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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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원개발촉진법’은 1978년 유신정권 말기에 제정되었다. 전원개발사업자의 선정부터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의 승인과 주민 등의 의견 청취, 그리고 사업 시행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조리로 점철되어 있는 이 법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밀양 송전탑 건설의 법적 근거가 된다. 때문에 전원개발촉진법을 파악함은 밀양에서 벌어지고 있는 절차상의 문제를 드러냄과 같다.
  • 전기와 자기는 별개의 것이었다. 그런데 1820, 30년대에 외르스테드와 패러데이를 통해 둘은 서로 전환 가능한 것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패러데이와 맥스웰에 의해 전자기는 뉴턴 식의 원격작용이 아니라 장을 통해 전파(傳播)되는 것임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졌다. 맥스웰은 그 전자기장(場)을 수학 방정식으로 통해 진술하는 데 성공하였고, 헤르츠에 의해 그런 수학적 구조물이 실재한다는 게 입증되었다. 전자기장은 실재했던 것이다.
  • “상황이 점점 심각해졌다. 두 가정이 시도되었지만 모두 실패하였다. 첫째는 운동하는 물체가 에테르를 운반한다는 가정이다. 그런데 광속이 광원의 운동에 대해 독립적이라는 사실은 이 가정과 모순된다.” 이 가정은 갈릴레오의 상대성원리를 비롯한 우리의 모든 상식에 부합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와 모순된다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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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영화를 보면서 꿰어 맞췄던 퍼즐은 마지막 신(scene)에서 산산이 흩어져버렸다. 주인공들을 그저 현실물정 모르는 청년들의 유희라고 판단했던 내 생각들이, 순수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다고, 그들은 그저 어른아이라고 생각했던 내 판단들이, 마지막 신에서 송두리째 뒤집혀 버렸다.
  • mimyo
    송이 in 묘한 일기 2013-11-19
    발이 흰 고양이가 양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엎드려 있거나, 몸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 있으면 작고 동그란 양발이 꼭 밀가루에 데굴데굴 굴린 찹쌀떡처럼 보인다. 발바닥에 있는 분홍색 혹은 까만색의 말랑거리는 살은 젤리 같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흰 발을 찹쌀떡이라고 부르고, 발바닥은 젤리라고 한다.
  • “내가 할게.” 우리가 이구동성 하는 말이다. 전 직장에서 각자 베테랑급으로 일했던 우리는 제 나름대로 ‘열심’을 빼면 시체였다. 어지간한 ‘열심’으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성향,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태도, 몸에 밴 성실함, 그것이 우리가 가진 미덕이자 자부였다.
  •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3-11-19
    창상지변(滄桑之變). ‘뽕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으로, 갑자기 환경이 천양지차(天壤之差)로 확 변함을 뜻하는 말이다. 현대인들의 재기(才氣) 넘치며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신조어들이 넘쳐난 요즘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 창상지변(滄桑之變)과 같은 뜻으로 쓰인, 지금 엄청 변하고 있는 세상을 보면서, 내가 모르는 신조어(新造語, 새로 만들어진 말)가 분명 또 만들어졌을 것 같다. 그 말이 나는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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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하필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11월 7일, 2013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날이었다.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메인에는 시험의 난이도와 수험장에서 발생한 해프닝에 관한 글이 가득했고, 그 사이에 올해도 어김없이 수험생의 자살 소식이 끼어 있었다
  • 지안 in 편집실에서 2013-11-19

    코뮨이 무엇일까? 내가 수유너머라는 코뮨에 발을 들인 후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그것이었다. “코뮨이 무엇인가, 코뮨은 어때야 하는가?” 어떤 사건이나 누군가의 혹은 나의 행동, 무슨 말에 대해서 ‘이건 코뮨인가? 저건 코뮨인가?’ 라고 재고, 따져보고, 생각해왔었다. 사실 나는 꽤 오랫동안 공동체라는 이름에 강한 반감을 가진 사람이었다. 공동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종교나 민족 혹은 가족, 학교를 자동적으로 연상시켰다. 나는 어릴 적부터, 그 …

  • 지안 in 동시대반시대 2013-11-19
    밀양에서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마을 주민들 그리고 연대해오는 각종 사람들이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공사는 여전히 강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현장을 소개하면, 송전탑은 산 위에 세워지고 산 위로 갈 수 있는 통로는 경찰이 완전히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 밀양에서 신고리 원전 공사에 사용될 위조부품으로 공사에 불합격이라고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전은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밀양 송전탑은 명분없는 일임이 분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눈과 귀를 닫은 정부와 한전은 고집스럽게도 공사를 강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