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호

Releases

  • 방학이라 다시 제주도로 내려왔다. 아들 녀석에겐 마지막 초등 겨울방학이자, 나에겐 마지막 2개월 남은 휴직 기간이라 아무쪼록 뜻깊게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 일이 대개 그렇듯이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오히려 잘 보내기 힘들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기에 웬만하면 거창한 계획이나 기대 같은 것은 안하기로 했다...
  • sungtaesuk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인문학은 그 유효기간을 다한 듯 보였다. 누구도 인문학을 찾지 않고 사회적 처세술과 어학이나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그 빈자리를 빈틈없이 메워가고 있었다. 입시를 위한 논술을 필요한 어린 학생들만이 아직 명목적 교양을 인정하고 무미건조하고 반 조리된 식품으로 인문학을 시장에서 겨우 유통시켜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a
    황진미 in 씨네꼼 2011-01-18
    가톨릭계 청각장애인학교인 충주성심학교에는 고교야구부가 있다. 2002년 9월, 조일연교감의 설두로 창단되어, 제일은행실업팀선수였던 김인태감독과 프로야구쌍방울의 선수였던 박상수코치의 지도아래, 수화통역 선생님을 두고 10명의 선수가 연습에 돌입하여 2003년 봉황기대회에 출전하였다. 전교생과 학부모로 구성된 150여명의 응원단과 청각장애인 서포터즈의 응원 속에 전국4강인 성남서고와의 첫 경기 끝에 10: 1로 패하였다...
  • kbg
    위클리 수유너머가 드디어 50호를 맞았습니다. 독자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위클리 수유너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속으로 이런 다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딱 100호만 내자!’ 그때 생각엔 제법 큰 숫자라고 생각해서 ‘100번은 해야 뭔가 해본 거지’라고 스스로의 마음을 잡았는데, 벌써 그 다짐의 반을 돌았습니다. 시즌3을 시작하며, 우리가 거기에 이른 것이 아니라 거기서 시작하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나무는 하나의 테를 두르고 뱀은 허물을 벗습니다. 새로 두른 테 바깥에, 새로 돋은 살 위에, 위클리 수유너머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겠습니다...
  • * 위클리 수유너머가 한 돌을 맞이했습니다. 1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새로운 코너들이 신설됩니다. 아래 코너들은 51호부터 만나볼 수 있습니다. ^^
  • 자극하면 해당 신체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귀의 혈자리 반사구. 복잡하다 싶으면 그냥 열심히 주물러 주시라~
    담담 in 백수 건강법 2011-01-17
    귀가 떨어져나갈 것 같은 추운 날씨다. 근 백 년만에 가장 추운날씨라 하니. 하지만 겨울은 추워야 제 맛! 이런 때일수록 몸의 기운을 헛되이 쓰지 말고, 자신의 안에 차곡차곡 저장하는 시기로 삼자. 그동안 마무리 짓지 못했던 일들을 올 겨울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마무리 짓고, 새로운 봄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의 단계로. 씨앗이 다음해 봄 새싹을 틔워내기 위해서 엄동설한 한겨울 에너지를 응축하며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 kyh
    김융희 in 여강만필 2011-01-17
    한 주일을 주말까지 잘 보내고는, 월요일만 되면 마음이 잔뜩 긴장되고 신중하다. 좀더 일찍 준비하고 미리 대처할 일을, 그냥 미루다가 월요일인 오늘에사 원고를 마련하기 위한 것 때문이다. “여강만필” 원고를 늦어도 월요일인 오늘 이내에 보내주어야 하는 것이다. 미리 쓸거리라도 생각해 두었으면 그리 긴장되거나 서성거리지 않아도 될 일을 무작정 미루다가 꽉 막히면서 끙끙데기 일수다. 재주도 없으면서 성실성도 부족하고 지혜도 우둔함이 정말로 한심해, 이런 내가 미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 시경 패풍에 나오는 「이자승주二子乘舟」라는 시는 위나라 선공 때 왕자 급과 수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에서 우리는 끝간 데 없는 인간의 욕망이 초래한 비극을 엿볼 수 있다. 권력의 암투와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형제의 의리… 그런데 이 시는, 시 자체로만 보면, 뭐지? 두 아들이 배를 타고 간다. 근데, 그게 어쨌다는 거야? 그게 왜 걱정스럽다는 거지? 알 수가 없다. 호호… 이럴 때 해설이 필요한 거죠!
  • 휴먼네이쳐
    영화도 많고 음식도 많은 세상, 음식을 다룬 영화도 많습니다. 그리고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은 그 영화에서 다루고자하는 중심 메타포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리포터의 콧물맛 풍선껌에는 환상적인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빠삐용의 바퀴벌레에는 절박한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담겨있듯이 말입니다.
  • 편집자 in 편집실에서 2011-01-17
    ‘위클리 수유너머’가 창간되고 나서 1년이 흘렀습니다. 50호가 나왔습니다. 많은 분들께 소중한 글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을 만났습니다. 고마운 분들을 돌잔치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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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in 올드걸의 시집 2011-01-17
    지금 파리는 새벽 한 시 반이고 남자친구도 강아지들도 다 잠이 들었어요. 공부하던 책을 내려놓고 멍하니 앉았다가, 잠 안 오면 한잔씩 마시려고 사다둔 술을 병 채로 마시고 있어요. 그러니까 새벽이고 술을 마셨으니까 감정적이어도 이해해달라고 자기변명을 하는 중이에요. 아니 이렇게 해야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쓸데없는 어리광을 부려보는 중이에요....떠나...온...거 후회해요. 이제는 밤에 잠도 잘 이루지 못할 만큼. 왜 그때 떠나왔을까. 뭘 배우겠다고 떠나왔을까. 나 살던 공동체에서도 못 찾던 답이 여기에 있을 리 만무한데. 전 이제 비판 따위 할 자격도 없는 놈인 거 같아요.
  • p0003
    입이 바짝바짝 말라갑니다. 수천마리 뱀의 혓바닥처럼 불길은 사방 여기저기에서 꿈틀거립니다. 한줌의 불을 끄고 앞으로 나가려해도 겨우 반걸음뿐입니다. 건물에 남아있는 생존자가 혹시나 있는지, 화마에 힘을 잃은 건물벽이 덮치지나 않을지 노심초사 불길 잡기에 여념이 없습니다...