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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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12월 19일의 선거는 이렇게 지나갔다. 존재하는 무엇이 그처럼 존재하는 어떤 이유가 실존해야만 할 것이라고 믿는 한 우리는 맹신에, 다시 말해 모든 것의 말해질 수 없는 어떤 이유에 대한 믿음을 살찌울 것이다. 그런 이유를 결코 발견할 수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믿거나 믿기를 열망할 수밖에 없다. 사실성에 도달한 것
  • 철학사적으로 흄(1711~1776)을 어떻게 위치지울 것인가? 그를 통상 얘기되는 방식대로, 합리론(이성주의)과 경험론(경험주의)이라는 틀 내에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한가? 오히려 흄의 철학을 정념의 물질성을 기반으로 ‘지각’을 중심에 놓고 정신을 이해한 유물론자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인간주체를 이야기 하면서도 흄은 그것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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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영진 in 사상가 특집 2013-01-24
    영화 『밀양』에서 아들을 잃은 신애(전도연)는 길 위에서 서럽게 울었다. 흐느껴 들썩이는 그녀를 카메라가 뒤따라갔을 때, 그녀의 등을 와락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 사람은 비단 나뿐만 아닐 것이다. 이 장면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상대의 슬픔을 보거나 듣는 것이 아니라 만질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신애의 통곡 씬을 통해 관객은 자신도 모
  • 공원 숲속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블루텐트
    신지영 in 수유칼럼 2013-01-24
    2013년 새해 첫날. 모두 가족과 지낼 테니까 유학생이고 외국인인 나는 3일간 자유다! 밀린 일을 으쌰 해치워야지 했지만, 역시 새해 첫날 집에만 있자니 어쩐지 답답했다. 더구나 날씨도 기똥차게 좋은 게 아닌가? 그때 요요기 공원 블루텐트 마을의 이치무라씨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블루텐트 마을의 에노아루 카페에서 신년 맞이 파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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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3-01-24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린 지난 여름이었다. 며칠후엔 런던 올림픽이 개최되는 때이라서 유럽행 항공이 매우 혼잡했었다. 서울에서 직접 베를린행이 없어, 처음엔 헬싱키 경유였던 것이, 항공편 사정으로 뮨휀으로 바꿔 출발했다. 뮌헨에선 몇 시간의 여유가 있어, 공항 광장의 대중술집에서 흰 소세지에 뮨휀 맥주를 마실 수 있었던 기회는 다행이었다. 밤 늦게 베를린에 도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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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지, 용서, 좋은 건데 용서하기 전에 수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니 실제로 용서하기가 쉽지는 않겠어. 그렇고말고. 용서하기 전에 풀어야할 문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어느 정도 원상회복 또는 배상을 약속할 때 용서해야 하는가.
  •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를 더할 필요는 사실 없다. 가족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꺼낸다 할지라도 한 번은 누군가 성질을 내듯 울음을 터뜨리며 했을 법한 이야기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또 꺼내는 것은 아무래도 참 힘들기 때문이다. 가족이 힘든 이유는 누구나 알듯이 대개 죽일 수도 살릴
  • 내 안의 역사 프로젝트는 역사를 쓰는 새로운 스타일로 역사가 쓰여졌다. 이 새로운 스타일은 <사진글 역사작업>인데, 이번에는 사진의 시각에서 이 스타일을 말해본다. 지금까지 역사서술이나 이야기작업은 말과 글 위주이거나 사진을 먼저 찍고 여기에 설명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전개된 것이 사실이다. 글과 사진이 동시에 뭔가를 지향하면서 의식적으로 함께 역사를 쓰는 작업은 아무래도 적었던 것 같다. 이번
  • 이번 주 위클리에서는 오랜만에 사상가 특집을 꾸며봤습니다. 데이비드 흄을 주제로 해서 세 편의 글을 실었는데요, 이 글들은 수유너머N의 <흄세미나>팀이 세미나를 마무리하면서 그 결과물로 나온 것들입니다. 데이비드 흄은 흔히 로크, 버클리와 더불어 경험론자이자 회의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그가 합리론의 보편적 진리에 대해 끝없이 회의적 사유를 진행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
  • 덕수궁 정관헌 / 정서영 <마음 속으로 정해라> 2012 Photo by Sohl Lee
    좋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기획하고 2012년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덕수궁 미술관과 고궁 곳곳에 설치된 전시 <덕수궁프로젝트>를 가리켜 할 수 있는 말이다. 언론에서도 올해 최고의 전시 몇 개를 재조명하면서 당연히 이 전시를 꼽았고 나 또한 이 전시를 그중 하나로 선택하고 싶다. 특히 미술관 전시와 함께 기획된 야회 전시가 인상적이었다.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앞 벤치에 앉아있다. 지나가는 학생들도 별로 없고 조용하다. 50분이 되어 건물 경비원께 미화숙소가 어디 있는지 여쭤본다. 웅얼웅얼, 머뭇거리시더니 미술원 별관으로 가면 있단다. 별관이면 근처에 있을 텐데…. 지나가는 한 학생에게, 교수님 같은 분께도 물어도 모른다한다. 약속시간이 2분이 남았다. 순간 다급해진다. 왠지 길이 없을 것만 같은, 건물의 뒷길로 들어간다. 걸래가 빨래 줄에 가지런히 걸어져있고 스테인레스 철 그릇이 부딪히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 여기야! 그렇게 조용하던 학교에서, 왁자지껄한 육성을 들으니 반가워 긴장한 마음 한번 들이쉬는 것도 까먹고 안으로 들어간다. “어머, 학생들 왔네~ 밥은 먹었어? 우리 학생들한테 커피한잔 타줘야지~ 뭐 이런 걸 다 가져와! 돈도 없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