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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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아야, 만약에 인간이 반사체계를 스스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바람직하게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바람직한 반사체계로 바꿀 수 있겠니? 하버지, 어떤 반사체계가 바람직하지? 그걸 알아야 그렇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가 있지 않을까? 그 그렇구나.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싶으니까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생각이나 언행을 반사하면 바람직한 반사체계지. 행복하게 만드는 반사체계로 바꾸고
  • 황진미 in 씨네꼼 2012-09-22
    김기덕 감독의 방송출연이 줄을 잇는다. <두드림>, <강심장> 2회, <피플 인사이드>, <수요기획>, 라디오<손석희의 시선집중> 2회. 수상 후 귀국기자회견은 YTN으로 생중계되었다. 대부분의 방송은 수상 전 영화홍보를 위해 출연한 것이다. 언론과 친하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정신 건강 증진 종합 대책’에 의하면 내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생애주기별 정신건강검진이 실시될 예정이다. 취학 전 2회, 초등생 2회, 중고들 각 1회, 20대 3회, 30대 이후 각 10년마다 2회씩 정신건강을 묻는 문답지를 개인들에게 발송한다. 이 문답지에 본인(아동의 경우 부모)이 답을 기입하여 회신을 하면, 위험군인지 아닌지를 가려내어 위험군인 경우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 잇단 성폭력범죄는 사람을 떨게 한다.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범행 행태는 무섭다. ‘짐승 같은 놈들’의 범죄는 만인을 충격과 공포에 빠트리고, 분노하게 한다. 국가의 최소한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려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정부는 여러 대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낸다. 의회를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다르지 않다. 당장은 큰 이슈를 따라가는 것도 숨 가쁘지만, 조금만 호흡을 가다듬고 살펴보면,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
  • 가만 보면 살면서 감사히 생각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 요즘같이 흉흉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가는 것을 보면 그래도 험한 꼴 안당하고 이제껏 살아온 것에 다시금 감사한 마음이 생길 뿐이다. 최근에 특히 아이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잔인한 일을 두고 ‘인면수심’을 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공분들이 대단하지만, 난 왠지 괜히 짐승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뿐이다. 그건 짐승만도 못한 짓이지, 짐승들이
  • 난 내 또래 사람들이 좋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어른들에게 공손한 친구, 머리를 여우꼬리처럼 묶어 내린 여자아이, 전학 와서 해맑은 웃음을 짓고 공부까지 잘 하는 남자아이, 스케치를 잘 하고 춤을 잘 췄던 친구, 차분하고 미소가 예쁘고 커피를 좋아했던 누나까지, 내가 좋아했던 이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았다. 그만큼 난 사람 볼 줄 알았다. 이들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으니까. 난 깊은 관계보다는 그들과 똑같이 성
  • 지킴이 친구D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2-09-22
    “혼자 있다”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도쿄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는 이 말이 의심스러웠다. 혼자 있으면 기억 속 사람들이 얼마나 소란스레 말을 걸어 오는지. 그 중에서도 대추리에서 만난, 지금은 두물머리에 사는 지킴이 친구D는 많은 순간 나와 함께였다. 그녀가 어딘가에서 지킴이로서 멋지게 살 것이란 생각이 나를 바로 세워줄 때가 많았다.
  • 2012년 6월 14일 저녁 6시 50분. 홍대입구역 3번 출구를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기는데 “지잉”하고 손에 든 핸드폰이 울린다. 내달리다 시피 걷고 있는 발걸음이 꼬일까 주의하면서 황급히 핸드폰 폴더를 열었다. [전에 교육학 세미나 하던 방으로 오시면 돼요~] 역시 먼저 와 있구나.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오늘도 회색빛 교복치마 차림으로 연구공간 수유너머N에서 저녁을 먹은
  • 술값 (1)
    나의 주요 활동보조 업무 중 하나는 ‘컵 홀더’가 되는 일이다. 동건씨가 처음 시설에 나왔을 때 보였던 외출욕은 사그라든지 오래다. 어쩌면 애초부터 외출욕이 그리 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혹은 선택하는 외출지란 한정되어 있었고, 그 반복됨에 내가 먼저 지루함을 느꼈고, 그도 아마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던 것 같다.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2-09-22
    넓은 연천 들판이 벌써 익어가는 벼들로 황금 물결이다. 콩밭을 지키는 쑤욱 자란 수숫대도 이삭을 피웠더니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다. 어느새 바짝 자란 들깨 숲엔 흰꽃이 만발하여 벌들의 노랫소리가 풍아롭다. 진녹색 고춧대에 매달린 빨간 고추도 짙게 눈부시며, 주렁 주렁 메달린 쑤세미, 조롱박이 오지다. 오곡은 영글고 푸성귀도 싱싱하며, 푸나무서리에 곤충들도 분주하다. 태평 세상에 흥겨워 콧노래라도 나올 법
  • 그러니까 그것은 단지 영화적 상상력만은 아니었다. 근 미래의 프랑스. 파리시의 13구역이라 불리는 특정 지대가 일상적인 치안활동으로는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높은 범죄율이 유지되자 국가는 그 구역을 높은 콘트리트 벽으로 둘러싸서 격리시킨다. 13구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에는 중무장한 경찰들이 지키고 있어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 그 곳은 일종의 거대한 수용소(camp)가 되어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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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생 때였던가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가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뒤에서 나의 성기를 만지고 지나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린 나는 아저씨가 왜 잘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똥침을 놓고 가지, 하며 의아해했죠. 아저씨가 나를 성추행했다는 건 커서야 알았습니다. 성인이 되고서도 몇 번 더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대낮에 북적대는 쇼핑가에서도, 귀가길 지하철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