여기로 보내” 연신 소리를 지르며 시끄럽다. 저 중에 있을텐데. 내 눈은 여기 저기 다른 아이들의 얼굴에 가서 걸린다. 목표물을 찾지 못한 나는 안달이 난다.
- 괜찮지 않아도, (2)괜찮은거니? 요즘 위클리 수유너머의 안부를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겨울 위클리 발행이 사전공지 없이 몇주간지연된 기간이 있었습니다. 근래에도 사정은 썩 좋지 않아 업데이트 요일도 들쑥날쑥하고 올라오는 원고의 수도 적습니다. 충분히 걱정할만합니다. 저도 걱정됩니다. 어쩌면 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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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진, 조, 위, 한, 제, 연, 초의 7개 국이 패권을 다투며 전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춘추시대는 다른 나라를 정벌해도 완전히 멸하지 않았는데 전국시대는 전쟁 패배가 나라의 멸망을 의미하는 무자비한 시대였습니다. 패한 자가 모두 죽임을 당하는 전쟁이 끊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는커녕 목숨도 보존하기 힘들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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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치회의를 왜 해야 하는지 이유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대요. 그래서 그날 공부방에 놀러와 있던 졸업생에게 물어봤어요. 옛날에는 자치회의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졸업생이 그때는 공부방에 돈도 없고 급식도 없는 때라서 오늘은 뭐하고 놀지, 내일은 뭐 먹을 지를 자치회의에서 아이들끼리 의논하고 결정했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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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아래위로 휘몰아치던 날, 그 풍경을 같이 보고 있던 연구실 동료에게 말했습니다. “이런 날은 밤새도록 술을 마셔야해요.” 이날 밤 오랜만에 취했습니다. 분분이 날리는 눈송이를 보며 한잔, 두잔, 석잔... 맞은 편에 앉은 친구와 근황을 나누다가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섭섭했던 이에게 전화해서 꼬부라진 목소리로 투정도 늘어놨구요. 다음날 아침, 세상은 하얀 눈가루를 뒤집어쓰고 빛나고 있더군요. 전날의 술주정은 모두 그 속에 덮여있을 거라 믿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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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향긋한 방울토마토 (4)생리양이 많은 둘째 날, 피를 흠뻑 머금은 면생리대가 묵직하다. 찬물에 하룻밤 담궈 놓으면 선홍빛 핏물이 쫙 빠져나온다. 피냄새가 약간 비릿하지만 꾸릿꾸릿하지는 않다. 생리혈 자체의 냄새는 역겹지 않은데 화학생리대를 쓰면 냄새가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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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민주시민의 기본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말한다. 여당도 말하고 야당도 말한다. 모두가 말한다. 그런데 만약 투표를 하지 않고 투표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면? 나는 민주시민일까 아닐까. 아무리 투표를 하고 싶어도 투표를 할 수 없다면? 나는 민주시민일까 아닐까. 내게 중요한 문제에 관심없는 후보들뿐이어서 투표를 하고 싶지 않다면? 나는 민주시민일까 아닐까? 선거 때마다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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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되면 선거를 가지고 뭘 해야 하지 않나, 대응을 해야 하지 않나 이래서 빈민연대 차원에서 정책을 만들고 들이밀고 하는 정도 활동을 한다. 홈리스는 운동이 안 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긴 하다. 빵이 급한데 깃발 들자고 하는 거니까. 그렇긴 하지만 복지지원을 직접 하는 건 아니니까 지원을 연계하고 계속 사람을 남기기 위해서 야학도 하고 이런저런 활동을 한다. 더디긴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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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허해 뱃속까지 찬바람이 드는 것 같은 겨울날이면 굴국을 끓입니다. 손질해놓은 굴 한 바가지, 크지 않은 무 한 덩이가 필요해요. 굴은 찬물에 여러 번 헹궈내면서 붙어있는 껍데기를 잘 골라냅니다. 손이 빨갛게 시려오지만 대충하다보면 나중에 빠각, 어금니 사이에 껍데기가 끼일지도 몰라요. 이제는 무를 다듬습니다. 껍질을 긁어내고 채를 썹니다. 씹히는 맛이 있는 게 좋으므로 채칼보다는 그냥 칼을 써요. 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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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뿅뿅~쿵짝쿵짝. 트로트와 일렉트로닉 리듬이 묘하게 뒤섞인 사운드, 울긋불긋 조명. 알록달록한 모자와 옷을 입고 나타난 야마가타트윅스터. 그가 이끄는 대로 우리는 홀린 듯이 홍대 앞 도로에 뛰쳐나갔다. “돈만 아는 저질, 돈만 아는 저질!!!” 집회신고도 도로점거의 계획 없이도 불법을 저지른 순간의 흥분은 잊을 수가 없다. 우리는 도로에 그어진 금만 넘어선 게 아니었다. 몽환적인 비트 속에서 골반 돌리기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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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받은 공연이 없을 때 “구루부구루마”를 끌고 다닌다. 노란색 몸체에 모서리마다 파란 형광띠를 두른 작은 구루마에는 책과 음반이 담겨있다. 극동방송국 앞에서 시작해서 상수동 삼거리, 홍대 정문 앞을 찍고 걷고 싶은 거리에 들렀다가 KT&G상상마당 앞에서 마무리한다. 한 곳에 2-30분 머무른 후 다음 장소로 구루마를 끌고 이동한다. 음반의 가격이 정해져있지만 실제 받는 돈은 그때마다 다르다. 손님이 잘못 들
- 솔직해줘서 고맙습니다. (3)이번 추석 전날 집에는 식구가 달랑 셋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나. 최소 인원 대여섯은 되던 명절 집풍경이 조금 썰렁하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고등어를 구워라 갈치를 구워라 반찬 걱정이시다. 가난한 서울자취생 둘째 딸래미가 싱싱한 생선은 입에도 못 대지 싶은가보다. 노릇하게 굽힌 도톰한 갈치살 위에 직접 양념간장을 올려주시며 어서 먹으라고 성화다. 이렇게 먹어야 맛있다며 뼈바르는 것까지
- 안전이 너희를 자유케하리라? (2)초등학생 때였던가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가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뒤에서 나의 성기를 만지고 지나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린 나는 아저씨가 왜 잘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똥침을 놓고 가지, 하며 의아해했죠. 아저씨가 나를 성추행했다는 건 커서야 알았습니다. 성인이 되고서도 몇 번 더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대낮에 북적대는 쇼핑가에서도, 귀가길 지하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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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이 어김없이 하는 질문이 있다. “수니는 잘 있어?” 수니랑 같이 산지 5년째, 서울생활을 오롯이 함께 했으니 사람들이 그리 물어보는 것도 당연하다. 수니는 방황과 불면으로 점철된 내 이십대 후반의 산 증인이다. 아니 증묘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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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커먼즈 인터뷰 (1)워크샵 다음날 카페 커먼즈 분들이 별꼴 카페에 놀러왔습니다. 와타나베 상, 타카하시 상, 사카이 상, 니시지마 상과 따님, 미쿠도 상, 마츠모토 상, 이시다 상이 함께 인터뷰해주셨어요. 와타나베 상이 유스트림으로 인터뷰 장면을 생중계했는데요, 다시 보기가 가능 하니 궁금하신 분은 검색과 클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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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커먼즈의 사람들이 놀러온다는 소식에 수유너머N에 처음 가보았습니다. 처음 가 본 곳이 새로운 것은 당연하지만, 평소의 수유너머N과 카페 커먼즈의 사람들이 있는 수유너머N은 저에게 분명 다른 장소겠지요. 이튿날 삼선동 수유너머R과 별꼴카페가 커먼즈의 사람들로 채워지자 다른 공간이 되었던 것 처럼요. 덧붙이자면 수유너머N의 두 분이 저를 일본인으로 순간 착각하셨습니다. 서로에 대해 낯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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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수가 없다. 노트북의 커서만 깜빡거리고, 종이 위의 펜은 그 자리에서 멈춘다. 내가 보고 온 것을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듣고 무엇을 보았는가. 그것들은 나에게 무엇이길래 한마디가 주저스러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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